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사기
중고거래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대금을 받은 판매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 여부
핵심정리
중고거래 판매자가 보이스피싱 피해금으로 목걸이 대금을 받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판매자가 받을 당시 편취 사실에 악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원심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6187 판결(부당이득금)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한 원심 판단에 부당이득 및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원고에게 돈을 반환해야 하는지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23. 선고 2022나47508 판결: 제1심판결 중 일부를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28,950,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 또는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하였으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7. 12. 선고 2021가단5141254 판결: 원고가 패소하였고, 원고가 항소했습니다.
쟁점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피해자의 계좌에서 중고거래 판매자의 계좌로 돈을 이체하여 물건 대금을 치른 경우, 판매자가 그 돈을 피해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특히 편취한 금전으로 채무를 변제받은 채권자에 관한 법리가 범죄자가 원격제어 프로그램으로 직접 이체한 경우에도 적용되는지, 판매자에게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관련 조문은 민법 제741조입니다.
사실관계
- 피고는 2021. 6. 2.경 중고거래 인터넷 사이트에 자신의 100돈짜리 순금 목걸이를 대금 29,000,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글을 작성했습니다.
- 피고는 2021. 6. 3. 거래상대방을 만난 상태에서 제3자 명의로 피고 계좌에 30,000원을 이체받았고, 다음 날 다시 만나 나머지 금원을 지급받고 거래를 하기로 했습니다.
- 원고는 2021. 6. 4. 원고의 딸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범죄자에게 속아 자신의 휴대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했고, 범죄자는 같은 날 그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원고의 국민은행 계좌에서 피고 계좌로 28,950,000원을 이체했습니다.
- 피고는 위 돈이 제3자 명의로 이체된 것을 확인한 뒤 거래상대방에게 순금 목걸이를 건네주었습니다.
- 거래상대방은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공모하여 정상적으로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 없이 피고로부터 순금 목걸이를 교부받았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2022. 9. 28. 유죄판결이 선고된 뒤 항소 없이 확정되었습니다.
-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구했고, 원심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으로 추가했습니다.
- 2021. 6. 2.경피고가 순금 목걸이 판매 게시글 작성
- 2021. 6. 3.피고 계좌에 30,000원 이체
- 2021. 6. 4.원고 계좌에서 28,950,000원 이체, 피고가 목걸이 교부
- 제1심원고 패소
- 원심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의무 인정
- 대법원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위 계좌이체가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권한 없이 한 것이어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좌이체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가 법률상 원인 없이 28,950,000원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하였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원용한 편취금전 변제에 관한 대법원 판결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원고와의 법률관계는커녕 원고로부터의 급부라는 사실행위조차 없이 무단으로 원고의 계좌를 이용하여 피고의 계좌로 돈을 이체한 사안이므로, 위 대법원 판결들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위 대법원 판결들을 이 사건에 그대로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또한 원심은 이체 약 2~3시간 전에 피고 계좌에서 합계 33,880,000원이 출금된 점, 피고가 매매상대방의 최소한의 인적사항이나 상대방과 입금자의 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 없이 예금채권을 취득하였다고 쉽게 인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제1심은 원고 패소 판결을 했으나, 원심은 원고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받아들여 결론을 달리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편취한 금전으로 채무를 변제받은 채권자의 부당이득반환의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편취한 금전을 자신의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가 그 변제를 수령하면서 그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에 대하여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채권자의 금전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채권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수령한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는 등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하는 것을 말하고, 채권자가 수령한 금전이 편취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해자에게 있다.
그러나 원고가 직접 이체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원고가 자신의 휴대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도록 원인을 제공하였으므로,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원고로 하여금 피고의 계좌로 이체하게 한 것과 원고를 기망하여 원고로부터 얻은 정보를 통하여 직접 원고 계좌에서 피고 계좌로 이체한 것을 구별하여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가 편취당한 28,950,000원은 순금 목걸이 거래대금채무의 변제에 사용된 것이므로, 피고가 받을 당시 편취 사실에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도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 원심은 원고가 출급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반환청구를 허용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원고가 원격제어 프로그램 설치로 원인을 제공한 이상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는 중고거래 인터넷 사이트에 100돈짜리 순금 목걸이를 2,900만 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게시한 뒤 매수자로 가장한 사람을 만나 이 사건 금원을 포함한 2,898만 원을 받고 목걸이를 중고로 판매하였을 뿐입니다.
- 매수자로 가장한 사람은 이러한 유형의 여러 사기 범행으로 공소제기되어 사기죄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 원심이 판시한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편취 사실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에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의 금원 수령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고 단정하여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인정한 것은 부당이득 및 중대한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고가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선택적으로 구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5. 6. 25. 선고 2014다5531 전원합의체 판결: 부당이득제도가 공평과 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재산적 가치의 취득자에게 반환을 명하는 제도라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6다53733, 53740 판결: 편취한 금전으로 변제를 받은 채권자에게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으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 법률상 원인이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74246 판결: 위와 같은 편취금전 변제 수령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다232557 판결: 위와 같은 편취금전 변제 수령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741조: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판매자에게 이체된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라고 청구한 근거 조문이며, 판매자의 금원 취득에 법률상 원인이 있는지가 이 조문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288조: 채권자의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을 증명할 책임이 피해자에게 있다는 판단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중고거래 판매자가 물건 대금으로 받은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었더라도, 대금채무의 변제로 받았고 받을 당시 편취 사실에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다면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법률상 원인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취지입니다.
- 피해자가 판매자에게 반환을 구하려면 판매자가 편취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했다는 점을 피해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범죄자가 원격제어 프로그램으로 직접 이체한 경우에도 대법원은 이 법리를 달리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 대법원은 원심이 판시한 사정만으로는 판매자의 중대한 과실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을 뿐, 판매자의 반환의무가 없다고 확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4다216187 판결 [부당이득금] [공2024하,1176]
-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1. 23. 선고 2022나4750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