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건설/하자
공사대금 일부를 청구하면서 확장을 예고한 경우 나머지 채권의 소멸시효 중단
핵심정리
공사대금 일부만 청구하면서 장차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실제로 확장했다면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시효중단 효력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이 점에 관해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원심판결 중 515,592,878원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0다210860, 210877 판결(구상금·공사대금)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반소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 중 515,592,87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고(반소피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했고, 기성 공사비 산정에 관한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파기된 부분은 대법원이 서울고등법원에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0. 1. 17. 선고 2019나2002719, 2002726 판결: 피고가 추가·확장한 반소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해, 원고들이 연대하여 피고에게 4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하고 원고들의 본소청구, 피고의 주위적 반소청구와 나머지 예비적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8. 12. 4. 선고 2015가합203918(본소), 2017가합400188(반소) 판결: 원고들의 본소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쟁점
하수급인이 공사를 마치지 못한 채 공사가 중단된 경우, 물량증가 등으로 공사대금이 조정되었다면 기성 공사비를 어떤 공사대금을 기초로 산정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민법 제664조). 또 공사대금 일부만 청구하며 확장을 예고한 반소가 나머지 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지(민법 제168조 제1호), 피고가 중재신청만 시효중단사유로 내세운 상황에서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해야 했는지(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 제4항)가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들(반소피고)은 공동수급체이고, 공사 중 구조물설치공사, 1구간 토공공사, 공동구토공공사를 피고(반소원고)에게 하도급하고 2구간 토공공사도 구두로 하도급하기로 했습니다. 앞의 세 공사의 당초 약정 공사대금 합계는 76억 540만 원이었습니다.
- 피고는 2014. 5. 31.경까지 공사를 수행하다가, 6. 6.경 그 뒤 공사는 원고들이 직접 수행하되 그 비용을 피고가 받을 공사대금에서 공제하기로 원고들과 합의했습니다.
- 피고는 2015. 7. 22. 원고들을 상대로 공사대금 지급을 구하는 중재신청을 했습니다.
- 피고는 2017. 1. 5. 반소를 제기하면서 반소장에 「미지급 공사대금 중 일부 청구로 400,000,000원을 청구하며, 추후 감정결과에 따라 청구취지를 확장하겠다.」는 취지를 적었고, 2018. 8. 24. 청구금액을 1,189,435,536원으로 확장했습니다.
- 원고들은 2019. 9. 20. 원심 제4차 변론기일에 400,000,000원을 넘는 공사대금채권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다고 주장했고, 피고는 중재신청으로 시효가 중단되었고 원고들의 주장은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고 다투었습니다.
- 2015. 7. 22.피고 중재신청
- 2017. 1. 5.피고 반소 제기(일부 청구, 확장 예고)
- 2018. 8. 24.청구금액 1,189,435,536원으로 확장
- 2019. 9. 20.원고들 소멸시효 완성 주장
- 원심4억 원 초과 부분 소멸시효 완성으로 판단
- 대법원515,592,878원 부분 파기환송, 원고들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물량증가 등으로 조정된 공사대금 합계 10,268,310,777원을 기성 공사비 산정의 기초로 삼아 기성 공사비를 4,884,600,467원으로 산정했고, 이미 지급한 공사대금 등을 공제하여 원고들이 지급할 나머지 공사대금을 915,592,878원으로 보았습니다. 다만 이 공사대금채권은 소멸시효기간이 3년(민법 제163조 제3호)이고 기산점이 2014. 8.경이므로, 4억 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2017. 8.경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중재신청으로 시효가 중단되었다는 피고 주장은 다음 이유로 배척했습니다.
