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사기
의료법인 명의 병원을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보는 기준과 의료급여비용 편취의 피해자
핵심정리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로 병원을 운영하며 의료급여비용을 받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의료급여비용 편취의 피해자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보고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임원 피고인들과 의료법인에 대한 유죄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2도90 판결(의료법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방조·의료법위반방조)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이사·감사로 등재되어 자금을 투자하거나 별다른 업무 수행 없이 급여를 지급받은 임원 피고인들의 의료법 위반 방조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방조, 의료법인의 의료법 위반을 유죄로 본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아 원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하급심
- 대구고등법원 2021. 12. 15. 선고 2021노115 판결: 임원 피고인들과 의료법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사장에 대하여는 항소심에서 공소장이 변경되어 제1심판결 중 그 부분을 파기하고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습니다.
- 대구지방법원포항지원 2020고합7 판결: 이사장에게 징역 4년, 임원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의료법인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의료인 자격이 없는 이사장이 의료법인을 설립해 병원을 운영한 경우, 이를 비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한 것으로 보아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또한 이 병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청구해 받은 의료급여비용을 편취한 범행에서 피해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지방자치단체인지, 지급 업무를 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앞의 쟁점은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 뒤의 쟁점은 형법 제347조 제1항과 의료급여법 제33조 제2항 등에 관한 것입니다.
사실관계
원심이 인정하고 대법원이 수긍한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사장은 병원 개설·운영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조달하고 의료법인의 이사장에 취임해 재정, 인사, 업무집행 등 주요 사항을 주도적 입장에서 처리했습니다.
- 이사장은 기본재산으로 가액 합계 약 35억 원의 부동산을, 보통재산으로 현금 5억 5,000만 원을 출연하여 출연금 기준(40억 원)을 충족하는 것처럼 설립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실제로는 허위의 공사계약서를 제출하는 방법 등으로 부동산 가액을 부풀리고 현금 5억 5,000만 원은 출연하지 않았습니다.
- 이사장은 의료법인 설립 과정에서 임원 피고인 중 4명으로부터 1억 6,000만 원씩을 투자받았고, 설립 직후 이사회에서 이 4명에게 22년 동안 매월 500만 원씩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는 수익분배 약정 취지의 의결을 했습니다. 이사 또는 감사로서 별다른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피고인들이나 그 가족들에게 수년 동안 월 500만 원씩 합계 약 6억 9,000만 원이 지급되었습니다.
- 이사장은 2015. 3.경부터 2016. 2.경까지 임원 급여 형식으로 의료법인의 재산 합계 약 3억 6,000만 원을 유출한 후 자신의 계좌로 되돌려 받았고, 자녀와 조카에게 학자금 약 2억 5,0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 이사장은 병원이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용과 의료급여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았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사장이 형식적으로만 의료법인이 병원을 적법하게 개설한 것으로 가장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이사장이 병원을 개설했다고 본 제1심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임원 피고인들에 대하여도 이사장의 범행을 인식했고 방조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의료급여비용 편취의 피해자에 관하여는 피해자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본 제1심 판단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사실조회 회신서로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등을 보태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급여기금에서 의료급여비용을 지출하고 남은 돈을 지방자치단체에 정산하여 반환하지 않는 점, ②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급여비용 지급내역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에 보고하거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후관리를 받지 않는 점
상고한 임원 피고인들과 의료법인에 대하여는 제1심과 원심의 결론이 같았습니다. 이사장은 항소심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부분 공소장이 변경되어 형이 다시 정해졌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을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했다고 볼 기준과 의료급여비용 편취의 피해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의료법인 명의로 개설된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비의료인이 개설·운영하였다고 판단하려면, 비의료인이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의 개설·운영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였다는 점을 기본으로 하여, 비의료인이 외형상 형태만을 갖추고 있는 의료법인을 탈법적인 수단으로 악용하여 적법한 의료기관 개설·운영으로 가장하였다는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정은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재산출연이 이루어지지 않아 실체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의료법인을 의료기관 개설·운영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한 경우, 의료법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하여 의료법인의 공공성, 비영리성을 일탈한 경우에 해당되면 인정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급여비용 지급으로 인한 법률적 효과는 추정급여비용을 예탁한 시·도지사나 의료급여비용 지급 업무를 위탁한 시장·군수·구청장이 아닌 자신의 명의로 의료급여비용 지급 업무를 수행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귀속된다. 따라서 추정급여비용을 보관·관리하면서 자신의 명의로 의료급여비용을 지급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급여비용 편취 범행의 피해자라고 보아야 한다. 의료급여비용이 시·도에 설치된 의료급여기금을 재원으로 지급된다거나, 의료급여비용 편취 범행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가 최종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귀속되지 않는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원심은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이사장이 병원을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하고 임원 피고인들이 이를 용이하게 했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마지막 항목은 대법원이 관련 법리에서 설시한 내용입니다).
