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압수가 끝난 휴대전화 전자정보 복제본에서 다른 범죄 증거를 다시 압수한 절차의 위법성
핵심정리
경찰이 첫 영장으로 압수를 마친 뒤 컴퓨터에 남은 휴대전화 복제본에서 다른 범죄 증거를 영장 없이 압수하고, 새 영장도 참여권 보장 없이 집행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두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도8752 판결(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유사성행위)·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매수등)·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미성년자의제강간·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보호관찰명령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 공소외 2 및 피해자 성명불상자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 대한 2·3차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고, 피해자 공소외 1 부분은 이와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함께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은 각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직접 정하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3. 6. 14. 선고 (춘천)2022노257, (춘천)2022전노32 판결: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등과 5년간 보호관찰을 선고했으며 부착명령청구는 기각했습니다.
- 춘천지방법원원주지원 2022고합45 판결: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여 징역 10년 등과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명령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경찰이 첫 번째 영장으로 압수를 마친 뒤, 담당 경찰관 컴퓨터에 남아 있던 휴대전화 복제본에서 다른 피해자들에 관한 전자정보를 다시 압수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그 뒤 새 영장을 받아 같은 복제본을 압수하면 앞선 하자가 치유되는지, 새 영장 집행 때 영장 제시와 참여권 보장이 이루어졌는지도 함께 문제 되었습니다. 관련 조문은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21조, 제122조입니다.
사실관계
- 검사는 피고인을 피해자 공소외 1(여, 당시 13세)에 대한 위력 유사성행위·성매수 유인, 피해자 공소외 2(여, 15세)에 대한 미성년자의제강간·성착취물 제작 등, 피해자 성명불상자들에 대한 카메라등이용촬영·성매매의 공소사실로 기소했습니다.
- 경찰은 2022. 6. 2. 피해자 공소외 1에 대한 혐의로 피고인을 긴급체포했고, 2022. 6. 4. 피고인의 휴대전화와 그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제1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피고인은 2022. 6. 6. 전자정보 확인서를 작성하면서 탐색·복제·출력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 경찰은 2022. 6. 24. 제1영장으로 피고인과 피해자 공소외 1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압수하고 같은 날 압수목록을 교부했습니다(1차 압수·수색). 검사는 2022. 6. 27. 피해자 공소외 1 부분을 기소했습니다.
- 경찰은 1차 압수·수색 때 추출한 전자정보에서 확인한 피해자 공소외 2와 피해자 성명불상자들에 관한 영상 등을 토대로 여죄를 수사했고, 2022. 7. 27. 담당 경찰관 컴퓨터에서 피해자 공소외 2 관련 통화 기록, 문자메시지 내역, 영상물 등을 압수했습니다(2차 압수·수색).
- 검사가 2022. 8. 23. 별도 영장을 받아 압수하라는 보완수사요구를 하자, 경찰은 2022. 9. 8. 담당 경찰관 컴퓨터의 전자정보 중 피해자 공소외 2와 피해자 성명불상자들 부분에 대한 영장(제2영장)을 발부받아 2022. 9. 10. 집행했습니다(3차 압수·수색).
