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대여금/채권회수
사해행위 판단에서 채무자가 가진 채권을 적극재산에서 제외할 때의 증명책임
핵심정리
사해행위를 판단할 때 채무자가 가진 채권의 존재와 범위가 증명되었다면, 그 채권이 실질적으로 재산적 가치가 없다는 점의 주장·증명책임은 취소채권자에게 있다는 등의 이유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다237804 판결(사해행위취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채무자와 피고 사이의 계약양도 계약으로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 빠졌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산정한 방법에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 대전고등법원 2023. 4. 19. 선고 2021나14791 판결: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 대전지방법원 2021. 8. 19. 선고 2020가합101687 판결: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쟁점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를 사해행위로 취소하려면 그 행위로 채무자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아져야 합니다(민법 제406조 제1항). 이 사건에서는 채무자가 가진 채권 중 근저당권으로 담보되지 않는 부분을 적극재산에서 뺄 수 있는지, 그 부분에 재산적 가치가 없다는 점을 누가 증명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또 채무자가 특정 채권자에 대한 채무 이행과 관련하여 그보다 적은 가액의 근저당권을 넘긴 경우 소극재산을 어떻게 계산하는지도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신용협동조합)는 계약양도 계약 당시 채무자(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하여 연대채무 4,500,709,760원의 채권을 가진 채권자였습니다.
- 채무자는 2018. 3. 20.자 지급각서에 따라 두 회사에 대하여 19억 원의 채권을 가졌고, 이 지급각서는 최종 변제기를 2018. 7. 31.로 하여 공정증서까지 작성되어 있었습니다.
- 채무자는 2019. 11. 13. 두 회사 중 한 회사의 미지급 공사대금 채권 60억 원에 대한 대물변제 명목으로 건물 10개 호실의 소유권을 그 회사에 이전했습니다. 그 회사는 같은 날 채무자에게 위 19억 원 채권을 담보하는 1순위 채권최고액 15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고, 신탁회사에 신탁등기를 마쳐 주었습니다.
- 채무자는 2019. 11. 15. 피고와 계약양도 계약을 맺고 위 근저당권을 피고에게 이전했습니다. 피고와 채무자는 피고의 채무자에 대한 약정금 채권 20억 8,000만 원의 변제 명목으로 근저당권을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 원고는 위 계약양도 계약이 사해행위라며 그 취소와 근저당권 이전등기의 말소를 청구했습니다.
- 2018. 3. 20.두 회사가 채무자에게 19억 원 지급각서 작성
- 2019. 11. 13.건물 10개 호실 대물변제, 채무자 앞 근저당권 설정
- 2019. 11. 15.채무자와 피고가 계약양도 계약 체결
- 제1심원고 청구 인용
- 원심피고 항소기각
- 2023. 10. 18.대법원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19억 원 채권 중 근저당권으로 담보되는 15억 원은 이미 적극재산에 계산되었다고 보고, 나머지 4억 원 부분은 피고와 채무자가 낸 증거만으로는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채무자가 두 회사에 독촉하거나 소를 제기하는 등 변제를 받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일부라도 변제받았다고 볼 사정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4억 원 부분을 적극재산에서 제외했습니다. 또 피고에 대한 약정금 채무 20억 8,000만 원은 그대로 소극재산에 넣었고, 근저당권 양도가 채무변제에 갈음한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위 1,500,000,000원을 제외한 400,000,000원은 위 법리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재산적 가치가 있다면 피고보조참가인의 적극재산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할 것이나,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와 같은 사정을 인정하기 어렵고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채권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증명책임과 책임재산의 산정방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처분행위로 인하여 무자력 또는 채무초과상태가 초래되었다는 사실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하므로, 어떠한 채권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증명이 있는 경우에는, 그 채권이 용이하게 변제를 받을 수 있는 확실성이 없는 등 실질적으로 재산적 가치가 없어 채권의 공동담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재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주장·증명책임 역시 취소채권자가 부담한다.