- 이사장은 자금 대부분을 조달하고 이사장으로서 재정, 인사, 업무집행 등 주요 사항을 주도적 입장에서 처리했습니다.
- 출연금 기준(40억 원)을 충족하는 재산을 출연하지 않은 것은 의료법인 설립허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에 이르는 설립 과정의 하자로 볼 수 있습니다.
- 이사장은 급여 지급, 급여 형식의 유출 뒤 되돌려 받기, 학자금 지급으로 장기간에 걸쳐 의료법인의 재산 중 상당 부분을 부당하게 유출했습니다.
- 임원 피고인들은 자금을 투자하거나 별다른 업무 수행 없이 급여를 지급받는 등의 방법으로 이사장의 개설·운영과 재산 유출을 용이하게 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시·도지사로부터 추정급여비용을 교부받아 자신 명의의 계좌에 보관·관리하면서 자신의 권한과 책임하에서 자신의 명의로 의료급여비용을 지급하고, 시·도지사 내지 시장·군수·구청장은 구체적 지시나 관리감독을 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보아 이사장의 요양급여비용과 의료급여비용 편취 범행 전체를 하나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죄로 본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편취액의 범위, 이득액 산정, 방조범의 성립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3. 7. 17. 선고 2017도180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의료법인 명의 의료기관을 비의료인이 실질적으로 개설·운영했다고 판단하는 기준의 근거로 이 판결을 참조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의료법 제33조 제2항: 이사장이 의료인 자격 없이 의료법인을 내세워 병원을 개설한 것을 이 조항 위반으로 본 근거 조문입니다.
- 형법 제347조 제1항: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인 것처럼 속여 의료급여비용 등을 받은 행위를 사기로 본 근거 조문입니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편취 범행 전체를 하나의 죄로 보아 가중처벌한 근거 조문입니다.
- 의료급여법 제33조 제2항: 의료급여비용 지급 업무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하도록 한 조문으로, 공단을 피해자로 본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의료급여법 제27조 제1항: 시·도지사가 추정급여비용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예탁하도록 한 조문으로, 공단이 그 돈을 보관·관리한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의료법인 명의로 개설된 병원이라도 비의료인이 개설·운영을 주도하고, 실체 없는 의료법인을 수단으로 악용하거나 의료법인의 재산을 부당하게 유출한 사정이 인정되면 비의료인의 개설·운영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이사·감사로 등재되어 자금을 투자하거나 별다른 업무 수행 없이 급여를 받은 임원들에게도 의료법 위반 방조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방조의 유죄가 유지되었습니다.
- 적법하게 개설되지 않은 의료기관의 실질 개설·운영자가 적법하게 개설된 의료기관인 것처럼 청구해 의료급여비용을 편취한 경우 피해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므로, 수급권자의 거주지 지방자치단체별로 피해자를 나누어 편취액을 따로 산정하자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22도90 판결 [의료법위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방조·의료법위반방조] [공2023하,2148]
- 원심: 대구고등법원 2021. 12. 15. 선고 2021노115 판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