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어린 자녀를 키우는 근로자가 공휴일 근무와 이른 아침 근무를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본채용을 거부해도 될까요?
핵심정리
고용이 승계된 육아기 근로자가 시용기간 중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를 하지 못해 본채용을 거부당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사업주의 일·가정 양립 배려의무를 고려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근로자에게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 의무가 있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그러나 원심으로서는 다소 엄격한 기준에 따라 원고가 시용기간과 평가과정에서 육아기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를 다하였는지를 심리·판단했어야 하는데도 본채용 거부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은 이를 남녀고용평등법상 배려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본채용 거부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를 스스로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이 이를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19. 10. 24. 선고 2019누41456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했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19. 3. 21. 선고 2018구합50376 판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가 항소했습니다.
쟁점
시용기간(근로계약상 수습기간)이 끝날 때 사용자가 본채용을 거부하려면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3조). 이 사건에서는 어린 자녀를 키우는 근로자가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를 하지 않아 근태 점수가 깎여 본채용을 거부당한 경우, 그 정당성을 판단하면서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의5에 따른 배려를 다하였는지를 고려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는 상시 약 6,400명의 근로자를 고용한 건물종합관리업 법인으로, 2017. 4. 1. 도로 유지관리용역 도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는 입찰 때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과업인원을 고용승계하고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근로조건 이행 확약서를 냈습니다.
-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종전 용역업체에 2008. 6. 16. 입사해 같은 영업소 영업관리팀에서 일했고, 2017. 4. 1. 원고와 근로계약을 맺었습니다. 근로계약에는 9시부터 18시까지 일근제 근무, 수습기간 3개월,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만 휴일로 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 참가인은 만 1세, 만 6세 자녀를 키우는 여성 근로자로, 종전 용역업체에서는 초번 근무(매월 일정 횟수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를 면제받았습니다. 공휴일에는 다른 팀 일근제 근로자들처럼 연차휴가를 쓴 것으로 대체해 근무하지 않았습니다.
- 참가인은 2017. 4.에는 자녀 등원시간에 맞춘 외출을 허락받아 초번 근무 3회를 모두 했습니다. 2017. 4. 말경 공휴일 출근 지시를 받았으나 2017. 5.부터 공휴일에 출근하지 않았고, 2017. 5. 4. 오랜 근무형태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부당하다는 경위서를 냈습니다.
- 원고가 무단결근이 계속되면 초번 근무 때 외출을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자, 참가인은 2017. 5.부터 초번 근무를 하지 않았습니다.
- 원고는 본채용 평가에서 근태 항목을 50점 가까이 감점해 총점이 70점에 미달했다는 이유로 2017. 6. 30.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재심판정을 하자, 원고가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냈습니다.
- 2017. 4. 1.원고와 근로계약 체결(수습기간 3개월)
- 2017. 5.공휴일 불출근, 초번 근무 미수행
- 2017. 6. 30.본채용 거부통보
- 제1심원고 청구 받아들이지 않음
- 원심제1심판결 취소, 재심판정 취소
- 2023. 11. 16.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및 서울고등법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자의 날은 근무 의무가 없다고 보았지만, 초번 근무 지시는 취업규칙이 예정한 근무시간 변경이고 공휴일은 근로계약상 휴일이 아니므로 참가인에게 근무 의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어 참가인이 자녀 양육 때문에 공휴일 근무가 불가능하다는 사정을 설명하거나 연가 사용허가 같은 조치를 요청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영업관리팀 업무 특성상 공휴일 근무와 초번 근무 분담이 불가피한 점 등을 들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원고 회사가 참가인이 6세와 1세의 어린 자녀 양육 때문에 무단결근 또는 초번 근무지시 거부에 이른 사정을 알면서도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참가인으로 하여금 일과 어린 자녀 양육 중 하나를 택일하도록 강제하는 상황에 처하게 하였고, 그 결과 참가인이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를 수행하지 못하여 수습기간 평가에서 저조한 점수를 받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심은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으며, 결론이 다른 제1심판결을 취소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육아기 근로자에 대한 사업주의 배려의무와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으로 발생하는 근무상 어려움을 육아기 근로자 개인이 전적으로 감당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사업주는 그 소속 육아기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본채용 거부통보가 합리적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원고가 시용기간 동안 육아기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일·가정 양립을 위한 배려의무를 다하였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배려의무의 구체적인 내용은 근로자가 처한 환경, 사업장의 규모 및 인력 운영의 여건, 사업 운영상의 필요성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건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고가 배려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참가인이 본채용 거부통보를 받기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고용승계 조항이 담긴 확약서를 내고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참가인은 약 8년 9개월 동안 같은 업무를 해 온 숙련 근로자입니다. 참가인에게 본채용 거부는 실질적으로 수년간의 고용이 종료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지므로, 신규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보다 다소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종전 용역업체에서 참가인은 초번 근무를 면제받았고 일근제 근로자들은 공휴일에 연차휴가를 써서 근무하지 않았으며, 원고도 다른 팀 일근제 근로자들에게는 공휴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 원고가 든 공휴일 근무의 필요는 교대제 근무자의 순찰·식사시간 공백 보완이었는데, 근무 횟수·빈도·시간을 조절해 연차휴가·외출을 쓰게 하거나 유예기간을 주었더라도 영업소 운영에 큰 지장이 있었으리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영업관리팀에는 교대제 근무자 4명 외에 미납관리실 직원 7명도 있었습니다.
- 원고는 공휴일 휴무가 불가하다고 답해 연차휴가 사용 여지를 미리 차단하고, 초번 근무 때 허용하던 외출을 금지해 참가인이 초번 근무마저 하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했습니다. 참가인은 업무수행능력에는 문제가 없었는데도 전체 점수 중 절반에 가까운 감점을 당했습니다.
- 원고는 참가인이 평일 이른 시간이나 공휴일에 근무하면 양육에 어려움을 겪을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이고, 참가인에게 공휴일 근무를 지시할 경영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참가인에게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 의무가 있어 본채용 거부통보의 원인사실이 인정된다는 원심 판단은 수긍했습니다. 그러나 원심으로서는 다소 엄격한 기준에 따라 원고가 시용기간과 평가과정에서 참가인에 대한 배려를 다하였는지를 심리·판단했어야 하는데도 본채용 거부가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판단했으므로,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남녀고용평등법상 배려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 체결 거부는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나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상당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위 2003다5955 판결과 함께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판단 기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36조 제1항: 제10조, 제37조 제1항과 함께 부모의 자녀 양육권이 중요한 기본권이라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의5: 사업주가 육아기 근로자를 위해 근로시간 조정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문으로, 대법원은 이를 근거로 사업주의 배려의무를 인정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3조: 시용기간 만료 시 본채용 거부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판단의 근거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이 사건처럼 사용자가 고용승계 조항이 담긴 확약서를 내고 도급계약을 체결했고, 근로자가 같은 업무를 오래 해 온 숙련 근로자로서 고용승계를 기대하는 경우에는 본채용 거부가 신규 근로자보다 다소 엄격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육아기 근로자에게 종전과 다른 근무를 지시하는 사업주라면 근무 횟수 조절, 연차휴가·외출 허용, 유예기간 부여 등을 검토했는지가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배려의무의 구체적 내용은 사업장 규모와 인력 여건 등에 따라 사건마다 달리 판단됩니다.
- 대법원은 근로자에게 초번 근무와 공휴일 근무 의무가 있다는 원심 판단을 수긍했고, 배려의무는 본채용 거부의 합리성을 판단할 때 고려할 사정으로 다루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19두59349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공2024상,48]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19. 10. 24. 선고 2019누4145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