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성범죄
화제가 된 검색어를 입력하고 인증한 것만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배포의 방조범이 될까요?
핵심정리
박사방 운영진의 실검챌린지 검색어를 입력·인증해 음란물 배포를 방조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대법원은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범죄 실현에 대한 현실적 기여를 단정하기 어렵다며 유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2도15537 판결(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방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에게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의 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본 원심의 판단에 방조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유무죄를 직접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광주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광주지방법원 2022. 11. 16. 선고 2021노2868 판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벌금 10,000,000원에 처하면서 4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했습니다.
- 광주지방법원 2021. 9. 29. 선고 2021고단676 판결: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박사방 운영진이 텔레그램 그룹 참여자들에게 특정 검색어를 일제히 입력하라는 이른바 ‘실검챌린지’를 지시한 뒤 그 그룹에 음란물을 게시한 사건에서,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고 검색화면을 인증한 피고인에게 음란물 배포의 방조범이 성립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특히 피고인에게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고의가 있었는지, 피고인의 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관련 조문은 형법 제32조와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입니다.
사실관계
- 공소사실에 따르면 박사방 운영진은 2019. 12. 1. 피해자(여, 18세)로 하여금 나체 사진 등을 촬영하게 한 뒤 이를 전송받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제작했습니다.
- 박사방 운영진은 같은 날 텔레그램 그룹(이하 ‘미션방’)을 만들고, 특정 시간에 참여자들이 네이버에 일제히 특정 검색어를 입력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노출되게 하는 ‘실검챌린지’를 지시했습니다.
- 박사방 운영진은 2019. 12. 2. 21:20경 미션방에 피해자에 대한 음란물을 게시했습니다.
- 검사는 피고인이 운영진의 지시에 따라 2019. 12. 1. 21:00부터 2019. 12. 2. 00:00까지 4회에 걸쳐 검색어를 입력하고, 미션방과 박사방 관련 채널에 검색사실을 올려 인증함으로써 음란물 배포행위를 방조하였다고 기소했습니다.
-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사이트 ‘△△’에서 피해자에 대한 글을 읽고 호기심에 검색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이에 부합하는 증거를 제출했습니다.
- 2019. 12. 1.박사방 운영진이 미션방을 만들고 실검챌린지 지시
- 2019. 12. 1. 2100부터 2019. 12. 2. 00:00까지: 피고인이 검색어 4회 입력
- 2019. 12. 2. 2120경: 박사방 운영진이 미션방에 음란물 게시
- 원심제1심 무죄판결 파기, 벌금 10,000,000원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광주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4회에 걸쳐 검색 지정시점으로부터 1분 이내에 검색어를 입력한 점, 검색화면을 인증한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미션방에 참여하여 운영진의 지시에 따라 검색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또 피고인이 2019. 10. 25. 이미 ‘텔레그램노예’를 검색한 바 있는 점, 운영진의 공지 내용과 피고인의 검색 시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운영진이 배포할 자료가 피해자의 음란물임을 알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박사방 운영진이 피해자 공소외인에 대한 음란물을 배포하려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이하게 할 생각으로 그들의 지시에 따라 검색어를 입력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되고, 위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박사방 운영진의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배포에 관한 방조행위라고 볼 수 있다.
제1심은 피고인이 참여한 채팅방이 미션방이 아닌 다른 채팅방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들어 무죄로 판단했으나, 원심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여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방조범의 성립 요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방조범은 정범의 실행을 방조한다는 이른바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행위가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인 점에 대한 정범의 고의가 있어야 하고, 정범에 종속하여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방조행위와 정범의 범죄 실현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필요하다.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방조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정범으로 하여금 구체적 위험을 실현시키거나 범죄 결과를 발생시킬 기회를 높이는 등으로 정범의 범죄 실현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행위를 도와준 데 지나지 않는 경우에는 방조범이 성립하지 않는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이 제출한 ‘△△’ 관련 증거에는 범죄일람표 순번 2번에 관한 미션방의 검색 키워드 공지 시점보다 약 30분 이전부터 같은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검색되던 상황이 드러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도 순번 1·3번에 관한 검색 키워드 공지 시점보다 약 10분 이전에 이미 참여자의 최초 인증이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검색어가 운영진의 지시 이전부터 여러 사이트와 채팅방에서 광범위하게 검색되던 정황으로 보아, 검색 시점의 시간적 간격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미션방 참여자는 약 2,700명인 반면 2019. 12. 1.부터 2019. 12. 2.까지 피해자의 이름을 네이버에서 검색한 사람은 약 12,000명에 이르러, 지시와 무관한 경로와 동기로 검색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이 들어간 채팅방과 미션방이 동일하다는 증거가 없고, 피고인은 범죄일람표 기재 4회 외에 2019. 12. 2. 03:30경까지 공지된 검색 지정시점과 무관한 시점에 피해자의 이름을 추가로 7회 검색하였을 뿐 그 밖에는 공지된 검색 지정시점에 검색어를 입력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채팅방에서 강제로 탈퇴되지도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피고인이 참여한 채팅방이 미션방이 아닐 가능성을 보여 주는 정황으로 보았습니다.
- 박사방 운영진은 피고인의 검색 시점으로부터 약 21시간 내지 24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야 음란물을 배포했습니다.
대법원은 위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에게 방조의 고의는 물론 정범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다양한 경로로 접한 검색어를 입력하는 등의 행위는 운영진이 시작한 실검챌린지 등에 단순히 이용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며, 피고인의 행위가 정범의 범죄 실현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이 근거로 삼은 검색 시점의 근접성에 대하여 대법원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고,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방조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광주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도19025 전원합의체 판결: 방조의 의미와 방조범에 필요한 고의, 인과관계, 정범의 범죄 실현에 대한 현실적 기여 요건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5도12632 판결: 위 전원합의체 판결과 함께 같은 방조범 성립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32조: 피고인에 대한 방조 공소사실의 근거 조문으로, 대법원은 이 조문의 방조 의미와 성립 요건을 기준으로 판단했습니다.
-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3항: 박사방 운영진의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배포, 곧 피고인이 방조하였다는 정범의 범죄에 적용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정범의 범죄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없는 행위를 하거나 이에 관여한 사실이 있다는 것만으로 방조범의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방조의 고의와 정범의 고의, 정범의 범죄 실현에 대한 현실적 기여가 함께 따져집니다.
-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에서 피해자에 대한 글을 읽고 호기심에 검색하였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면서 이에 부합하는 ‘△△’ 관련 증거를 제출했습니다. 대법원은 그 증거에 범죄일람표 순번 2번에 관한 미션방의 검색 키워드 공지 시점보다 약 30분 이전부터 같은 키워드가 반복적으로 검색되던 상황이 드러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피고인이 그 주장대로 다른 사이트에서 보고 검색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은 미션방에 적극 참여하여 지시에 따라 검색어 입력과 인증을 한 경우와 이 사건을 구별하여 판단했습니다.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유무죄는 환송 후 광주지방법원이 다시 판단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2도15537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방조] [공2023하,2046]
- 원심: 광주지방법원 2022. 11. 16. 선고 2021노286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