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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부동산/재개발/재건축/수용

주민 통행로로 쓰여 온 내 땅의 도로와 하수관을 지방자치단체에 철거하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1. 5.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다214108 판결

핵심정리

일반 공중의 통행로로 쓰여 온 임야 일부에 대해 소유자가 지방자치단체에 하수관 등 철거와 도로 인도를 청구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권리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며 원심판결 중 철거 및 인도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9. 14. 선고 2023다214108 판결(토지인도)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철거 및 인도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에 관한 원심 판단은 이유 설시에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으나 잘못이 없다고 보아 부당이득반환 부분의 원심 결론을 유지했고, 철거 및 인도 청구를 인용한 부분은 공로와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철거 및 인도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을 뿐이고, 이 부분은 환송받은 광주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쟁점

원고는 자신이 소유한 임야 중 도로로 쓰이는 부분에 관하여, 지방자치단체인 피고에게 지하에 매설된 하수관과 오수맨홀, 지상 콘크리트 포장의 철거와 도로 부분의 인도,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 측이 그 부분의 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했고, 원고의 청구는 권리남용이라고 다투었습니다. 일반 공중의 통행로로 쓰이는 사유지의 소유자가 민법 제213조, 제214조에 따라 철거와 인도를 구하는 것이 민법 제2조 제2항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는 2010. 6.경 증여 내지 매매로 전체 면적 12,357㎡인 임야의 소유권을 취득했습니다. 임야의 전 소유자들은 공동상속인들이었습니다.
  • 임야 가장자리의 (가), (나) 부분은 합계 429㎡로, 1976년 이전부터 인근 주민들 등 불특정 다수의 통행로로 사용되어 왔고, (가) 부분은 콘크리트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 피고는 2012년경까지 「농어촌 마을하수도사업」을 시행하면서 도로 부분 지하에 하수관과 오수맨홀을 매설했습니다. 피고는 다른 토지소유자들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했으나, 원고에게는 도로로 사용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적법한 보상절차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 임야의 전 소유자 측은 2009. 6.경 마을 이장 등에게 항의서한을 보낸 일이 있습니다.
  •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하수관, 오수맨홀, 콘크리트 포장의 철거와 도로 부분 인도를 청구하고, 1,091,066원과 2021. 1. 19.부터 인도일까지 월 28,957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전 소유자원고인근 주민피고(지방자치단체)증여 내지 매매로 임야 이전임야 가장자리를 통행로로 이용도로 지하에하수관·오수맨홀 매설철거·인도와 부당이득반환 청구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1976년 이전도로 부분이 인근 주민들 등의 통행로로 사용되기 시작
  2. 2010. 6.경원고가 임야 소유권 취득
  3. 2012년경피고가 도로 지하에 하수관과 오수맨홀 매설
  4. 2021. 10. 12.제1심, 원고 청구 일부 인용
  5. 2023. 1. 12.원심, 피고 항소 기각
  6. 2023. 9. 14.대법원, 철거 및 인도 청구 부분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기각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대법원 판결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원심은 도로 부분이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사실과 피고가 2012년경 하수관과 오수맨홀을 매설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와 권리남용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습니다. 그 결과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대부분 인용하고, 하수관, 오수맨홀, 콘크리트 포장 철거 및 도로 부분 인도 청구도 인용했습니다. 원심은 제1심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의 항소이유는 제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1심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공로 부지 소유자가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한 철거 및 인도 청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어떤 토지가 그 개설경위를 불문하고 일반 공중의 통행에 공용되는 도로, 즉 공로가 되면 그 부지의 소유권 행사는 제약을 받게 되며, 이는 소유자가 수인하여야만 하는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에 해당한다. 따라서 공로 부지의 소유자가 이를 점유·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공로로 제공된 도로의 철거, 점유 이전 또는 통행금지를 청구하는 것은 법질서상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권리남용’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다229239 판결, 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2154 판결 등 참조). 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도로 지하 부분에 매설된 시설에 대한 철거 등 청구도 ‘권리남용’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통행로 개설 이후의 경과, 도로 부분의 위치와 면적 비율, 도로 및 지하 시설의 이용 현황 등에 비추어 살펴보면, 도로 및 지하 부분에 매설된 시설의 철거와 도로 부분의 인도를 청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권리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도로 부분은 1976년 이전부터 인근 주민들 등 불특정 다수의 통행로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원고는 임야의 취득 경위 등에 비추어 이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데, 소제기에 이르기 전까지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도로 부분은 그 일대 통행로의 일부 구간으로 일반 공중이 이용하고 있고, 지하의 하수관 등은 인근 주민들 대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입니다. 이를 철거하면 주민들이 상당한 거리를 우회해야 하는 등 교통에 지장이 초래되고 하수관 등도 끊어져, 공익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 도로 부분은 임야의 가장자리에 있고 면적은 합계 429㎡로 임야 전체 면적 12,357㎡의 약 3.47%입니다. 원고가 이 부분을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할 만한 긴급한 필요성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위 사정에 대하여 심리·판단하지 않은 채 피고의 권리남용 주장을 배척하고 철거 및 인도 청구를 받아들였으므로, 원심판단에 공로와 권리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배타적 사용·수익권 포기 주장에 관하여, 대법원은 통행로 개설과 포장 시점이 불분명하고 원고나 전 소유자 측이 통행로 제공으로 이익을 보았다는 사정이 뚜렷하지 않은 점, 피고가 다른 토지소유자들과 달리 원고에게는 적법한 보상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전 소유자 측이 2009. 6.경 항의서한을 보낸 점 등을 들어 포기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 부분 원심판단에는 잘못이 없다고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철거 및 인도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민법 제2조: 제2항의 권리남용 금지가 원고의 철거 및 인도 청구를 제한할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이었습니다.
  • 민법 제213조: 원고가 도로 부분의 인도를 구한 소유물반환청구권의 근거 조문입니다.
  • 민법 제214조: 원고가 하수관, 오수맨홀, 콘크리트 포장의 철거를 구한 소유물방해제거청구권의 근거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일반 공중의 통행에 공용되는 도로 부지의 소유자가 그 도로를 점유·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도로의 철거, 점유 이전, 통행금지를 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권리남용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지하 매설 시설의 철거 청구도 같다는 것이 대법원의 기준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통행로 개설 이후의 경과, 위치와 면적 비율, 이용 현황 등을 종합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으므로, 개별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철거·인도 청구와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따로 판단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고 측이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부당이득반환에 관한 원심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 대법원은 원고가 통행로 이용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도 소제기 전까지 이의를 제기하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 점, 도로 부분을 다른 용도로 쓸 긴급한 필요성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 요소로 들었습니다. 통행로가 있는 토지를 취득하거나 활용하려는 경우 이런 사정이 판단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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