민법은 제168, 171조 등에서 재판상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파산절차참가 등을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면서도, 중재신청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은데다가, 중재법에도 그러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제1심은 원고들의 본소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했으나, 원심은 본소청구를 기각하고 피고의 예비적 반소청구를 4억 원과 지연손해금 범위에서 인용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기성 공사비 산정과 일부 청구에 따른 시효중단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수급인이 공사를 완공하지 못한 채 공사도급계약이 해제되어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정산하여야 할 경우, 기성 부분과 미시공 부분에 실제로 소요되거나 소요될 공사비를 기초로 산출한 기성고 비율을 약정 공사비에 적용하여 그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하고, 기성고 비율은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에다가 미시공 부분을 완성하는 데 소요될 공사비를 합친 전체 공사비 가운데 이미 완성된 부분에 소요된 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라고 할 것이고, 만약 공사도급계약에서 설계 및 사양의 변경이 있는 때에는 그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이 변경되는 것으로 특약하고, 그 변경된 설계 및 사양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면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변경된 공사대금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기성고에 따른 공사비를 산정하여야 한다
하나의 채권 중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소 제기에 의한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그 일부에 관하여만 발생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발생하지 않으나,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해당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한 경우에는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
아울러 대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 제4항에 따라 당사자가 전혀 의식하지 못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법률적 관점으로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려면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예상외의 재판으로 불의의 타격을 가하면 석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소멸시효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가 소멸시효 완성 전인 2017. 1. 5. 반소를 제기하면서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했고 이후 실제로 확장한 사실이 소송상 명백하게 드러나 있으므로, 이는 공사대금채권 전부에 관한 시효중단사유인 재판상 청구에 해당합니다.
- 중재신청으로 시효가 중단되었다는 피고 주장은 권리 위에 잠자는 것이 아님을 표명한 것으로서 민법 제168조 제1호의 「청구」를 주장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 그러므로 원심은 피고가 재판상 청구를 시효중단사유로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피고 주장에 그러한 주장이 포함된 것인지 등을 분명히 하도록 촉구하는 방법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심리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조정된 공사대금 합계 10,268,310,777원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해 기성 공사비를 4,884,600,467원으로 산정한 원심 판단에는 기성 공사비 산정 방법 등에 관한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아 수긍했습니다. 반면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피고의 소멸시효 중단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법원의 석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반소 예비적 청구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515,592,878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원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3. 2. 26. 선고 2000다40995 판결: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이 변경되는 것으로 특약한 경우 변경된 공사대금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75. 2. 25. 선고 74다1557 판결: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한 소 제기는 그 일부에만 시효중단 효력이 생긴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0다206625 판결: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실제로 확장한 경우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시효중단 효력이 생긴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다47396 판결: 법원이 석명을 구하고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석명의무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664조: 하도급공사가 중단된 경우 피고가 받을 기성 공사비를 산정하는 법리의 기초가 된 도급 조문입니다.
- 민법 제168조 제1호: 대법원은 피고의 중재신청 주장이 이 조문의 「청구」를 주장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 제4항: 원심이 피고 주장의 의미를 분명히 하도록 석명권을 행사했어야 한다고 본 근거입니다.
실무상 의미
- 공사대금 일부만 먼저 청구할 때 소장이나 반소장에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적고 소송이 끝나기 전에 실제로 확장하면,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시효중단 효력이 생깁니다.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면 그 일부에만 효력이 생깁니다.
- 이 사건 피고는 원심에서 중재신청만을 시효중단사유로 내세웠고 반소 제기를 시효중단사유로 명시적으로 주장하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중재신청이 시효중단사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피고 주장을 배척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 주장의 의미를 분명히 하도록 석명권을 행사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시효중단을 다툴 때는 근거가 되는 사유를 구체적으로 주장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 설계 및 사양의 변경에 따라 공사대금이 변경되는 것으로 특약하고 그 변경된 설계 및 사양에 따라 공사가 진행되다가 중단되었다면, 변경된 공사대금에 기성고 비율을 적용해 기성 공사비를 산정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0. 12. 선고 2020다210860, 210877 판결 [구상금·공사대금] [공2023하,1994]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0. 1. 17. 선고 2019나2002719, 200272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