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유언/상속/신탁
방식을 갖추지 못한 동영상 유언도 촬영한 자녀에게는 사인증여로 효력이 있을까요?
핵심정리
자녀들에게 재산을 나누는 유언이 민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무효인 경우, 대법원은 동석한 일부 자녀와 사이에서만 사인증여 효력을 인정하는 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신중해야 한다고 보고, 원심판결 중 피고들 부분을 파기하고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2다302237 판결(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들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필요한 사정을 심리하지 않은 채 사인증여의 효력을 인정한 데에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에게 사인증여가 성립하는지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창원지방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나64556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각 부동산 중 해당 지분에 관하여 원고에게 2018. 1. 7. 사인증여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1. 9. 28. 선고 2020가단17350 판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심은 제1심판결이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고 보아 취소했습니다.
쟁점
망인이 노트북 화면에 적힌 유언 내용을 읽는 모습을 자녀인 원고가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나, 이 유언은 민법이 정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나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었습니다. 이처럼 효력이 없는 유언을 망인과 원고 사이의 사인증여로 보아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인증여에 관한 민법 제562조와 유언에 관한 민법 제1060조가 관련 조문입니다.
사실관계
- 망인은 2019. 5. 5. 사망했고, 원고(차남), 피고들(딸들), 원심 공동피고 5(장남)는 망인의 자녀입니다.
- 원고는 2017. 6. 24. 입국하여 2018. 1. 8. 출국했습니다. 2018. 1. 7. 망인이 각 부동산을 원고와 장남에게 일부씩 분배하는 취지로 말하는 모습을 원고가 동영상으로 촬영했습니다.
- 망인이 읽은 화면 내용은 「유언증서, 유언자 망인은 다음과 같이 유언한다.」라는 문구로 시작했고, 장남이 상속받은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피고들에게 각 2,000만 원씩 지급하라는 내용 등도 들어 있었습니다.
- 장남은 유언 당시 동석하지 않았고, 이 유언이 민법상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점은 원고 스스로 전제했습니다.
- 각 부동산은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른 상속등기가 마쳐졌습니다.
-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2018. 1. 7. 사인증여를 원인으로 한 지분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했습니다.
- 2018. 1. 7.망인이 유언 내용을 읽고 원고가 동영상 촬영
- 2019. 5. 5.망인 사망
- 2019. 12. 30.각 부동산에 상속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 제1심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음
- 원심제1심판결 취소, 피고들에게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 명령
- 대법원원심판결 중 피고들 부분 파기, 창원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가 직접 동영상을 촬영하고 소지하고 있었던 점, 망인이 촬영 도중 묻는 말을 하기도 한 점, 피고 중 1명이 원고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상속재산분할 사건에서 원고가 동영상 내용을 주장해 온 점 등을 들어 원고와 망인 사이에 사인증여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또 다른 자녀들의 동의가 없었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인증여에는 유증의 방식에 관한 민법 제1067조가 적용되지 않으며, 원고는 망인에게 원고에 대한 사인증여 부분에 대해서만 승낙하면 원고와 망인 사이에 사인증여가 성립하는 것이므로 위 동영상 촬영 내용에 피고들의 동의가 있어야 원고에 대하여 사인증여의 효력을 갖는다고 볼 수 없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원심은 사인증여의 성립을 인정하여 결론을 달리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효력이 없는 유언을 동석한 일부 자녀와 사이의 사인증여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망인이 단독행위로서 유증을 하였으나 유언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효력이 없는 경우 이를 ‘사인증여’로서 효력을 인정하려면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에 청약과 승낙에 의한 의사합치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유언자인 망인이 자신의 상속인인 여러 명의 자녀들에게 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의 유언을 하였으나 민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유언의 효력이 부정되는 경우 유언을 하는 자리에 동석하였던 일부 자녀와 사이에서만 ‘청약’과 ‘승낙’이 있다고 보아 사인증여로서의 효력을 인정한다면, 자신의 재산을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모두 배분하고자 하는 망인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고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던 나머지 상속인들과의 형평에도 맞지 않는 결과가 초래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유언자인 망인과 일부 상속인인 원고 사이에서만 사인증여로서의 효력을 인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와 같은 효력을 인정하는 판단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원심은 서면에 의하지 않은 사인증여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나, 망인이 읽은 화면 내용은 유언집행자 지정과 「유언자 망인」으로 끝맺는 등 형식과 내용상 유언임이 명백했습니다.
- 유언에는 장남이 피고들에게 각 2,000만 원씩 지급하라는 내용 등도 있어, 원고와 피고들, 장남 모두에게 상속재산을 분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 원고가 동석하여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와 사이에서만 사인증여 효력을 인정하면, 망인의 의사에 부합하지 않고 동석하지 않은 피고들과 장남에게는 불리하며 원고만 유리해지는 결과가 됩니다.
- 동영상에서 망인은 유언 내용을 읽다가 「그럼 됐나.」라고 자문했을 뿐이어서 원고에게 물었다고 보기 어렵고, 유언이 효력이 없게 되면 원고에게만은 유언대로 재산을 분배해 주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볼 사정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 각 부동산은 망인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법정상속분에 따른 상속등기가 마쳐졌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위 사정들까지 면밀히 살펴보거나 심리하지 않고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사인증여의 효력을 인정한 것은 유언이나 유증이 효력이 없는 경우 사인증여로서 효력을 갖기 위한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들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66447 판결: 유증은 상대방 없는 단독행위이고 사인증여는 수증자와의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하는 증여계약의 일종이라는 구별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562조: 사인증여에 관한 조문으로, 이 판결의 참조조문입니다. 원심은 이 조문이 사인증여에 유증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지만, 유증의 방식에 관한 규정은 계약인 사인증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민법 제1060조: 유언에 관한 조문으로, 망인의 유언이 민법에 정해진 요건과 방식에 어긋나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전제와 관련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효력이 없는 유언을 사인증여로 주장하려면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에 청약과 승낙에 의한 의사합치가 있어야 합니다.
- 여러 자녀에게 재산을 나누는 유언이라면, 그 자리에 동석해 촬영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자녀와 사이에서만 사인증여 효력을 인정하는 판단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 대법원은 화면 문구의 형식, 다른 자녀에 대한 지급 내용, 동영상 속 망인의 말, 상속등기 상황 등을 함께 보았으므로, 비슷한 다툼에서는 이러한 사정들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2다302237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공2023하,1913]
- 원심: 창원지방법원 2022. 11. 10. 선고 2021나6455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