- 작성일이 2022. 9. 10.로 된 압수목록·압수조서 참여인란에는 피고인의 서명·무인이 있었으나, 2022. 9. 14. 자 수사보고서에는 그날 교도소에서 수사접견으로 영장 사본을 교부하고 관련 서류에 날인을 받았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 2022. 6. 24.제1영장으로 피해자 공소외 1 관련 정보 압수(1차)
- 2022. 6. 27.피해자 공소외 1 부분 기소
- 2022. 7. 27.경찰관 컴퓨터의 복제본에서 피해자 공소외 2 관련 정보 압수(2차)
- 2022. 9. 10.제2영장 집행, 피해자 성명불상자들 영상물 추가 압수(3차)
- 2022. 9. 14.교도소 수사접견, 제2영장 사본 교부
- 대법원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 성명불상자들 및 피해자 공소외 2에 관한 전자정보가 2022. 6. 4. 자 압수·수색영장에 따른 집행으로 적법하게 압수되었다고 전제하고, 그 영장의 혐의사실과 이 전자정보 사이에 인적·객관적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2022. 9. 8. 자 압수·수색영장에 따른 집행으로 같은 증거가 압수되었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했더라도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모두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했고, 원심은 형을 징역 10년에서 징역 7년으로 정하고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 점에서 제1심과 결론이 달랐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압수·수색영장의 효력과 전자정보 복제본의 처리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에 따른 압수·수색영장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대한 허가장으로서 거기에 기재되는 유효기간은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종기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하고 집행에 착수하여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그 집행을 종료하였다면 이미 그 영장은 목적을 달성하여 효력이 상실되는 것이고, 동일한 장소 또는 목적물에 대하여 다시 압수·수색할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그 필요성을 소명하여 법원으로부터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것이지, 앞서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이 남아 있다고 하여 이를 제시하고 다시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
수사기관은 하드카피나 이미징 등(이하 ‘복제본’이라 한다)에 담긴 전자정보를 탐색하여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이하 ‘유관정보’라 한다)를 선별하여 출력하거나 다른 저장매체에 저장하는 등으로 압수를 완료하면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이하 ‘무관정보’라 한다)를 삭제·폐기하여야 한다. 수사기관이 새로운 범죄 혐의의 수사를 위하여 무관정보가 남아 있는 복제본을 열람하는 것은 압수·수색영장으로 압수되지 않은 전자정보를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2차와 3차 압수·수색이 모두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경찰이 2022. 6. 24. 제1영장으로 전자정보를 압수하고 같은 날 압수목록까지 교부한 이상 제1영장에 기한 압수·수색은 종료되어 효력이 상실되었고, 피해자 공소외 1 부분은 2022. 6. 27. 이미 기소된 상태였습니다.
- 2차 압수·수색까지는 1개월 이상의 간격이 있었고 휴대전화가 압수된 상태여서 새 영장을 받기 곤란하지도 않았으므로, 2차 압수·수색은 별도의 범죄 혐의 수사를 위하여 삭제·폐기 대상인 복제본을 영장 없이 압수·수색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 3차 압수·수색은 제1영장의 집행 종료로 당연히 삭제·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제2영장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2차 압수·수색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수사보고서에 비추어 압수목록·압수조서의 피고인 서명·무인은 2022. 9. 14. 수사접견 과정에서 소급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볼 여지가 많고, 이는 영장 사전 제시, 사본 교부, 집행 일시·장소 통지의무를 모두 해태한 위법이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이 제1영장의 집행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하여 제2영장에 대하여도 같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참여권을 보장한 취지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2·3차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보아 압수물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원심 판단에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의 원칙, 피의자의 참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 공소외 1 부분은 파기되는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함께 파기되었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보호관찰명령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 2024. 1. 17. 선고 (춘천)2023노243 판결은 2·3차 압수·수색으로 얻은 증거와 이를 기초로 수집한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피고인의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해자 공소외 2 및 피해자 성명불상자들에 대한 부분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도19782 판결: 대법원은 압수를 완료하면 무관정보를 삭제·폐기하여야 하고 복제본을 새로운 범죄 혐의 수사에 탐색·복제·출력할 수 없다는 법리, 그리고 사건 분리 후 피압수자에 대한 참여권 보장하에 재복제를 하는 등 별도의 적법성 확보 조치를 하지 않은 이상 삭제·폐기되었어야 할 전자정보를 계속 소지하는 행위가 그 자체로 위법하다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제3항: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을 할 때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사전에 제시하여야 한다는 원칙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5조: 영장의 유효기간은 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종기이고, 집행을 종료하면 영장이 효력을 잃는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21조: 제219조와 함께 피의자 등이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참여할 권리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22조: 집행 일시와 장소를 미리 통지할 의무와 그 예외 사유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수사기관이 보관하던 휴대전화 복제본에서 다른 범죄 증거가 확인되더라도, 압수가 끝난 뒤에는 그 복제본을 새 혐의 수사에 탐색·복제·출력할 수 없고 기존 유관정보 결과물의 열람만 허용됩니다.
- 뒤늦게 새 영장을 받았더라도 삭제·폐기되었어야 할 복제본을 대상으로 했고 참여권 등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면 위법하다고 본 사례입니다. 압수목록·압수조서·수사보고서의 작성일과 서명 시점을 서로 대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첫 영장 집행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 의사표시가 그 뒤의 다른 영장 집행에까지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0. 18. 선고 2023도8752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위계등유사성행위)·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매수등)·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제작·배포등)·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미성년자의제강간·미성년자의제유사강간·아동복지법위반(아동에대한음행강요·매개·성희롱등)·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매)] [공2023하,2050]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3. 6. 14. 선고 (춘천)2022노257, (춘천)2022전노32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