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저작권
다른 사람의 글을 자기 글처럼 페이스북에 올린 행위와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자 명예훼손의 판단 기준
핵심정리
다른 사람의 글을 저작자 표시 없이 자기 글처럼 페이스북에 올리고 내용을 바꾼 사건에서, 대법원은 객관적 사정에 비추어 저작자의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으면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보아 원심의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0도10180 판결(저작권법위반)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그 결과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의 점까지 유죄로 보고 피고인을 벌금 1,000만원에 처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데에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대전지방법원 2020. 7. 9. 선고 2019노3475 판결: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의 점까지 유죄로 보아 피고인을 벌금 1,000만원에 처했습니다.
- 대전지방법원 2019. 10. 31. 선고 2019고단1486 판결: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의 점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판결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1호는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여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글을 피해자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고 게시하거나 내용을 바꾸어 게시한 행위가 저작인격권 침해에 해당하는 것과 별도로, 그 행위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특히 명예훼손의 위험을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피해자는 ○○ 박사 학위를 받고 대학이나 기업의 연구원 등을 지낸 후 기술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주제에 관한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또는 저널의 전문가 연재란에 게시하거나 연재했습니다.
- 피고인은 피해자의 글을 페이스북에서 복사하여 개인적으로 소장하거나 피해자에게 부탁하여 건네받았습니다.
- 피해자가 페이스북 계정을 닫은 2014년 이후인 2015. 3. 무렵부터 2018. 8. 무렵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피고인은 피해자의 페이스북 게시글 42개 및 저널 연재글 3개를 피해자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은 채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판에 게시했습니다. 마치 자신의 저작물인 것처럼 게시하거나 임의로 내용을 더하거나 구성을 변경하여 게시했습니다.
- 피고인의 페이스북 친구들이 칭찬 댓글을 달았고, 피고인은 마치 피해자의 글이 자신의 저작물인 것처럼 답글을 달기도 했습니다.
- 피고인이 더하거나 변경한 내용 중에는 피고인의 주관에 따른 사회비판적인 인식 등이 드러나거나 잘못된 상식에 기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피고인의 게시글을 읽은 사람이 피해자에게 피고인의 게시글과 피해자의 글이 너무 비슷하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 2014년피해자가 페이스북 계정을 닫음
- 2015. 3. 무렵피고인이 피해자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기 시작
- 2018. 8. 무렵약 3년 6개월 동안 피해자의 글 45개 게시
- 2019. 10. 31.제1심, 저작인격권 침해 부분 무죄, 벌금 700만원
- 2020. 7. 9.원심, 제1심판결 파기, 저작인격권 침해 부분 유죄, 벌금 1,000만원
- 2023. 11. 30.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저작인격권 침해행위가 공중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저작자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 이 죄의 성립 요건을 다음과 같이 보았습니다.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1호에서 규정한 저작권법위반죄는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저작인격권 침해행위만 있으면 성립하고 그로 인하여 저작자의 명예가 실제로 훼손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은 피해자에게 ○○박사로서의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글을 쓴다는 사회적 평판이 있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글을 자신의 저작물처럼 게시하여 그 평판을 받게 됨으로써 피해자로서는 표절의혹을 받고 이를 해명하여야 하는 등 평판이 훼손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제1심은 저작인격권 침해를 넘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하여 공중에 공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명예를 훼손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으나, 원심은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1호 위반죄의 성립 범위와 명예훼손 위험의 판단 기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때 명예는 저작자가 품성·덕행·명성·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 평가, 곧 사회적 명예를 가리킨다고 보았습니다.
본죄는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통해서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으면 성립하고, 현실적인 침해의 결과가 발생하거나 구체적·현실적으로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저작인격권 또는 실연자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할 위험이 있는지는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주관적 감정이나 기분 등 명예감정을 침해할 만한 행위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침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침해행위의 내용과 방식, 침해의 정도,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저작물 또는 실연과 관련된 활동 내역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저작자 또는 실연자의 사회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행위인지를 기준으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고인은 약 3년 6개월 동안 총 45개에 이르는 피해자의 글을 피해자의 성명을 표시하지 않고 자신의 저작물처럼 게시하여 성명표시권을 침해했고, 임의로 내용을 더하거나 변경하여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했습니다.
- 피해자는 전문지식 등을 바탕으로 글을 게재하면서 학식 등 인격적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평판을 누리고 있었고, 피고인은 피해자가 게시를 중단한 기회에 자신도 상당한 식견이 있는 사람처럼 행세하고자 침해행위에 이르렀다고 보인다고 보았습니다.
- 성명표시권을 침해한 게시물은 불특정 다수에게 피고인의 저작물처럼 인식될 수 있어, 피해자가 진정한 저작자가 맞는지, 피해자의 사회적 평판이 정당하게 형성된 것인지 의심의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한 게시물로 인해 피고인의 주관이나 오류가 원래부터 피해자의 글에 있던 것으로 오해될 수 있고, 피해자의 전문성이나 식견 등에 대한 신망이 저하될 위험도 없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저작인격권 침해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의 점을 유죄로 판단한 것을 수긍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고, 피고인을 벌금 1,000만원에 처한 원심판결이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다354 판결: 저작자의 명예가 품성·덕행·명성·신용 등의 인격적 가치에 관하여 사회로부터 받는 객관적 평가, 곧 사회적 명예를 가리킨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저작권법 제136조 제2항 제1호: 저작인격권을 침해하여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을 처벌하는 조문으로, 피고인의 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 침해 행위를 유죄로 본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다른 사람의 글을 저작자 표시 없이 자기 글처럼 올리거나 내용을 고쳐 올리면 저작인격권 침해에 그치지 않고 저작자의 명예를 훼손한 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현실적인 침해 결과가 없어도 사회적 가치나 평가가 침해될 위험이 있으면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 저작인격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바로 명예훼손 위험이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침해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침해행위의 내용과 방식, 침해의 정도, 저작자의 활동 내역 등 객관적 사정을 따지므로, 저작자로서는 자신의 저작 활동과 평판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판단 기준은 저작자의 주관적 감정이나 기분 등 명예감정이 아닙니다. 불쾌감만으로는 부족하고, 사회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행위인지가 객관적으로 검토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1. 30. 선고 2020도10180 판결 [저작권법위반] [공2024상,155]
- 원심: 대전지방법원 2020. 7. 9. 선고 2019노3475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