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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의료사고

마취 중 간호사 호출에 즉시 대응하지 못한 과실과 환자 사망 사이 인과관계의 추정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1. 5.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

핵심정리

의료사고에서 환자 측이 진료상 과실과 그 과실이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을 증명하면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마취 중 간호사 호출에 즉시 대응하지 못한 과실과 환자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하고 피고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2다219427 판결(손해배상(의))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와 원고들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병원의 책임을 60%로 제한하여 손해배상을 명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마취과 전문의의 진료상 과실과 환자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하급심

쟁점

마취과 전문의는 환자에게 전신마취와 국소마취를 한 뒤 환자 감시를 간호사에게 맡기고 수술실에서 나왔고, 그 뒤 시작된 수술 중 환자에게 저혈압과 산소포화도 하강이 생겼으며, 환자는 결국 사망했습니다. 환자의 유족이 마취과 전문의의 과실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어느 정도까지 증명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책임과 민사소송법 제288조의 증명책임이 관련됩니다.

사실관계

  • 환자(수술 당시 73세 남자)는 2015. 12. 28. 오른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넘어진 후 팔을 올릴 수 없어 2015. 12. 29. 피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피고 병원 의료진은 오른쪽 어깨 전층 회전근개파열과 어깨충돌 증후군 소견으로 진단하고 전신마취와 국소마취 아래 관절경 수술을 계획했습니다.
  • 환자는 수술 당시 73세로 고혈압 및 항혈전제를 복용 중이었고, 수술 전 검사결과 폐기능이 47%로 저하되어 있었습니다.
  • 마취과 전문의는 2015. 12. 30. 10:15경 전신마취를 유도하고 국소마취를 한 뒤 10:42경 간호사에게 환자의 상태를 지켜보도록 지시하고 수술실에서 나왔습니다.
  • 환자의 혈압은 10:25경 70/42㎜Hg, 10:45경 75/55㎜Hg, 11:00경 약 80/55㎜Hg로 떨어지는 등 저혈압 증상이 반복되었고, 산소포화도는 11:15경 89%로 급격히 하강했습니다.
  • 간호사는 감시장치 경보음을 듣고 10:42경, 11:00경, 11:13경, 11:17경 4차례 마취과 전문의에게 전화했습니다. 마취과 전문의는 11:00경 전화를 받지 않았고, 11:17경 통화 후 수술실로 돌아와 11:20경 에피네프린 등을 투여하고 수술을 중단시킨 뒤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습니다.
  •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되었으나 13:33경 그 병원 응급실 도착 당시 심정지 상태였고, 그 무렵 사망했습니다.
마취과 전문의간호사피고 병원환자마취 중 환자 감시 지시경보음 듣고 4차례 전화수술 중단 후 다른 병원 전원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5. 12. 30. 1042경: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실에서 나옴
  2. 2015. 12. 30. 1115경: 산소포화도 89%로 하강
  3. 2015. 12. 30. 1333경: 전원된 병원 도착 당시 심정지, 사망
  4. 제1심원고들 청구 일부 인용
  5. 원심피고 책임 60%로 제한, 원고 1 인용액 일부 취소
  6. 2023. 8. 31.대법원 상고와 부대상고 모두 기각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저혈압이 반복되고 간호사가 4차례 전화한 사실 등을 기초로, 마취과 전문의가 마취 중 감시 업무를 소홀히 하여 간호사의 호출에 즉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제때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장례비는 5,000,000원에 한하여 인정했습니다. 의료진이 마취기록지의 혈압 등 내용을 변경하여 새로 작성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법원으로서는 이를 하나의 자료로 삼아 자유로운 심증에 따라 방해자 측에게 불리한 평가를 할 수 있음에 그칠 뿐 입증책임이 전환되거나 곧바로 상대방의 주장 사실이 증명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닌바, 이 사건 수술에 있어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의 과실 중 앞서 인정한 과실 이외에 다른 과실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한 이 사건에 있어 설령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망인의 상태에 대한 진료기록 변조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은 점만으로 바로 망인의 사망이 피고의 다른 과실로 인하여 발생하였다는 것이 증명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원심은 제1심판결의 손해배상 범위 부분을 고쳐 원고 1에 대한 지급액을 34,844,166원으로 줄였고, 원고 2, 원고 3, 원고 4에 대한 제1심 결론은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 인과관계의 증명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증명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환자 측이 의료행위 당시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수준에서 통상의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위반 즉 진료상 과실로 평가되는 행위의 존재를 증명하고, 그 과실이 환자 측의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경우에는,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정하여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타당하다. 여기서 손해 발생의 개연성은 자연과학적, 의학적 측면에서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될 필요는 없으나, 해당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의학적 원리 등에 부합하지 않거나 해당 과실이 손해를 발생시킬 막연한 가능성이 있는 정도에 그치는 경우에는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진료상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추정되는 경우에도 의료행위를 한 측에서는 환자 측의 손해가 진료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여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마취과 전문의에게는 응급상황에서 간호사의 호출에 즉시 대응하지 못한 진료상 과실이 있습니다.
  • 마취과 전문의가 간호사 호출에 대응하여 신속히 혈압회복 등을 위한 조치를 하였더라면 환자가 저혈압 등에서 회복하였을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보이므로, 그 과실은 사망을 발생시킬 개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피고 측에서 환자의 사망이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지 않는 이상, 진료상 과실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진료상 과실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고, 원심이 과실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도 수긍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설명의무 위반, 심폐소생술 시행상 과실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하며 장례비와 위자료를 인정한 판단에 진료상 과실, 증명방해, 책임제한, 장례비, 위자료에 관한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아 원고들의 부대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피고의 상고와 원고들의 부대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대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750조: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조문으로, 이 사건에서 손해, 주의의무 위반, 인과관계를 요건으로 따졌습니다.
  • 민법 제763조: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제393조를 불법행위에 준용하는 조문입니다.
  • 민법 제393조: 배상할 손해의 범위를 정하는 조문으로, 이 사건에서 장례비 등 손해 범위 판단과 관련됩니다.
  • 민사소송법 제288조: 판결 원문의 참조조문에 증명책임에 관한 조문으로 표시된 조문으로, 이 사건에서 인과관계 증명책임을 완화하는 추정 법리와 이어집니다.

실무상 의미

  • 환자 측은 진료상 과실의 존재와 그 과실이 손해를 발생시킬 개연성을 증명하면 인과관계 추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의심이 없을 정도까지 증명할 필요는 없으나, 막연한 가능성이 있는 정도에 그치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 인과관계가 추정되더라도 의료기관 측은 손해가 진료상 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 추정을 번복시킬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원심은 진료기록 변경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점만으로 다른 과실이 증명된 것으로 보지 않았고, 대법원은 증명방해에 관한 부대상고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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