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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의료사고

의사의 투약 과실이 인정되면 환자에게 생긴 증상도 그 과실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1.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도9443 판결

핵심정리

의사가 파킨슨병 기왕력을 확인하지 않고 맥페란주사액을 투여한 과실이 인정되더라도, 대법원은 그 과실로 각 상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도9443 판결(업무상과실치상)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피고인에게 피해자의 파킨슨병 기왕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했으나, 그 과실과 공소사실 기재 각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유죄인지 무죄인지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창원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창원지방법원 2024. 5. 30. 선고 2023노495 판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3. 2. 8. 선고 2022고단1018 판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의사인 피고인이 파킨슨병 환자인 피해자의 기왕력을 확인하지 않고 맥페란주사액을 투여한 뒤 피해자의 의식이 저하되자, 검사가 피고인을 피해자에게 전신쇠약, 일시적 의식상실, 발음장애 및 파킨슨증 악화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기소한 사건입니다. 의사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환자에게 생긴 증상이 그 과실로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따로 증명해야 하는지, 그 증명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정한 형법 제268조와 인과관계에 관한 형법 제17조, 증명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307조, 제308조가 관련됩니다.

사실관계

  • 피해자는 2020. 1. 7. 신경과의원에서 파킨슨병으로 진단받은 후 전신무력감, 보행장애, 구음장애, 서동증 등의 증상으로 약물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고혈압, 당뇨, 취약한 전신상태, 영양결핍 등에 대한 경과관찰도 받고 있었습니다.
  • 피해자는 2021. 1. 11. 영양제 주사를 맞기 위해 피고인이 근무하는 의원을 방문하여 피고인에게 「속이 메스껍고 구역질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 피고인은 같은 날 09:30경 단백아미노산제제를 피해자의 정맥에 주입하면서 다른 주사제와 함께 맥페란주사액 2ml를 투여했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맥페란주사액은 파킨슨병 환자에게 투여가 금지되고 고령자에게 신중한 투여가 권고되는 약입니다.
  • 피고인은 같은 날 12:30경 의식이 저하된 상태의 피해자를 발견하고 부신호르몬제 등을 투여한 뒤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켰습니다. 피해자는 13:49경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기면(drowsy) 상태였고, 2021. 1. 12. 08:00경 명료(alert) 상태로 기록되었습니다.
  • 피해자는 전원된 병원에 입원 중 요로감염 및 장염으로 치료를 받았고, MRI상 흉추 11번의 전이성 혹은 원발성 암 의심 소견도 받았습니다.
  • 검사는 피고인이 기왕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맥페란주사액을 투여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치료기간을 알 수 없는 전신쇠약, 일시적 의식상실, 발음장애 및 파킨슨증 악화 등의 상해를 입게 했다며 기소했습니다.
피고인피해자전원된 병원검사기왕력 미확인,맥페란주사액 2ml 투여의식저하된 피해자 전원요로감염, 장염 입원치료업무상과실치상으로 기소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20. 1. 7.피해자 파킨슨병 진단
  2. 2021. 1. 11.맥페란주사액 투여 후 의식저하, 전원
  3. 2021. 1. 12.피해자 의식 명료(alert)로 기록
  4. 2023. 2. 8.제1심 유죄, 금고 10월, 집행유예 2년
  5. 2024. 5. 30.원심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 모두 기각
  6. 2025. 5. 15.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창원지방법원 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고령인 피해자에게 「어디 불편한 곳이 있는지」 물었을 뿐 파킨슨병 등 기왕력에 대하여는 질문하지 않은 점, 피고인 스스로 피해자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점을 알았다면 처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들어 업무상 과실을 인정했습니다.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과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의 감정 의견을 근거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의 연령이나 기저질환 등의 요인이 피해자의 전신쇠약, 일시적 의식상실, 발음장애 및 파킨슨증 악화 등에 일부 기여하였을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로 인한 멕페란 투여 행위와 위와 같은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

원심은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고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업무상 과실과 상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 과실의 존재 외에 그러한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인과관계에 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사의 업무상 과실이 증명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인과관계가 추정되거나 증명 정도가 경감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에게 맥페란주사액을 처방할 당시 피해자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사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과연 이러한 과실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공소사실 기재 각 상해가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에서는 공소사실 기재 상해를 하나씩 나누어 다음 사정을 들었습니다.

  • 전신쇠약: 피해자는 내원 전에도 전신무력감, 취약한 전신상태, 영양결핍 등으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투여 이후 요로감염, 장염 및 흉추 부위 암 의심 진단 등을 받아 이로 인해 전신쇠약이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 일시적 의식상실: 피해자의 의식은 기면 상태로 저하되었다가 다음 날 명료한 상태로 회복되었고, 응급기록의 추정 부진단명 「일시적 의식상실」은 기면 내지 의식저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그 상태가 상해에 해당하는지, 과실로 생긴 것인지 약물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 이상반응에 불과한지 판단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발음장애: 하루 정도 지속된 기면 상태에서는 발음이 어눌해도 언어기능의 저하 때문인지 저하된 의식 상태에 수반되는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고, 피해자는 투여 전에도 구음장애가 있었으며 얼마나 더 악화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파킨슨증 악화: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대학교병원이 공통적으로 맥페란주사액 1회 투여로 파킨슨병이 비가역적으로 악화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투여 후 상당한 시간 내에 서동증, 경직, 떨림 등이 악화되었다고 인정할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원심이 인과관계에 관한 면밀하고 구체적인 심리 없이 「맥페란주사액 투여가 있으면 일시적인 의식저하나 발음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의 감정서 내용 등만을 근거로」 전체 상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것은 인과관계의 증명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163 판결: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에서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1도1833 판결: 의사의 업무상 과실이 증명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인과관계가 추정되거나 증명 정도가 경감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형법(2020. 12. 8. 법률 제17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8조: 피고인이 기소된 업무상과실치상죄를 정한 조문입니다.
  • 형법 제17조: 인과관계에 관한 조문으로, 공소사실 기재 상해가 피고인의 과실로 발생했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 증거에 의한 사실 인정과 증명의 정도에 관한 조문으로, 인과관계 증명이 부족하다는 대법원 판단과 관련됩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조문으로, 여러 감정서의 의견을 어떻게 평가할지와 관련됩니다.

실무상 의미

  • 의료행위로 업무상과실치상죄가 문제 되면 의사의 과실과 별도로 그 과실로 상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과실이 증명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인과관계가 추정되지 않습니다.
  • 대법원은 공소사실의 상해를 항목별로 나누어 투약 전 증상, 다른 질환의 영향, 회복 여부, 감정 의견 등을 살폈습니다. 환자의 투약 전후 진료기록과 감정서의 구체적 내용이 판단 자료가 됩니다.
  • 대법원은 피해자의 기왕력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본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환자의 기왕력을 확인할 의무는 이 사건에서도 인정되었다는 점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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