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사기
법인 포괄 양도 과정에서 번호판 구입대금 반환 우발채무를 숨긴 사기의 특정경제범죄법상 이득액 산정 기준
핵심정리
화물운송 법인을 포괄 양도하면서 번호판 구입대금 반환 우발채무를 숨긴 사건에서, 대법원은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법리에 부합한다고 보아 7억 3,600만 원 전부를 이득액으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3도18971 판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이 화물자동차 45대에 관하여 산정된 대금 전체 중 미지급 잔금 2억 5,400만 원을 제외한 7억 3,600만 원 전부를 이득액으로 보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한 판단에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최종 죄명과 형을 직접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수원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수원고등법원 2023. 12. 5. 선고 2023노807 판결: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를 인정하여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 6월에 처하되, 피고인 2에 대하여는 3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3. 7. 13. 선고 2022고합67 판결: 피고인들이 얻은 재산상 이익이 5억 원 이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에 대하여 이유무죄로 판단하고, 피고인 1에게 징역 2년 6월, 피고인 2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기망으로 금원을 교부받으면 대가가 일부 지급되었더라도 편취액은 교부받은 금원 전부라는 것이 종전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법인을 포괄적으로 양도하면서 일부 차량의 번호판 구입대금 반환 우발채무를 숨긴 경우, 피해자 회사가 그 차량 45대에 대한 매매대금 명목으로 지급한 7억 3,600만 원 전부를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의 이득액으로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형법 제347조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가 관련 조문입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들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하는 회사(이하 양도 대상 회사라 합니다)의 공동대표이사로서, 양도 대상 회사를 피해자 회사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계약은 화물자동차, 운송사업권, 운송사업 허가권, 발행주식 100%, 사업권 및 자산 일체를 목적물로 하는 포괄계약이었고, 양도대금은 157대를 기준으로 1대당 2,200만 원씩 합계 34억 5,400만 원이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특약사항으로 위·수탁차주가 현물을 출자한 금액이 없음을 보증했으나, 157대 중 45대는 위·수탁차주가 번호판 구입대금을 부담한 차량이었습니다. 검사는 반환해야 할 우발채무가 약 8억 7,360만 원에 이른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자 회사는 2020. 5. 1.까지 28억 원을 지급하고 채무 4억 원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대금 중 32억 원을 지급했습니다.
- 피고인들이 양도 대상 회사를 운영하는 동안 위·수탁차주들과 체결한 위·수탁계약에는 번호판 구입대금의 성격, 액수, 반환 시기와 조건 등에 관한 내용이 없었고, 위·수탁차주들은 위·수탁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 불입액 반환: 전액 소멸성임(반환불가)」이라고 적힌 공지사항에 서명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양도 대상 회사가 위·수탁차주에게 번호판 구입대금을 반환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 위·수탁차주 4명이 2021. 4. 22. 양도 대상 회사를 상대로 번호판 구입대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2024. 2. 14. 청구를 기각했고 그 판결은 2024. 3. 8. 확정되었습니다.
- 2020. 1. 14.법인 양도 계약 체결(공소사실 기재)
- 2021. 4. 22.위·수탁차주들 반환 소송 제기(2024. 2. 14. 기각)
- 2023. 7. 13.제1심,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이유무죄
- 2023. 12. 5.원심, 이득액 7억 3,600만 원으로 보아 유죄
- 2024. 4. 25.대법원, 원심판결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 회사가 45대가 위·수탁차주가 번호판 구입대금을 부담한 차량이라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적어도 45대에 대하여 1대당 2,200만 원으로 계산하여 계약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위·수탁차주가 실제로 부담한 금액, 반환 상황이 실제로 생겼는지, 피해자 회사의 실제 손해액 등은 사기죄 성립에 영향이 없고 정상으로 고려할 사정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기 범행으로 인한 편취액은 피해자 회사가 향후 반환하여야 할 번호판 구입대금이 아니라 피해자 회사가 45대에 대한 매매대금 명목으로 교부한 금원 상당액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제1심은 위·수탁차주가 실제 부담한 번호판 대금이 약 500만 원에서 3,410만 원으로 차이가 크고 양도 대상 회사가 실제로 반환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점 등을 들어 이득액이 5억 원 이상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으나, 원심은 이 판단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대가가 일부 지급되어도 편취액은 교부받은 금원 전부라는 종전 법리를 먼저 확인한 다음,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의 이득액 산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죄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인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할 때에는 편취한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이나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그 이익의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재산상 이익의 가액을 기준으로 가중 처벌하는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6도1104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의 이득액 판단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계약은 법인의 영업과 자산 전체를 포괄적으로 양도하는 계약이므로, 1대당 2,200만 원은 번호판의 경제적 가치를 포함하여 양도대상 전체의 경제적 가치를 포괄적으로 평가한 가격으로 보아야 합니다.
- 번호판 구입대금의 반환의무가 있는지와 그 범위는 양도 대상 회사와 위·수탁차주가 정한 바, 약정의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고, 위·수탁차주 4명의 반환 청구를 기각한 확정판결이 그 점을 보여 준다고 보았습니다.
- 위·수탁계약이 종료되면 양도 대상 회사가 번호판 구입대금 전부를 언제나 반환하여야 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우발채무의 존부와 범위 등에 관한 기망으로 피고인들이 취득한 이득액은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 법리에 보다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7억 3,600만 원 전부를 이득액으로 본 원심의 판단이 위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고, 원심판결에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죄의 이득액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도21196 판결: 대가가 일부 지급된 경우에도 편취액은 교부받은 금원 전부이고,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죄에서도 마찬가지라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7. 4. 19. 선고 2005도7288 전원합의체 판결: 특정경제범죄법을 적용할 때 이득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하여 죄형균형 원칙과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16도1104 판결: 이익의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347조: 사기죄의 성립 근거 조문으로, 원심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와 함께 적용했습니다.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이득액 5억 원 이상을 가중처벌 요건으로 하는 조문으로, 원심은 제1항 제2호를 적용했고 대법원은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으면 이 조문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이 판결은 법인의 영업과 자산 전체를 포괄 양도한 계약에서 1대당 단가를 양도대상 전체의 포괄적 평가로 보아, 일부 차량 몫의 대금을 그대로 이득액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입니다.
- 숨긴 우발채무의 반환의무가 개별 약정과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 이득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러면 특정경제범죄법 제3조를 적용할 수 없습니다.
- 대법원은 계약 체결의 동기와 경위, 계약서 문언, 위·수탁계약과 부수 공지사항의 내용, 관련 민사판결을 살펴 판단했으므로, 이러한 자료를 갖추어 두는 것이 이득액 다툼에서 중요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3도18971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공2024상,861]
- 원심: 수원고등법원 2023. 12. 5. 선고 2023노807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