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의료사고
의료사고 형사재판에서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 재량과 인과관계의 증명 정도
핵심정리
원심에서 업무상과실치상 유죄가 선고된 의사 2명에 대하여 대법원은 진료방법 선택이 합리적 재량 범위 안이면 과실로 보기 어렵고, 과실이 있어도 상해와의 인과관계는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업무상과실치상)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 2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한 원심 판단과 피고인 1의 업무상 과실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을 모두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피고인들의 유무죄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의정부지방법원 2023. 2. 14. 선고 2021노2884 판결: 피고인 1에 대한 피고인 1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제1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피고인 2에게 금고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21. 11. 24. 선고 2020고단1133 판결: 피고인 1에게 금고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은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쟁점
피부과에서 답손을 처방받아 복용한 뒤 고열 등으로 입원했던 피해자가 다른 병원에서 간이식을 받게 되자, 답손을 처방한 피부과 의사와 입원 치료를 맡은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업무상과실치상죄(형법 제268조)로 기소되었습니다. 쟁점은 진단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스테로이드 투여를 보류하거나 중단한 진료방법 선택이 업무상 과실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검사와 설명을 하지 않은 과실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형사재판에서 요구되는 정도로 증명되었는지였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 1은 병원 피부과 전문의, 피고인 2는 같은 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입니다. 피고인 1은 2013. 7. 12.경 등 부위 피부발진으로 찾아온 피해자(당시 12세)에게 답손을 처방했습니다.
- 피해자는 2013. 7. 31.경부터 고열 등이 생겨 2013. 8. 4.경 응급실로 내원하여 입원했고, 피고인 2가 피해자를 진료했습니다.
- 피고인 2는 2013. 8. 6.경 답손을 중단하고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해 볼 수 있다는 피부과 협진회신을 받고 답손을 중단했으나, 스테로이드제는 투여하지 않았습니다.
- 피고인 2는 2013. 8. 9.경 피부과 재협진 회신을 받고 스테로이드 투여를 시작했다가 2013. 8. 11.경 중단했고, 2013. 8. 12.부터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했습니다.
- 검사는 피고인 1이 답손 처방 후 혈액검사와 간기능검사를 하지 않고 부작용 대응을 설명하지 않은 점, 피고인 2가 지속적인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지 않은 점을 업무상 과실로 보아 기소했습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해자는 2013. 8. 21.경 다른 병원에서 간이식을 받고 간장애 5급에 이르렀습니다.
- 같은 사고에 관한 민사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을 명한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 2013. 7. 12.경피고인 1, 답손 처방
- 2013. 8. 4.경응급실 입원, 피고인 2 진료
- 2013. 8. 21.경다른 병원에서 간이식
- 제1심피고인 1 유죄, 피고인 2 증명 부족
- 원심피고인 2도 유죄로 판단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의정부지방법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 2에 대하여, 적어도 2013. 8. 6. 1차 협진회신 이후에는 답손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을 강력히 의심할 상황이었는데도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지 않거나 단속적으로만 투여한 것을 업무상 과실로 보았습니다. 피고인 1에 대하여는 답손 투약 후 혈액검사와 간기능검사를 하지 않고 초기증상 대응을 지도·설명하지 않은 것을 업무상 과실로 보고, 검사를 했다면 약제 중단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인과관계도 인정했습니다. 보호자가 스테로이드 투여를 반대했다는 피고인 2의 주장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스테로이드 투약 이후 고열과 피부발진이 심해지는 증상에 대하여 적절한 조치를 해달라는 보호자들의 걱정과 호소에 해당할 뿐이고, 의료 전문가인 피고인 2가 보호자들의 호소 내용에 따라 의료행위를 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다.
제1심은 피고인 2에 대한 공소사실을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으나, 원심은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피고인 2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의사의 진료방법 선택 재량과 업무상 과실·인과관계의 증명 정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의사는 진료를 행할 때에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수준 그리고 자기의 지식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 그러므로 그러한 선택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닌 한, 진료의 결과를 놓고 그중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이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은 과실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의사에게 의료행위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료행위 과정에서 공소사실에 기재된 업무상 과실이 존재하였다는 점 외에 그러한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환자에게 상해·사망 등의 결과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도 엄격한 증거에 따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이 이루어져야 한다. 의사의 업무상 과실이 증명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인과관계가 추정되거나 증명 정도가 경감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판단했습니다.
-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의 핵심 진단 지표인 호산구 수치가 2013. 8. 4.부터 2013. 8. 19.까지 정상범위 상한을 한 번도 초과하지 않았고, 발열·발진·간기능 수치 이상은 감염증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입원 기간 내내 진단의 불확실성이 지속되었다고 보았습니다.
- 고용량 스테로이드는 감염증을 악화시켜 패혈성 쇼크 위험을 높일 수 있어 확진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답손을 처방한 피고인 1도 1차 협진회신에서 스테로이드 투여를 「필요시 해볼 수 있다.」는 수준으로 제안했을 뿐이라는 점을 들었습니다.
- 2차 협진회신에도 스테로이드 투여가 어려우면 면역글로불린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으므로 면역글로불린으로 전환한 것은 합리적인 치료방법의 선택이었다고 보았습니다. 다른 합리적 방법도 있는 상황에서 보호자의 의사를 고려해 대체 치료방법을 선택한 것이 의사로서 당연히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스테로이드를 더 일찍 지속적으로 투여했다면 피해자가 경증의 상태에 있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대법원은 이를 사후적 평가라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 1에 대하여는 과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응급실에서 여러 검사를 하고도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을 진단하기 어려웠던 사정 등에 비추어 검사나 설명을 했더라면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사고의 민사사건에서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형사재판에서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므로 과실이나 인과관계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피고인 2의 업무상 과실과 피고인 1의 과실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의사의 주의의무, 인과관계 증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8. 5. 11. 선고 2018도2844 판결: 대법원은 의사의 업무상 과실 인정 요건과 평균적인 의사의 통상의 주의의무를 기준으로 하는 과실 판단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8도3090 판결: 대법원은 의사가 진료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163 판결: 대법원은 업무상 과실과 결과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도14102 판결: 대법원은 인과관계 판단이 동일 사안의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268조: 피고인들이 기소된 업무상과실치상죄의 근거 조문입니다.
- 형법 제17조: 피고인 1의 업무상 과실과 피해자의 상해 사이 인과관계 판단에서 참조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7조: 업무상 과실의 존재를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참조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의료사고 형사재판에서는 진료의 결과를 놓고 다른 조치를 했어야 한다고 보는 것만으로 과실이 인정되지 않고, 당시 상황에서 진료방법 선택이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났는지가 판단 대상이 됩니다.
- 의사의 과실이 증명되더라도 인과관계가 추정되지 않으므로, 과실이 없었다면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증명이 따로 필요합니다.
- 같은 사고에서 민사 손해배상 판결이 확정되었더라도 형사재판의 과실·인과관계 판단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민사와 형사 절차를 함께 진행할 때는 이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3도3217 판결 [업무상과실치상] [공2026하,1791]
- 원심: 의정부지방법원 2023. 2. 14. 선고 2021노2884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