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부동산/재개발/재건축/수용
소유자가 오랫동안 이의하지 않은 도로부지도 지방자치단체에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사유지가 오랫동안 도로로 쓰이는 동안 소유자가 이의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는 무상 사용에 동의하거나 이를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고 보고,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배척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다295442 판결(부당이득금)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종전 소유자들이 토지에 대한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본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가 실제로 받을 부당이득의 범위와 액수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할 부분으로 남았습니다.
하급심
- 부산지방법원 2023. 10. 13. 선고 2022나57947 판결: 종전 소유자들이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으므로 원고가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부산지방법원 2021가단335021 판결
쟁점
사유지가 90년 가까이 도로로 쓰였고 그동안 소유자가 이의하지 않았던 경우, 그 토지 지분을 사들인 사람이 도로를 점유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민법 제2조)상 제한되는지, 그 제한을 누가 증명해야 하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종전 소유자는 1914. 3. 10. 답 214평과 전 333평을 사정받았고, 두 토지는 1931. 9. 17. 분할되었습니다. 그중 답 58평과 전 50평(이하 이 사건 토지들)은 분할과 동시에 지목이 ‘도로’로 변경되었습니다.
- 이 사건 토지들은 그 무렵부터 도로로 사용되다가 1979. 6. 5. 도시계획시설(도로) 구간에 포함되었습니다.
- 종전 소유자의 상속인들은 2021. 1. 19.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쳤고, 원고는 2021. 4. 5. 상속인들 중 일부로부터 그 지분을 매수하여 2021. 4. 7.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 원고는 지분을 매도한 상속인들로부터 피고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양수하였다면서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2021. 4. 21.까지 소유자들은 피고의 도로 사용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 1931. 6. 23. 작성된 측량원도에는 이 사건 토지들의 모토지와 인근 여러 필지 위에 일직선의 도로부지를 붉은 선으로 표시하고 그에 맞게 분할하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 피고는 1985년경부터 같은 도로의 연장선에 포함된 여러 필지에 관하여 보상을 하는 방법 등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오고 있습니다.
- 1914. 3. 10.종전 소유자가 모토지 사정
- 1931. 9. 17.토지 분할, 지목 ‘도로’로 변경
- 1979. 6. 5.도시계획시설(도로) 구간에 포함
- 2021. 4. 7.원고가 지분 소유권이전등기
- 원심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부산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토지들이 1931년경부터 약 90년간 도로로 사용되었고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기 어려운데도 종전 소유자들이 이의하거나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은 토지를 도로로 제공하였거나 적어도 묵시적으로 용인해 왔음을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원고가 사실상 사용·수익이 불가능한 지분을 매수하고 곧바로 소를 제기한 것은 피고를 상대로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사용·수익권보다 도로로 사용하면서 얻는 공익의 보호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이를 이유로 원고가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토지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를 제한하는 법리는 토지 소유자의 권리행사를 제한하는 예외적인 법리이므로,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사용 또는 제한에 관한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23조 제3항 및 법치행정의 취지에 비추어 신중하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을 주장하는 사람이 그 제한 요건을 충족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위 대법원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7다249073, 249080 판결 등의 취지 참조).
토지가 도로로 사용되는 것에 대하여 소유자가 적극적으로 이의하지 않았고 그 기간이 길다는 것만으로 소유자가 사전에 무상 점유·사용에 대한 동의를 하였다거나 사후에 이를 용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종전 소유자들과 원고의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토지 분할이 종전 소유자의 신청에 의한 것인지, 도로 사용에 대한 동의가 있었는지 등에 관한 자료가 없고, 측량원도의 내용에 비추어 관할관청에 의하여 직권으로 분할되면서 도로로 개설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토지들 면적(108평)은 모토지들 면적(547평)의 약 19.7%에 이르고 모토지들은 이미 도로에 접해 있어 별도의 통행로가 필요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종전 소유자 측이 토지 분할로 얻은 이익이나 편익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 소유자에게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자유도 있으므로, 장기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소유권의 일부 권능을 포기하였다는 점이 곧바로 도출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소멸시효가 완성하지 않은 과거 5년 및 장래의 토지 임료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만 할 뿐 토지 인도청구 등 도로 통행에 직접 영향을 줄 청구는 하지 않았습니다. 또 피고가 같은 도로 연장선의 다른 토지들에 대하여 보상을 하고 소유권을 확보해 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임료 상당 부당이득의 반환은 정당한 보상의 실질도 가집니다. 대법원은 이를 들어, 그 반환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용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공익에 부정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장기간 이의하지 않은 사정 등 앞서 본 이유만으로 사용·수익권을 포기하였다고 본 것은 법리오해라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소 제기가 수익을 올리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원심 판시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권리 행사를 제한할 수 없다고도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부당이득의 범위와 액수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2다54133 판결: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더라도 사용·수익권 자체를 대세적·확정적으로 상실하지는 않고,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다시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211575 판결: 사용·수익권 행사 제한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기존 이용상태를 수인해야 하는 결과일 뿐이라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9. 1. 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른 권리 행사, 제한 법리의 신중하고 엄격한 적용과 증명책임에 관한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9. 4. 11. 선고 2017다249073, 249080 판결: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을 주장하는 사람이 그 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는 취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23조 제3항: 정당한 보상의 원칙에 비추어 사용·수익권 제한 법리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법 제2조: 소유자가 기존 도로 이용상태를 수인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의 근거입니다.
- 민법 제211조: 소유자가 토지를 사용·수익할 권리의 근거로, 그 행사가 제한되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 민법 제741조: 원고가 피고에게 구한 토지 임료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의 근거입니다.
-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61조: 피고가 같은 도로의 다른 토지들에 보상을 해 온 사정과 관련된 손실보상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오래 도로로 쓰인 사유지라도 소유자가 이의하지 않은 기간이 길다는 사정만으로 무상 사용에 동의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토지 분할과 도로 개설 경위, 보상 여부에 관한 자료를 먼저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은 이를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하므로, 이 사건에서는 도로를 점유한 지방자치단체가 그 요건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 토지 인도청구처럼 통행에 직접 영향을 주는 청구인지, 임료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인지 등 청구의 내용과 방식도 판단 요소가 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다295442 판결 [부당이득금] [공2024상,528]
- 원심: 부산지방법원 2023. 10. 13. 선고 2022나57947 판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