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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의료사고

기관흡인 직후 영아의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했다면 병원의 과실이 바로 인정될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1. 4.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1다213316 판결

핵심정리

생후 37일 영아가 기관흡인 직후 산소포화도가 저하되어 사망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튜브 발관과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 각 인과관계가 증명되었는지 심리하지 않고 과실을 단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1다213316 판결(손해배상(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영아가 저산소증으로 사망했다고 보아 피고 학교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으나, 대법원은 원심판단에 과실과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광주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었습니다.

하급심

  • 광주고등법원 2021. 1. 13. 선고 2019나24215 판결: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피고의 책임비율을 60%로 제한하고, 피고가 원고 1에게 143,876,262원, 원고 2에게 140,876,262원, 원고 3에게 3,000,00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하며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 광주지방법원 2019. 8. 30. 선고 2016가합59374 판결

쟁점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병동에 입원한 생후 37일 영아가 간호사의 기관흡인 직후 산소포화도가 저하되면서 상태가 악화되어 사망하자, 영아의 부모와 언니가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산소포화도 저하의 원인이 기관 내 튜브의 발관이었는지, 그 발관과 재삽관 과정에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이 있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아울러 환자 측이 간접사실로 의료상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받을 수 있는 범위가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하여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영아(판결의 '망아', 2015. 12.생)는 기침증세로 2016. 1. 7. 피고 병원 응급실에서 급성 세기관지염 진단을 받고 퇴원했습니다. 2016. 1. 8. 11:58 호흡곤란 및 청색증으로 다시 내원했고, 아데노바이러스와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 2016. 1. 8. 13:15 전신 청색증이 보이고 맥박이 촉진되지 않자 의료진이 심장마사지와 기관 내 삽관을 시행했습니다. 이후 영아는 회복과 악화를 반복했고, 2016. 1. 11. 10:30 호흡수가 불안정해져 기관 내 삽관이 다시 시행되었습니다.
  • 2016. 1. 11. 21:20 소아청소년과 병동 간호사(피고보조참가인)가 가래가 끓는 소리를 듣고 기관흡인을 시행했고, 흡인 직후 산소포화도가 기존의 95% 이상에서 64%로 저하되었습니다.
  • 의료진은 앰부배깅, 기관 내 삽관,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기흉이 발견되자 기흉천자를 시행했으나, 영아는 2016. 1. 11. 22:30 사망했습니다.
  • 영아의 어머니(원고 1), 아버지(원고 2), 언니(원고 3)는 의료진의 사용자인 피고 학교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고들(부모·언니)피고 학교법인병원 의료진간호사손해배상 청구대학병원 운영,의료진의 사용자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6. 1. 8.호흡곤란·청색증으로 재내원, 기관 내 삽관
  2. 2016. 1. 11. 1030: 호흡수 불안정으로 기관 내 삽관 다시 시행
  3. 2016. 1. 11. 2120: 기관흡인 직후 산소포화도 64%로 저하
  4. 2016. 1. 11. 2230: 사망
  5. 원심의료진 과실 인정, 책임비율 60%로 제한하여 일부 인용
  6.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광주고등법원에 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불필요한 기관흡인, 흡인 전 과산소화 미실시, 과도한 멸균생리식염수 사용에 관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산소포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원인으로 튜브 발관, 기도폐쇄나 기도수축, 기흉을 검토한 뒤, 기도폐쇄나 기도수축은 그 정황을 찾아보기 어렵고 기흉은 기도손상의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가능성이 낮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앰부배깅 후 영아의 복부가 부풀어 오르고 2016. 1. 11. 22:28경 촬영된 X-ray 사진에서 위 속에 공기가 관찰된 사정 등을 들어 튜브가 기도에서 빠져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의 의료진은 망아에 대한 기도삽관 및 기관흡인 등을 함에 있어, 당초 충분한 깊이의 기도삽관과 그 위치 표시를 잘 유지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관흡인시나 산소포화도 하락 후의 앰부배깅 등 산소공급 조치과정에서 기도삽관된 이 사건 튜브를 빠지게 하거나 빠진 튜브를 제때 기도에 다시 삽관하지 못하여 망아에게 적절한 산소공급을 하지 못한 의료상 과실로, 망아로 하여금 저산소증으로 인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고 할 것이고, 달리 이를 뒤집고 다른 사망 원인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심은 영아에 대한 기도삽관과 기관흡인이 어려운 특성 등을 고려하여 피고의 책임비율을 60%로 제한했습니다. 