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부동산/재개발/재건축/수용
땅 주인이 바뀐 뒤 예전에 내가 심은 나무를 베면 재물손괴죄가 될까요?
핵심정리
타인 토지에 나무를 심을 때 소유자의 명시적·묵시적 승낙 등을 받았다면 나무는 토지에 부합하지 않고 심은 사람 소유라고 보아, 대법원은 나무를 벤 피고인에게 특수재물손괴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3도11885 판결(특수재물손괴)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수목을 피해자의 소유로 단정한 원심의 판단에 재물손괴죄의 「소유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유무죄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받은 청주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청주지방법원 2023. 8. 9. 선고 2022노1231 판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청주지방법원 2022. 10. 5. 선고 2021고단1786 판결: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배상신청인의 배상신청은 각하했습니다.
쟁점
피고인이 이웃 토지의 경계 부분에 오래전 직접 심은 나무를 베었는데, 그 나무가 토지와 함께 피해자 측 소유가 된 것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재물손괴죄(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해야 성립하므로, 나무가 토지에 부합하는지(민법 제256조)와 그 예외인 「권원」이 있었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원래부터 이 사건 마을에 살았고, 피해자 측은 2014. 9.경 전 소유자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면서 마을로 이사했습니다. 이 사건 토지는 피해자의 딸 소유입니다.
- 수목이 심어진 곳은 피고인의 집 뒷마당이거나 이와 연결된 부분으로, 관목 울타리가 있는 언덕 위 또는 피고인의 집과 그 언덕 사이의 경사면입니다.
-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 일시로부터 약 20년 전에 수목을 심었다고 주장했고, 2021. 5.경 기준으로 절단된 옹아나무의 수령은 23년이었습니다.
- 피해자는 제1심에서 매수 당시 전 소유자가 토지 경계가 피고인 측 주거지와 일부 겹친다고 설명했고, 경계 위에 다른 사람 소유의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을 알았다는 취지로 증언했습니다.
- 검사는 피고인이 옹아나무 등 수목 5그루 시가 합계 약 2,050만 원 상당을 전기톱을 이용하여 절단하였다는 공소사실로 피고인을 특수재물손괴죄로 기소했습니다.
-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나무를 절단한 사실은 인정했고, 공판과정에서는 수목이 자신의 소유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 약 20년 전
(피고인 주장) 피고인이 경계 부분에 수목 식재 - 2014. 9.경피해자 측이 이 사건 토지 매수, 마을로 이사
- 제1심유죄, 배상신청 각하
- 원심피고인의 항소기각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청주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관목 울타리 안의 나무들이 자기 소유라고 인식했으므로 범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며 항소했습니다. 원심은 제1심이 든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인이 수목이 피해자의 소유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도 절단한 것으로 본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아래 원심 판결 원문의 「원심」은 제1심을 가리킵니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피고인은 실제 자신이 절단한 것은 매실나무 2그루에 불과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사건 이후 촬영된 현장 사진에는 약 5그루의 절단된 나무 그루터기가 확인된다),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제1심과 원심은 모두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수목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256조에서 부동산에의 부합의 예외사유로 규정한 ‘권원’은 지상권, 전세권, 임차권 등과 같이 타인의 부동산에 자기의 동산을 부속시켜서 그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6289 판결,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488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타인 소유의 토지에 수목을 식재할 당시 토지의 소유권자로부터 그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동의·허락 등을 받았다면, 이는 민법 제256조에서 부동산에의 부합의 예외사유로 정한 ‘권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해당 수목은 토지에 부합하지 않고 식재한 자에게 그 소유권이 귀속된다.
피고인이 판시 각 수목을 식재할 당시 이 사건 토지의 전 소유자로부터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승낙·동의를 받았거나 적어도 이 사건 토지 중 판시 각 수목이 식재된 부분에 관하여는 무상으로 사용할 것을 허락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수목을 피해자의 소유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수사과정에서 수목의 소유권 귀속이나 식재 시점·경위에 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는 매수 전부터 수목이 심어져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제1심도 피고인이 수목을 심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 옹아나무의 수령이 23년인 점 등에 비추어 약 20년 전에 심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전 소유자는 피고인이 수목을 심은 사실을 알면서도 10여 년 이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식재 위치에 관한 점유·사용의 필요성이 커 보이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자가 지장물까지 함께 매수했다고 증언했으나 검사가 이를 뒷받침할 증거를 제출한 적이 없고, 함께 매수했더라도 식재 당시부터 토지에 부합하지 않았다면 매매목적물에 수목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수목이 피해자 소유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재물손괴죄의 「소유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사실오인·심리미진을 내세운 상고이유는 적법한 상고이유로 볼 수 없다고 했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청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5. 1. 27. 선고 2004도6289 판결: 민법 제256조의 「권원」이 타인의 부동산에 자기의 동산을 부속시켜 그 부동산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도4880 판결: 위와 같은 「권원」의 의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256조: 토지 소유자의 승낙 등을 받아 수목을 심었다면 부합의 예외사유인 「권원」에 해당하여 수목이 심은 사람의 소유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이어야 성립하므로, 수목이 피해자 소유인지가 유죄 판단의 전제가 되었습니다.
- 형법 제369조 제1항: 피고인이 전기톱을 이용해 수목을 절단했다는 공소사실에 적용된 특수재물손괴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명시적 승낙뿐 아니라 묵시적 승낙·동의·허락도 「권원」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경계 부근에 오래전 심은 나무라면 심은 시점과 당시 토지 소유자의 태도를 보여 줄 자료가 소유권 판단에 쓰일 수 있습니다.
- 대법원은 토지를 지장물과 함께 매수하였더라도 수목이 심어질 당시부터 토지에 부합하지 않았다면 매매목적물에 수목이 당연히 포함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으므로, 매수인은 경계 위 수목을 누가 언제 어떤 경위로 심었는지 미리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사건은 파기환송 사건으로, 대법원은 피고인의 유무죄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수목을 베는 행위가 다툼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직접 처리하기 전에 소유 관계부터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3도11885 판결 [특수재물손괴] [공2024상,78]
- 원심: 청주지방법원 2023. 8. 9. 선고 2022노1231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