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스토킹
짧은 기간 반복된 경미한 접근 행위를 누적하여 평가한 스토킹범죄의 성립
핵심정리
피고인이 이혼한 피해자의 주거지에 반복해 찾아간 사건에서 대법원은 객관적으로 불안감·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는 피해자가 실제로 느꼈는지와 무관하게 스토킹행위가 되고, 경미한 행위도 그런 행위와 함께 단기간 반복되면 누적 평가할 수 있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고, 피고인에게 징역 10월과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범죄일람표 순번 2부터 5까지의 행위가 각각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판시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순번 2부터 7까지의 행위가 포괄하여 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는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 대전지방법원 2023. 5. 4. 선고 2023노568 판결: 항소심에서 공소장변경으로 심판대상이 바뀌어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월과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습니다.
-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 2023. 1. 31. 선고 2022고단834 판결: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징역 1년과 이수명령 4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는 스토킹행위를 정해진 행위를 하여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으로, 같은 조 제2호는 스토킹범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스토킹행위를 하는 것」으로 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껴야만 스토킹행위가 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또한 하나씩 보면 그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 접근 행위가 짧은 기간에 반복된 경우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과 피해자는 2009. 12.경 결혼하여 4명의 자녀를 두었고 2017. 11.경 이혼했으며, 그 뒤 피해자가 혼자 자녀들을 양육해 왔습니다.
- 원심 판결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강간하고 피해자의 주거지에 대한 접근금지를 명하는 법원의 임시보호명령을 위반한 범죄사실로 집행유예기간 중이었습니다.
- 피고인은 2022. 10. 15. 11:56경 피해자의 주거지 현관문 앞에서 피해자와 자녀들을 기다린 것을 비롯하여, 같은 해 11. 18.경까지 총 6회에 걸쳐 주거지에서 기다리거나 문을 열어달라고 소리치는 등의 방법으로 접근했습니다(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7).
- 순번 2 행위 직전에는 피해자의 요청으로 피고인이 피해자 주거지의 누수 및 변기 공사 등에 관여했습니다. 순번 2부터 5까지의 행위는 대체로 피고인이 술에 취한 가운데 사전 동의 없이 자녀들을 만나고 싶다거나 공사를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찾아온 것으로 보입니다.
- 순번 2부터 5까지의 행위 때 피해자는 출동 경찰관에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고, 경찰관도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로 평가되지 않는다고 보아 피고인을 단순 귀가조치했습니다.
- 피고인은 순번 6, 7 행위가 그 자체로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인정하고, 순번 2부터 5까지의 행위만 다투었습니다.
- 2017. 11.경피고인과 피해자 이혼
- 2022. 10. 15.피고인이 피해자 주거지 현관문 앞에서 기다림
- 같은 해 11. 18.경까지총 6회 주거지에서 접근
- 제1심징역 1년, 이수명령 40시간
- 원심제1심판결 파기, 징역 10월, 이수명령 40시간
- 2023. 9. 27.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스토킹범죄가 침해범이어서 개별 행위가 피해자에게 실제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켜야 성립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심은 스토킹처벌법의 제정이유와 입법목적, 보호법익, 미수범 처벌규정을 따로 두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스토킹행위를 위험범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보고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인이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에 규정된 행위를 실행하였고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인 경우에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켰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이러한 스토킹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면 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
원심은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각 행위 당시 피고인의 상태와 행위 태양, 피해자가 매번 112에 신고하여 경찰관이 출동한 점 등을 들어 순번 2부터 5까지의 행위도 각각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피해자가 실제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낀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모두 유죄로 판단했으나, 원심은 항소심에서 순번 1 부분이 공소사실에서 삭제되어 제1심판결을 직권으로 파기하고 징역 10월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스토킹행위와 스토킹범죄의 성립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는 행위자의 어떠한 행위를 매개로 이를 인식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킴으로써 그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자유 및 생활형성의 자유와 평온이 침해되는 것을 막고 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위험범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구 스토킹처벌법 제2조 제1호 각 목의 행위가 객관적·일반적으로 볼 때 이를 인식한 상대방으로 하여금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라고 평가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상대방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일련의 스토킹행위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성립한다.
대법원은 순번 2부터 5까지의 각 행위는 그 자체로 객관적·일반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정도의 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본 뒤,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가족 등에 대하여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스토킹행위는 그 행위의 본질적 속성상 비교적 경미한 수준의 개별 행위라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가 반복되어 누적될 경우 상대방이 느끼는 불안감 또는 공포심이 비약적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충분한 점, 피고인이 1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에 위 각 행위뿐만 아니라 피고인 스스로도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임을 인정하는 원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6 행위에까지 나아가 같은 취지의 행위를 반복하였음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수차례 반복된 순번 2 내지 6 행위는 누적적·포괄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일련의 행위로 평가할 수는 있다.
대법원은 그 정도에 이르렀는지는 행위자와 상대방의 관계·지위·성향,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행위 태양, 행위 전후 언동, 주변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판단했습니다.
- 순번 2부터 5까지의 행위만 놓고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는 네 자녀의 비양육친과 양육친으로 평소 적지 않은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도 피고인이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로 오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느낀 적이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 피해자가 출동 경찰관에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고 경찰관도 단순 귀가조치를 시킨 점 등에 비추어, 대법원은 이 행위들을 각각 객관적·일반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그러나 1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에 순번 6 행위까지 반복되었으므로, 순번 2부터 6까지의 행위는 누적적·포괄적으로 일련의 스토킹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은 그로 인해 이미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느낀 상태에 이른 피해자를 상대로 그 직후 다시 순번 7 행위까지 반복했으므로, 순번 2부터 7까지의 행위가 포괄하여 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스토킹행위를, 대법원은 스토킹행위를 전제로 하는 스토킹범죄를 위험범으로 보았습니다. 두 법원 모두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와 관계없이 스토킹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순번 2부터 7까지의 각 행위가 포괄하여 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대하여 「판시에 부적절한 부분은 있으나 결론에 있어서 수긍할 수 있고」라고 하였습니다. 순번 2부터 5까지의 행위를 각각 스토킹행위로 본 원심 이유는 따르지 않으면서 유죄 결론은 유지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스토킹행위의 정의 조항으로, 피고인의 각 접근 행위가 객관적으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구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스토킹범죄의 정의 조항으로, 순번 2부터 7까지의 반복된 행위가 포괄하여 스토킹범죄를 구성한다고 본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이 판결은 2023. 7. 11. 개정되기 전의 법률을 적용한 것입니다. 스토킹행위 해당 여부는 상대방이 현실적으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갖게 되었는지와 관계없이, 당사자의 관계, 경위, 행위 태양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 자녀 문제로 전 배우자와 교류가 있었더라도 사전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찾아간 경미한 행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행위들이 1개월 남짓의 짧은 기간에 그 자체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행위와 함께 반복되면, 누적적·포괄적으로 일련의 스토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출동 경찰관에게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고 경찰관이 귀가조치만 했던 행위도 이후 반복된 행위와 포괄하여 스토킹범죄로 평가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3도6411 판결 [스토킹범죄의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공2023하,1979]
- 원심: 대전지방법원 2023. 5. 4. 선고 2023노56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