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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수사/형사절차

수사 단계에서 한 자백이 압수조서나 변호인의견서에 적혀 있으면 법정에서 부인해도 증거가 될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9.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0도16796 판결

핵심정리

경찰 압수조서와 변호인의견서에 적힌 피고인의 자백 진술을 증거로 삼은 원심에 대하여, 대법원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부인하여 내용을 인정하지 않은 이상 두 진술 부분 모두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0도16796 판결(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직권으로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이 압수조서와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피고인 진술 부분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쟁점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의정부지방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노207 판결: 쟁점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이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판결이 전하는 원심 판단).
  • 의정부지방법원고양지원 2019고단2803 판결: 쟁점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판결이 전하는 제1심 결론).

쟁점

피고인이 경찰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할 때 작성된 압수조서에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었고, 변호인이 경찰에 낸 변호인의견서에도 피고인이 자백하였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피고인이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는데도 두 서류에 적힌 자백 부분을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2020. 2. 4. 개정되기 전의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이 적용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검사가 기소한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2019. 7. 29. 21:20경 및 2019. 7. 30. 21:30경 휴대전화로 피해자의 신체를 각각 촬영하였다는 것입니다.
  • 사법경찰관은 2019. 8. 2. 피고인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압수하면서 압수조서를 작성했고, 압수경위란에 피고인이 2019. 7. 30. 21:30경의 촬영 혐의를 인정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었습니다.
  • 피고인은 2019. 8.경 피의자신문을 받았고, 그 뒤인 2019. 9. 7. 피고인의 변호인이 경찰에 변호인의견서를 제출했습니다.
  • 변호인의견서에는 “피의자는 이 사건 피의사실에 대하여 전부 자백하였습니다.” 등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 피고인은 공판과정에서 일관되게 쟁점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부인했고, 제1심은 그 피의자신문조서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 제1심 제1회 공판조서의 일부인 증거목록에는 압수조서에 대하여 동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피고인피해자사법경찰관변호인휴대전화 촬영 혐의(공소사실)휴대전화 임의제출압수조서 작성, 피의자신문변호인의견서 제출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9. 8. 2.휴대전화 임의제출, 압수조서 작성
  2. 2019. 8.경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
  3. 2019. 9. 7.변호인이 경찰에 변호인의견서 제출
  4. 제1심쟁점 공소사실 무죄
  5. 2020. 11. 19.원심, 제1심판결 파기 후 유죄
  6. 2024. 5. 30.대법원, 원심판결 파기·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원심은 압수조서의 압수경위란과 변호인의견서에 피고인의 자백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이 제1심에서 압수조서와 변호인의견서에 대하여 증거동의를 하였다는 이유 등을 들어 두 서류에 기재된 피고인 진술 부분의 증거능력을 인정했습니다. 원심은 그 진술 부분 등을 근거로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제1심은 쟁점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했으나, 원심은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압수조서와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피고인 진술 부분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서류 내지 문서가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라면 그 서류나 문서의 형식과 관계없이 피의자신문조서와 달리 볼 이유가 없으므로, 수사기관이 작성한 압수조서에 기재된 피의자였던 피고인의 자백 진술 부분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부인하는 이상 증거능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의자였을 때 수사기관에 한 진술이 기재된 조서나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진술서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면 수사기관에 제출된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같은 취지의 피의자 진술 부분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두 진술 부분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압수조서는 수사기관이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서류이므로, 거기에 기재된 피고인 진술 부분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하는 경우에만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이 공판과정에서 일관되게 쟁점 공소사실을 부인했으므로 압수조서에 기재된 진술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증거목록에 압수조서에 동의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더라도, 피고인 진술 부분에 관해서는 착오 기재이거나 피고인이 그 조서 내용과 같이 진술한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한다는 것을 「‘동의’로 조서를 잘못 정리한 것으로 이해될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여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변호인의견서 중 피고인이 경찰에서 같은 취지로 진술한 부분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이 제1심에서 변호인의견서에 증거동의를 하였더라도 그 진술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두 서류에 기재된 피고인 진술 부분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데에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판결 중 쟁점 공소사실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원심이 이 부분과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공소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했으므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쟁점 공소사실의 유무죄는 환송 후 원심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3. 7. 26. 선고 82도385 판결: 수사기관이 작성한 압수조서에 기재된 피고인의 자백 진술 부분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3도6548 판결: 위 압수조서 자백 진술 부분의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5040 판결: 「그 내용을 인정할 때」는 진술한 내용이 실제 사실과 부합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공소사실을 부인하면 내용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3도2102 판결: 위 「그 내용을 인정할 때」의 의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형사소송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2조 제3항: 검사 이외의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수사과정에서 작성한 압수조서에 기재된 피고인 진술 부분도 이 규정에 따라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변호인의견서에 기재된 같은 취지의 진술 부분은 이 규정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되는 피의자신문조서로부터 독립하여 증거능력을 가질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수사 단계의 자백이 피의자신문조서가 아닌 압수조서 같은 다른 형식의 서류에 적혀 있어도, 수사과정에서 작성된 것이면 피의자신문조서와 같이 취급되어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능력이 없습니다(이 사건은 구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이 적용된 사건입니다).
  • 변호인의견서에 자백 취지가 적혀 있더라도, 피의자신문조서 등의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의견서에 기재된 같은 취지의 피의자 진술 부분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피고인이 공판과정에서 일관되게 공소사실을 부인한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증거목록에 압수조서에 대한 동의가 기재되어 있더라도 피고인 진술 부분에 관해서는 착오 기재이거나 ‘동의’로 조서를 잘못 정리한 것으로 이해될 뿐이라고 보았으므로, 증거 의견을 낼 때에는 서류 전체와 그 안의 피고인 진술 부분을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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