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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수사/형사절차

손님으로 가장한 경찰관이 범행현장에서 영장 없이 녹음한 대화의 증거능력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9.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0도9370 판결

핵심정리

손님으로 가장한 경찰관이 성매매업소에서 업주 등과의 대화를 영장 없이 몰래 녹음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범행 시점에 증거보전을 위해 상당한 방법으로 한 녹음이라 위법하지 않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0도9370 판결(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위반(성매매알선등))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이 녹취CD, 업소시설 및 콘돔 사진, 여종업원의 수사기관 진술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데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유무죄는 환송 후 의정부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의정부지방법원 2020. 6. 25. 선고 2019노2528 판결: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19. 8. 29. 선고 2019고정25 판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경찰관이 손님으로 가장해 성매매업소에 들어가 영장 없이, 상대방이 모르는 사이에 대화를 녹음한 것이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인지,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에 어긋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함께 현행범인 체포현장에서 영장 없이 한 사진 촬영(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과,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은 여종업원의 진술서를 증거로 쓸 수 있는지도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검사는 피고인이 2018. 5. 17. 19:35경 고양시의 성매매업소에서 손님으로 가장한 남성 경찰관에게서 대금 11만 원을 받고 방으로 안내한 뒤 여종업원을 들여보내 영업으로 성매매를 알선하였다고 공소를 제기했습니다.
  • 경찰관 5명은 2018. 5. 17. 제보에 따라 피고인이 운영하는 업소를 단속했습니다. 그중 사법경찰관 1명이 19:42경 손님으로 가장하여 성매매가 가능한지 문의하면서 여종업원 및 피고인과 나눈 대화를 녹음했고, 업소는 영업시간 중 누구나 제한 없이 출입할 수 있었습니다.
  • 그 경찰관은 피고인의 안내로 내실에 들어갔고, 여종업원이 바지를 벗기고 침대 위로 올라오려고 하자 단속 사실을 알리고 밖에 대기하던 경찰관들을 불렀습니다. 같은 날 20:30경 피고인을 현행범인으로 체포했습니다.
  • 경찰관들은 체포 당시 업소 내부를 수색해 냉장고 옆 커튼 아래에서 발견한 비닐포장된 콘돔 7개를 업소시설과 함께 사진 촬영했고, 콘돔의 점유를 취득하거나 압수절차를 진행하지는 않았습니다.
  • 여종업원은 성매매를 하려고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했고, 당시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았습니다. 진술서와 진술조서에는 여종업원의 별도 범죄에 관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단속 경찰관피고인여종업원손님으로 가장해 대화 녹음내실로 안내고지 없이 진술서 받음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8. 5. 17. 1942경: 경찰관이 손님으로 가장해 대화 녹음
  2. 2018. 5. 17. 2030경: 피고인을 현행범인으로 체포
  3. 제1심유죄, 벌금 300만 원
  4. 원심제1심판결 파기, 무죄
  5.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경찰관들의 현장단속이 수사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경찰관의 비밀녹음은 진술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사전고지 규정에 반하며 타인의 대화비밀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로 녹음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 영장 없이 한 사진 촬영과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받은 여종업원의 진술도 증거능력이 없고, 단속 경찰관의 진술도 믿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법경찰관은 수사작용으로 진술인의 음성을 녹음을 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 미리 그 사실을 알려주게 되어 있다(형사소송법 제244조의2 제1항).

제1심은 경찰관의 진술, 여종업원의 진술서, 현장녹음 등으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으나, 원심은 이 증거들을 쓸 수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범행현장에서 한 녹음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범죄를 수사하면서 현재 그 범행이 행하여지고 있거나 행하여진 직후이고, 증거보전의 필요성 및 긴급성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상당한 방법으로 범행현장에서 현행범인 등 관련자들과 수사기관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라면, 위 녹음이 영장 없이 이루어졌다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는 설령 그 녹음이 행하여지고 있는 사실을 현장에 있던 대화상대방, 즉 현행범인 등 관련자들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더라도,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이 금지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마찬가지이다.
다만 수사기관이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상당한 방법으로 녹음하였는지 여부는 수사기관이 녹음장소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하였는지, 녹음의 내용이 대화의 비밀 내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에 대한 보호가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영역에 속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이 각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 녹음은 대화 당사자인 경찰관이 피고인 및 종업원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것이어서,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이 금지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제보를 받은 경찰관이 불특정 다수가 출입할 수 있는 업소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가, 범행이 행하여진 시점에 증거를 보전하기 위하여 범행 상황을 녹음했고, 녹음 내용이 사생활의 비밀 등에 대한 보호가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영역에 속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사진 촬영은 현행범인 체포현장에서 체포의 원인이 된 성매매알선 혐의와 관련하여 한 것이므로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고, 콘돔을 촬영한 사정만으로는 점유를 취득하여 압수하였다고 할 수 없어 사후 압수영장도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진술거부권 고지 대상인 피의자의 지위는 수사기관이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아 실질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행위를 한 때에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여종업원의 진술서는 피고인의 알선 행위에 관한 것에 한정되고, 성매매미수범 처벌규정이 없어 실제로 성매매를 하지 않은 여종업원의 범죄혐의사실이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여종업원이 피의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수사기관 범행현장 녹음의 증거능력, 체포현장에서의 압수·수색·검증, 진술거부권 및 그 고지의 대상이 되는 피의자 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고,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 녹음을 금지하는 조문으로, 대법원은 대화 당사자인 경찰관의 녹음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 현행범인 체포현장에서 영장 없이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게 한 조문으로, 업소 수색과 사진 촬영이 적법하다고 본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진술거부권 고지에 관한 조문으로,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여종업원에게 고지가 필요했는지가 이 조문을 두고 문제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조문으로, 원심은 이 조문을 들어 녹음 등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으나 대법원은 각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와 방법에 따라 수사하면서 범행이 행하여지고 있거나 행하여진 직후에, 증거보전의 필요성 및 긴급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상당한 방법으로 범행현장에서 현행범인 등 관련자들과의 대화를 녹음했다면,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이 금지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 녹음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영장이 없고 상대방이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녹음장소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출입하였는지, 녹음의 내용이 대화의 비밀 내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등에 대한 보호가 합리적으로 기대되는 영역에 속하는지 등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하라고 하였으므로, 출입 방법과 녹음 내용을 사안마다 살펴야 합니다.
  •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2호는 현행범인을 체포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는 체포현장에서 영장 없이 압수·수색·검증을 할 수 있게 하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체포의 원인이 된 성매매알선 혐의와 관련한 업소 수색과 사진 촬영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콘돔을 촬영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점유를 취득하여 압수하였다고 할 수 없어 사후 압수영장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 참고인으로 조사받은 사람이 진술거부권을 고지받지 않았더라도, 실질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어 피의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사정이 없으면 그 이유만으로 진술의 증거능력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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