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기간제근로자 차별시정에서 실제 근무자가 특정되지 않는 정규직 호봉을 비교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기간제근로자 차별시정에서 대법원은 비교대상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할 필요는 없으나 직제에는 있어야 하고, 노동위원회는 신청인이 주장한 근로자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선정할 수 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두53952 판결(차별시정재심판정취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직제상 존재하는 「중앙공급실 소속 기능직 3등급 3호봉의 정규직 보조원」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삼은 것은 그 권한 범위 내의 것으로 적법하다고 보았고, 재심판정에 비교대상 선정의 위법이 있다고 본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은 생략되었으므로, 재심판정이 적법한지는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19. 9. 4. 선고 2018누70815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2. 19. 한 재심판정 중 원고의 재심신청 기각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18. 9. 13. 선고 2018구합59618 판결: 원심과 결론을 달리하여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가 항소했습니다.
쟁점
기간제근로자의 차별적 처우를 판단하려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곧 비교대상 근로자가 있어야 합니다(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이 사건에서는 실제로 근무하는 사람을 특정하기 어려운 직제상의 정규직 직급·호봉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삼을 수 있는지, 신청인이 서면에서 특정 정규직 근로자 2명을 언급한 경우 노동위원회가 그와 다른 표시로 비교대상을 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참가인(근로자)은 노숙인 일자리 사업을 통해 원고에 입사하여 2011. 5. 11. 중앙공급실 소속 일급제 계약직 보조원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했고, 2015. 2. 1. 같은 내용으로 다시 계약하여 근무하다가 2017. 1. 31.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했습니다.
- 중앙공급실은 병원 내 모든 부서에 멸균, 비멸균 물품을 공급하고 처리하는 부서로, 간호사 2명과 정규직·무기계약직·기간제·일급제 계약직 보조원 9명 내지 10명이 근무했습니다. 보조원들은 세부 업무를 한두 개씩 ‘담당자’로 맡고 다른 업무는 ‘지원자’로 도왔습니다.
- 원고는 정규직 보조원에게 호봉제를 시행하면서 최초 입사 시 ‘기능직 3등급 3호봉’을 부여했습니다. 참가인이 서면에서 언급한 정규직 보조원 2명 중 한 명은 2017. 1. 기준 3등급 33호봉이었고, 다른 한 명은 2015. 12.경 3등급 30호봉으로 정년퇴직했습니다.
- 참가인은 정규직 보조원과 달리 조정수당 등 제 수당, 기관성과급,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퇴직금을 받지 못한 것이 차별적 처우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시정을 신청했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손해액 25,394,087원을 배상하라는 시정명령을 했습니다.
- 중앙노동위원회는 「중앙공급실 소속 기능직 3등급 3호봉의 정규직 보조원」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하여 초심판정을 유지했고, 원고는 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 2015. 2. 1.참가인, 다시 기간제 근로계약(2017. 1. 31. 계약기간 만료로 퇴사)
- 2017. 7. 24.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신청
- 2018. 2. 19.중앙노동위원회, 원고의 재심신청 기각
- 제1심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음
- 원심제1심판결 취소, 재심판정 중 원고의 재심신청 기각 부분 취소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서울고등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비교대상 근로자는 원고 사업장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여 온 근로자여야 하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지정한 정규직 보조원 2명을 비교대상으로 삼아 조사·판정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2명과 참가인의 업무는 주된 업무의 내용과 범위 등에서 현저한 질적 차이가 있었다고 판단했고, 피고가 소송에서 다른 보조원 3명을 비교대상으로 든 것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는 처분사유의 추가·변경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달리 원고의 사업장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여 온 구체적 근로자가 아니라, 단지 직제상 상정할 수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 상의 ‘기능직 3등급 3호봉 정규직 보조원’(이러한 지정만으로는 구체적 업무가 특정되지 않으므로, 이는 이에 해당하는 근로자들을 대표하는 총칭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과 같은 표시 내지 특정만으로는 비교 대상 근로자가 적법하게 지정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원심은 결론을 달리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재심판정 중 원고의 재심신청 기각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비교대상 근로자의 실재성과 노동위원회의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 권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의 규정 내용과 기간제근로자에 대해 실제로 존재하는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자 하는 기간제법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근로자에 대하여 차별적 처우가 있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비교대상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중에서 선정하여야 하고, 이러한 근로자가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실제로 근무하고 있을 필요는 없으나 직제에 존재하지 않는 근로자를 비교대상 근로자로 삼을 수는 없다.
