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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위탁진료계약을 맺고 의원에서 근무한 의사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1. 5.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1도11675 판결

핵심정리

의원과 위탁진료계약을 맺은 의사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진료하고 매월 고정 보수를 받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계약 형식보다 실질을 보아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이는데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1도11675 판결(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의사의 근로자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유죄 여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었습니다.

하급심

쟁점

의원을 운영하는 피고인이 위탁진료계약 형식으로 의사를 두었다가 그 의사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공소사실은 의사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데, 계약서에 「근로자가 아니므로 노동관계법과 관련한 부당한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기재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계약을 맺은 의사도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1호의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대표자로 2012. 4. 13. 의원을 개설하여 운영했습니다. 피고인은 당시 재직 중이던 다른 의사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2013. 4. 1. 근로기준법 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습니다. 피고인은 그 의사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며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나 벌금 200만 원의 판결을 선고받았고, 항소와 상고도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 피고인은 그 뒤 공인노무사의 도움을 받아 위탁진료계약 형식의 계약서를 썼고, 2017. 8. 1. 의사와 2019. 7. 31.까지 진료업무를 수행하고 매월 600만 원 및 현금 135만 원을 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의사는 위 금액을 고정적으로 지급받았습니다.
  • 의사는 의원의 유일한 의사로 근무시간(주중 09:00~18:00, 토요일 09:00~15:00)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었고, 근무장소도 진료실(원장실)로 특정되어 있었습니다.
  • 계약상 의사는 월 1회 진료업무 수행의 현황 및 실적을 피고인에게 통지해야 했고, 피고인은 보고의무를 해태하거나 불성실하게 행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습니다. 의료장비와 사무기기는 피고인이 제공했고, 의사는 의원을 사업장으로 한 건강보험 가입신고가 되어 있었습니다.
  • 의사에 대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 연차 등 휴가규정은 따로 없었고, 의사는 휴가로 진료하지 못할 때 직접 대체의사를 구했습니다.
  • 검사는 피고인이 2017. 8. 1.부터 2019. 7. 31.까지 근로한 의사의 퇴직금 14,380,435원을 지급기일 연장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했습니다.
피고인의사검사위탁진료계약, 매월 고정 보수월 1회 진료 현황·실적 통지퇴직금 미지급으로 기소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7. 8. 1.피고인과 의사가 위탁진료계약 체결
  2. 2019. 7. 31.공소사실상 의사의 근로 기간 종료(퇴직금 14,380,435원을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 공소사실)
  3. 2020. 11. 26.제1심 유죄
  4. 2021. 8. 13.원심 제1심판결 파기, 무죄
  5. 2023. 9. 21.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의사에 대하여 2018년도 근로소득세 원천징수를 하였고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사정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계약서의 위 기재,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없고 진료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의 지시나 감독을 받지 않은 점, 다른 직원들과 달리 지문인식기로 출퇴근시간을 기록하지 않은 점, 휴가 때 직접 대체의사를 구한 점, 영업이익에 적자가 발생하여 보수 지급이 현저히 어려울 경우 협의하여 보수를 조정하거나 지급기일을 연기할 수 있도록 정한 점 등을 종합하여, 판결문에서 「공소외 1」로 표시된 의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외 1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제1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으나, 원심은 제1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보아 이를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비추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종합하여 의사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계약의 형식이 위탁진료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계약 내용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의사가 정해진 시간 동안 의원에서 진료업무를 수행하고 피고인이 그 대가를 고정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 유일한 의사로서 주중 및 토요일 대부분을 의원에서 근무하면서 매월 진료업무 수행의 현황이나 실적을 보고해야 했으므로, 피고인이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를 관리하고 업무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의사는 피고인이 제공하는 의료장비나 사무기기를 활용하여 진료하였고 환자 치료실적에 따른 급여의 변동 없이 매월 고정적으로 돈을 받았으므로, 그 돈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의사가 진료업무 수행 과정에서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의사의 진료업무 특성에 따른 것이어서 근로자성을 판단할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의사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것에는 근로자성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은 근로자성을 계약 형식보다 실질에 비추어 종속적인 관계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 의사가 이 조문에서 말하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가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1호: 퇴직금 지급 대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이 함께 적용되었습니다.
  •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퇴직일부터 14일 이내 퇴직금 지급에 관한 조문으로, 공소사실은 이 기한 안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피고인이 기소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죄의 처벌 근거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계약서 제목이 위탁진료계약이고 근로자가 아니라는 기재가 있더라도, 근로자 여부는 근무시간·근무장소의 지정, 고정 보수, 보고의무 등 실질을 종합하여 판단됩니다.
  • 의사처럼 업무 특성상 구체적, 개별적인 지시를 받지 않는 직종이라도, 대법원은 그 사정이 근로자성을 판단할 결정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 기본급·고정급,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사회보장제도상 근로자 인정 여부는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준입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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