이때 채무자가 일반채권자 일부에 대한 특정 채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그보다 적은 가액의 다른 채권 기타 적극재산을 양도함에 따라 채무초과상태가 유발되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산정함에 있어 양도된 재산을 적극재산에서 제외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특정 채무 중 양도된 재산과 같은 금액에 해당하는 부분도 소극재산에서 제외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판단을 수긍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19억 원 채권은 2018. 3. 20.자 지급각서와 공증으로 존재와 범위가 증명되었으므로, 그중 4억 원 부분에 재산적 가치가 없다는 점은 취소채권자인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원심은 이 증명책임을 피고와 채무자가 지는 것을 전제로 판단했습니다.
- 채권 일부가 변제되지 않았다거나 소 제기 등 채권확보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그 채권을 공동담보에서 함부로 제외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적어도 무자력 상태 또는 행방을 알 수 없는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거나, 폐업신고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한 상태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 혹은 이에 준하는 정도라는 점이 증명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같은 건물 5개 호실의 시가 합계액이 2019. 2. 19. 기준 약 57억 원에 이르렀던 점 등에 비추어, 근저당권을 설정해 준 회사는 신탁원부에 따라 상당한 범위의 수익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가능성이 많은데, 원심은 신탁원부의 내용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 근저당권 양도는 채무 본지에 따른 변제와 같게 취급할 수 없지만, 계약양도 계약 당시 채무자가 채무초과상태에 있지 않은 이상 이 계약으로 채무초과상태가 유발되었어야 사해행위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 채무자는 20억 8,000만 원 채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그보다 적은 가액의 근저당권(채권최고액 15억 원)을 양도했으므로, 채권최고액 상당을 적극재산에서 뺐다면 피고에 대한 채무 중 같은 금액 부분도 소극재산에서 빼야 합니다. 원심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20억 8,000만 원 전액을 소극재산으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4억 원 부분을 적극재산에서 빼는 한편 피고에 대한 채무 전액을 소극재산에 넣어 채무초과상태를 인정한 데에는 책임재산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계약양도 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1. 4. 27. 선고 2000다69026 판결: 사해행위가 되려면 채무자의 소극재산이 적극재산보다 많아져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다32533 판결: 채권은 용이하게 변제받을 수 있는 확실성이 긍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적극재산에 포함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5다28686 판결: 취소채권자가 무자력 또는 채무초과상태가 초래되었다는 사실의 주장·증명책임을 진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07다2718 판결: 채무자가 일부 채권자에게만 채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그 채무의 본래 목적이 아닌 다른 적극재산을 양도함으로써 채무초과상태를 유발 또는 심화시킨 경우 원칙적으로 사해행위가 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406조 제1항: 채권자취소권의 근거 조문으로, 계약양도 계약이 채무자의 채무초과상태를 유발한 사해행위인지가 이 조문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288조: 판시사항 중 증명책임 부분에 관련 조문으로 붙어 있으며, 이 사건에서는 채권에 재산적 가치가 없다는 점을 누가 증명해야 하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실무상 의미
- 사해행위취소를 구하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채권이 존재와 범위가 증명된 이상, 그 채권에 실질적으로 재산적 가치가 없다는 점까지 증명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변제하지 않았다거나 채무자가 소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합니다.
- 채무자의 채권 상대방이 신탁 등으로 보유한 권리가 회수 가능성 판단의 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등기부와 신탁원부 같은 자료를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 채무자가 특정 채무의 이행과 관련하여 그보다 적은 가액의 재산을 넘긴 사건에서는, 넘긴 재산을 적극재산에서 뺄 때 같은 금액의 채무도 소극재산에서 빠졌는지 양쪽 계산을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다237804 판결 [사해행위취소] [공2023하,2017]
- 원심: 대전고등법원 2023. 4. 19. 선고 2021나14791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