비교대상 근로자의 선정은 차별적 처우가 합리적인지를 판단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데, 이 단계를 실체적으로나 절차적으로나 지나치게 엄격하게 보면 차별 여부에 대한 실체 판단에 나아갈 수 없게 되어 차별시정제도를 통한 근로자 구제가 미흡하게 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노동위원회 차별시정제도의 취지와 직권주의적 특성, 비교대상성 판단의 성격 등을 고려하면, 노동위원회는 신청인이 주장한 비교대상 근로자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조사, 심리를 거쳐 적합한 근로자를 비교대상 근로자로 선정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중앙노동위원회의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이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참가인은 최초 신청이유서부터 중앙공급실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보조원을 비교대상으로 적시했고, 손해액은 그중 ‘기능직 3등급 3호봉 정규직 보조원’을 기준으로 산정했습니다. 서면에 정규직 보조원 2명을 언급한 부분이 있으나 그 2명만으로 한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세부 업무는 호봉과 관계없이 혼재되어 배정된 것으로 보이고, 호봉이 높은 정규직 보조원만 멸균 업무를 한 것도 아니며, 전체 업무를 감독하는 간호사가 따로 있었습니다. 그래서 호봉에 차이가 있더라도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볼 여지가 크고, 직제상 존재하는 위 기재로도 충분히 특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사관의 현장조사 결과보고서와 조사보고서에서 정규직 보조원의 업무 전반이 조사되었고, ‘기능직 3등급 3호봉 정규직 보조원’을 기준으로 손해액이 조사·산정되었습니다.
- 중앙노동위원회는 동일성이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 조사, 심리를 거친 뒤 참가인의 근무기간과 의사(참가인이 구하는 배상액) 등을 고려하여 비교대상을 정했으므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비교대상 근로자는 사업장 내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여야 한다는 전제에서 재심판정이 위법하다고 본 데에는 비교대상 근로자의 실재성, 노동위원회의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 권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가 소송에서 다른 보조원 3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재심판정의 비교대상을 변경하지 않는 범위에서 동종·유사한 업무의 정규직 보조원이 존재함을 증명하기 위한 방편에 불과하다고 보아, 이를 비교대상 근로자의 추가·변경으로 본 원심 판단에도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6두47857 판결: 비교대상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중에서 선정하되 실제로 근무할 필요는 없으나 직제에 존재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는 조문으로, 비교대상 근로자를 어떻게 선정할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기간제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차별적 처우의 시정을 신청할 수 있게 한 조문으로, 노동위원회 차별시정제도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노동위원회의 조사·심문 권한을 정한 조문으로, 대법원이 차별시정제도의 직권주의적 특성을 판단하는 근거로 삼았습니다.
- 노동위원회법 제23조: 노동위원회가 관계자에게 진술이나 서류제출을 요구하는 등 조사할 수 있게 한 조문으로, 노동위원회의 비교대상 근로자 선정 권한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기간제근로자의 차별 여부를 비교할 정규직 근로자는 실제로 근무하고 있을 필요는 없으나 직제에는 존재해야 하므로, 직제상의 직급·호봉으로 비교대상을 특정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대법원은 참가인이 비교대상 근로자를 섞어서 주장했더라도, 최초 신청이유서부터 재심 단계까지 중앙공급실 정규직 보조원과 동종·유사한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하고 ‘기능직 3등급 3호봉 정규직 보조원’을 기준으로 한 손해액 주장을 유지한 점 등을 들었습니다. 따라서 차별시정을 신청하는 쪽은 비교대상 근로자의 범위와 손해액 산정 기준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노동위원회는 신청인이 주장한 비교대상 근로자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적합한 근로자를 선정할 수 있으므로, 사용자 측은 신청인이 특정 근로자 몇 명을 언급했다는 사정만으로 비교대상이 그 사람들로 한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19두53952 판결 [차별시정재심판정취소] [공2024상,128]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9. 9. 4. 선고 2018누70815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