원심은 제1심판결이 원심과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다고 보아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이고 제1심판결을 변경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의료과실과 인과관계를 간접사실로 추정할 수 있는 범위, 그리고 이 사건에서 증명되어야 할 사항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관하여 의료상의 과실 이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들을 증명함으로써 그와 같은 손해가 의료상의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그 경우에도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정들을 가지고 막연하게 중한 결과에서 의사의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판단처럼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먼저 이 사건 기관흡인 당시 망아에게 삽관된 튜브가 발관되었다는 사정이 증명되어야 하고, 그러한 튜브 발관이 피고보조참가인이나 피고 병원 의료진이 준수하여야 하는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발생한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나아가 튜브의 발관과 망아의 급격한 산소포화도 저하 사이의 인과관계, 피고 병원 의료진이 신속하게 발관된 튜브를 재삽관하지 못한 과실로 망아의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사정, 이러한 과정과 망아의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감정서에는 영아의 폐실질에 다수의 기종성 변화와 가슴막 아래 다수의 공기집이 보인다고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원심의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는 폐에 기종성 변화가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기관흡인이라는 통상적인 자극으로 공기집이 터져 기흉으로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사망원인으로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영아의 폐 상태를 고려하면 반드시 기도손상이 있어야만 기흉이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므로 기흉을 원인에서 쉽게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보았습니다.
  • 제1심의 부산대학교병원 감정은 산소포화도 저하의 원인을 기도폐쇄나 기도수축으로 보고 튜브 발관을 원인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간호사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증거로 제출된 대한의사협회 감정회신서는 튜브 발관으로 산소포화도가 저하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하면서도, 영아는 폐와 면역 기능이 미숙하여 급작스러운 악화의 원인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튜브의 발관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산소포화도 저하의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기관흡인 전 흡입기산소농도 등을 감량하고 산소포화도가 적정 범위에서 유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영아의 상태가 호전되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어, 기관흡인 전 상태가 양호하였다고 전제한 원심판단은 다소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영아용 튜브는 고정장치가 없어 반창고로 고정할 수밖에 없어 발관을 완벽하게 방지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의료진은 당일 10:30 삽관 후 11:09 단순방사선검사 영상으로 삽관을 확인했으며 튜브 길이도 지나치게 얕게 삽관한 것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간호사나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 22:28 촬영 영상의 위 속 공기는 마스크로 앰부배깅을 하면서 유입되었을 가능성 등이 있어 튜브가 식도에 삽관되었다는 근거로 보기 어렵고, 튜브의 재삽관이 지나치게 지연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기도손상의 정황이 없다는 이유로 기흉을 원인에서 배제하고 튜브 발관만을 원인으로 단정한 부분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심이 위 사정들이 증명되었는지에 관한 심리·판단 없이 의료진의 과실을 단정한 것은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서 과실과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2. 5. 12. 선고 91다23707 판결: 의사의 주의의무와 그 기준이 되는 의료수준은 규범적인 수준으로 파악되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2다45185 판결: 위 의료수준의 의미와 평가 방법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5867 판결: 간접사실 증명으로 의료과실을 추정할 수 있으나 의사에게 무과실의 증명책임을 지우는 것까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다22030 판결: 위 의료과실 추정의 한계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750조: 원고들이 구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 조문으로, 대법원은 이 책임을 인정하려면 튜브 발관, 주의의무 위반, 각 인과관계가 증명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202조: 간접사실을 증명하여 의료상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할 수 있는지, 그 추정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관한 판단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의료사고 소송에서 환자 측은 의료상 과실 외의 다른 원인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간접사실을 증명하여 과실과 인과관계를 추정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간접사실은 의사의 과실로 인한 결과 발생을 추정할 수 있을 정도의 개연성을 갖추어야 합니다.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부검감정서와 여러 진료기록감정 결과에 나타난 기흉 등 다른 원인의 가능성을 들었으므로, 각 감정 결과가 사망 원인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쟁점마다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영아용 튜브는 반창고로 고정하더라도 발관을 완벽하게 방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기관흡인 당시 튜브가 발관되었더라도 그것이 간호사나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것이라고 곧바로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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