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성폭행 피해 고소가 불기소처분된 경우 무고죄의 허위사실 증명 기준
핵심정리
성폭행 등 피해를 고소했다가 불기소처분된 고소인이 무고로 기소된 사건에서, 대법원은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적극적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유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도2656 판결(무고)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과 상대방의 관계가 형성되고 장기간 지속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유죄를 인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의 유무죄는 대법원이 직접 정하지 않았고, 환송받은 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2. 8. 선고 2020노438 판결: 무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고단6199 판결: 무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피고인은 고등학교 시절 교사였던 상대방에게서 장기간 강간, 촬영, 금품 갈취를 당했다며 고소했으나 고소내용은 불기소처분되었고, 검사는 그 고소가 허위라며 피고인을 무고죄로 기소했습니다.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점이 증명되었는지, 그 판단에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이 처했던 특별한 사정을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관련 조문은 형법 제156조와 형사소송법 제308조입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고등학교 1, 2학년 때인 2000년, 2001년 무렵 다니던 고등학교의 교사로부터 진학과 미래에 대한 고민을 격려하는 이메일을 받았고, 고등학교 2, 3학년 때 작성한 일기장에는 교사의 조언과 격려, 교사에 대한 존경, 호감 등을 표현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 피고인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1. 12. 무렵과 2002. 1. 교사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무렵 작성된 일기장에는 갑자기 정신적으로 무척 괴롭거나 힘든 상태임을 암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 이후 약 15년간 피고인은 교사와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고, 교사는 피고인의 나체나 성관계 모습을 촬영하여 보관했습니다. 피고인은 2012. 9. 초순 무렵 합계 1,370만 원, 2013. 6. 25. 무렵부터 6. 26. 무렵까지 합계 3,500만 원을 비롯하여 2017. 7.까지 상당한 액수의 돈을 교사에게 교부했습니다.
- 피고인은 2017. 8. 6.에도 사랑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2017. 8. 22. 결별 의사를 전했습니다. 교사는 그 무렵부터 2018. 12. 무렵까지 약 1년 4개월간 영상을 유포할 듯한 태도를 보이고, 조폭을 동원하여 피고인의 생명이나 신체, 신분, 지위 등에 관한 위협을 가하겠다는 내용 등을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등으로 반복하여 보냈습니다.
- 피고인은 2017. 10. 20. 교사가 상습강간, 몰래 촬영, 협박으로 356,058,068원 갈취를 했다는 고소장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제출했고, 고소내용에 대하여는 불기소처분이 내려졌습니다.
-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교사와 내연관계로 지내며 합의하에 성관계와 촬영을 했고 금품을 갈취당한 사실이 없는데도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는 것입니다.
- 2001. 12. 및 2002. 1.피고인이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기
- 2017. 8. 22.피고인이 교사에게 결별 의사 전달
- 2017. 10. 20.피고인이 교사를 고소
- 제1심무고 공소사실 유죄
- 원심제1심판결 유지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교사와 주고받은 이메일, 문자메시지, 함께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등을 보면 두 사람이 일반적인 연인 사이로 보이고, 피고인이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한 무렵의 일기장에도 교사에 대한 감사나 애정이 표현되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강제로 성관계를 갖게 되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 피고인이 성년이 되고 변호사로 근무하면서도 약 15년 동안 관계를 유지한 점 등에 비추어 이른바 그루밍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돈을 보냈다고 주장한 교사의 계좌는 주장한 피해 일시보다 훨씬 뒤에 개설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이를 근거로 무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무고죄의 허위사실 증명과 성폭행 피해 신고가 불기소처분된 경우의 판단 방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무고죄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인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이므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신고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그 신고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의 사실이라 단정하여 무고죄의 성립을 인정할 수는 없으며, 신고내용 중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범죄의 성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고 단지 신고사실의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법리는,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이 성폭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사실에 대하여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반대로 이러한 신고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여 무고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고려되어야 한다.
두 번째 인용의 「위와 같은 법리」는 성폭행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피해자의 성정이나 가해자와의 관계 및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므로 피해자가 처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를 말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고소사실이 허위라는 적극적 증명이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약 15년간의 이메일 등은 피고인의 일방적인 보고나 끊임없는 사랑의 표시가 주된 것이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통상적인 연인관계와 달리 수직적이고 내밀하게 형성되어 유지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교사가 일기장, 나체와 성관계 영상 등을 보관하다가 결별 통보 직후부터 유포와 위해를 가할 것처럼 행동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교사의 뜻을 거스르기 힘들어 비위를 맞추어야만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별 직전인 2017. 8. 6.까지 사랑한다는 표현을 반복한 것도 납득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의사의 소견은 특별한 사정 없이 가볍게 배척할 수 없고, 고소 이후에야 진료를 받았다는 이유로 증거를 만들 목적이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계좌 개설일시가 주장한 지급 일시보다 뒤라는 점은 피고인이 주장한 지급 방식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고, 총지급액이 다소 과장되었거나 실제와 다르더라도 그것만으로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불기소처분은 그루밍 피해를 인정할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에 그치고, 피고인이 객관적 사실관계를 토대로 나름대로 법률평가를 하여 고소한 것을 만연히 허위 신고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인과 교사 사이 관계가 당초 형성된 동기와 경위, 장기간 지속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기록물의 표면적 기재와 외부적 사정 등을 토대로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원심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무고죄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4. 1. 24. 선고 83도1401 판결: 허위사실이라는 요건은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하고 소극적 증명만으로 무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96. 5. 31. 선고 96도771 판결: 신고내용 일부가 진실에 반하더라도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면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도13516 판결: 객관적 사실관계를 그대로 신고한 이상 주관적 법률평가를 잘못한 것만으로 허위신고가 되지 않는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도2614 판결: 성폭행 피해 신고가 불기소처분되거나 무죄판결이 선고된 경우 무고죄 판단에서도 신고자가 처했던 특별한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156조: 무고죄 규정으로, 피고인의 고소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지가 이 조문의 요건 판단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 자유심증주의 규정으로, 대법원은 원심의 증거판단이 그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았습니다.
- 형법 제297조: 강간죄 규정으로, 피고인이 고소한 강간 피해에 관한 진술의 증명력을 판단하는 법리와 관련됩니다.
실무상 의미
- 성폭행 등 피해를 고소했다가 불기소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무고죄가 성립하지 않으며, 신고사실이 허위라는 적극적 증명이 있어야 합니다.
- 무고 혐의를 받는 고소인은 상대방과의 관계가 형성된 경위, 당시 일기와 메시지, 결별 뒤 상대방의 언동, 진료 기록 등 자신이 처했던 특별한 사정을 보여 주는 자료를 갖추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고소한 금액이나 지급 방식 일부가 실제와 다르거나 법률평가가 정확하지 않더라도, 객관적 사실관계를 토대로 고소했다면 그것만으로 무고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1도2656 판결 [무고] [공2024하,1054]
- 원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2. 8. 선고 2020노43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