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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저작권

공정이용 규정이 생기기 전에 세운 노래비에도 공정이용을 적용할 수 있을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8.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1다216872, 216889 판결

핵심정리

지방자치단체 등이 노래가사를 새긴 노래비 등을 세운 사건에서, 대법원은 2011. 12. 2. 개정 전 저작권법 아래서는 널리 공정이용 법리를 인정하기 어렵고, 신탁한 저작재산권은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된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일부를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1다216872, 216889 판결(손해배상(지)·손해배상(지))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이 사건 4 노래비를 세운 피고와 이 사건 노래가사지를 설치한 피고에 대한 부분, 이 사건 1 노래비를 세운 피고에 대한 그 노래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독립당사자참가인의 나머지 피고들에 대한 상고와 이 사건 1 노래비를 세운 피고에 대한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공정이용과 묵시적 이용허락에 관한 원심 판단 일부를 잘못이라고 보았고, 파기된 부분의 손해배상 책임 유무와 손해액은 환송 후 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1. 22. 선고 2019나28156, 45076 판결: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에서 한 독립당사자참가인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5. 14. 선고 2016가단5041442 판결: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쟁점

작사가는 생전에 노래가사의 저작권을 저작권신탁관리업자에게 신탁했고, 지방자치단체 등이 그 가사를 새긴 노래비와 노래가사지를 세우거나 관리하자 작사가의 상속인과 신탁관리업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공정이용 규정(구 저작권법 제35조의3)이 시행되기 전에 만든 노래비에 공정이용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 저작권을 신탁한 작사가가 노래비 제작을 허락할 권한이 있었는지(신탁법 제2조)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독립당사자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음악저작자들로부터 음악저작물의 저작권을 신탁받아 관리하는 저작권신탁관리업자입니다. 작사가는 생전에 자신이 작사한 노래가사의 저작권을 참가인에게 위탁하는 이 사건 신탁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이 사건 신탁계약은 위탁자가 신탁한 저작물에 대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제3자에게 이용허락 및 권리행사를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작사가는 2012. 3. 26. 사망했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신탁된 작사가의 모든 음악저작물의 재산권과 사용료에 관한 권리를 단독으로 상속했습니다.
  • 피고들은 지방자치단체 등 6곳입니다. 이 사건 1, 4, 5 노래비는 각각 다른 피고가 제작·설치했고, 이 사건 노래가사지는 또 다른 피고가 제작·설치했으며, 나머지 두 피고는 이 사건 2, 3 노래비가 있는 토지의 소유자이거나 장소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 원고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제1심은 기각했고, 원고가 항소했습니다. 참가인은 원심 소송계속 중에 독립당사자참가신청을 하여 피고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작사가(망인)참가인원고피고 2곳노래가사 저작권 신탁신탁 저작물 권리 단독 상속노래비 건립 알리고 의견 요청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1998년경참가인이 이 사건 1 노래비 가사의 저작권을 이미 신탁관리
  2. 2001. 10. 경이 사건 4 노래비 설치
  3. 2005년경이 사건 1 노래비 제작·설치
  4. 2011. 7.경이 사건 노래가사지 설치
  5. 2012. 3. 15.공정이용 규정(개정 저작권법 제35조의3) 시행
  6. 대법원일부 파기환송, 나머지 상고기각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작사가가 이 사건 신탁계약으로 권리를 참가인에게 신탁했으므로 손해배상청구 등 소제기 권한은 참가인만 가지고, 상속인인 원고는 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가인의 청구 중 이 사건 4 노래비와 이 사건 노래가사지 부분은, 구 저작권법에서도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등을 규정한 조항이 공정이용의 역할을 일부 담당하고 있었던 점, 피고들이 지방자치단체 또는 이에 준하는 단체로서 관광명소에 노래비 등을 설치한 점 등을 들어 공정이용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는 위와 같은 공정이용의 법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이 사건 1, 5 노래비 부분은 피고들이 작사가에게 노래비 제작 사실을 알리면서 검토 등을 요청하자 작사가가 노래가사와 유래, 발표날짜 등을 확인해 주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저작권사용료를 언급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작사가의 묵시적·포괄적 허락이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 청구에 대한 결론은 제1심과 같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구 저작권법하에서 공정이용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와 저작재산권을 신탁한 뒤의 권리 귀속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저작물의 공정이용은 저작권자의 이익과 공공의 이익이라고 하는 대립되는 이해의 조정 위에서 성립하는 것이므로 공정이용의 법리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그 요건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을 것이 필요한데, 구 저작권법(2011. 12. 2. 법률 제111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저작권법’이라 한다)은 이에 관하여 명시적 규정을 두지 않으면서 제23조 이하에서 저작재산권의 제한사유를 개별적으로 나열하고 있을 뿐이므로, 구 저작권법하에서는 널리 공정이용의 법리가 인정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저작재산권 등을 신탁하면 대내외적으로 그 저작재산권 등은 수탁자에게 완전히 이전되고, 위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그 권리가 위탁자에게 유보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 판단 일부를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 구 저작권법 제28조는 개정 저작권법 제35조의3과 요건이나 적용 범위가 달라 일반적인 공정이용 법리의 적용 근거로 삼기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노래비와 노래가사지에 노래가사를 기재하는 이용행위는 저작권법상 「복제」에 해당하고,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함으로써 종료된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4 노래비와 이 사건 노래가사지의 이용행위는 개정 저작권법 제35조의3 시행 이전에 완성되었으므로, 그 뒤 계속 존재했더라도 위 규정을 적용할 수 없고, 법률의 근거가 없는 이상 공공의 이익과 조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저작재산권의 제한이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1 노래비는 2005년경 제작·설치되었는데 참가인은 1998년경 이미 그 가사의 저작권을 신탁관리하고 있었으므로, 작사가가 그 이전에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렇다면 작사가가 당시 이용을 허락할 권한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신탁계약의 체결 시기나 내용 등을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5 노래비 부분의 묵시적 허락 판단은 수긍했고, 동상의 제호와 이 사건 2, 3 노래비에 관한 그 밖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노래가사지를 설치한 피고에 대해서는 참가인이 노래가사지와 동상을 합쳐 1,500만 원을 청구했을 뿐 각각의 손해액을 특정하지 않아 그 피고에 대한 부분을 전부 파기했습니다. 또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의 합일확정을 위하여, 참가인 청구 중 파기하는 세 부분(이 사건 4 노래비를 세운 피고, 노래가사지를 설치한 피고, 이 사건 1 노래비를 세운 피고의 그 노래비 부분)에 대응하는 원고 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4 노래비를 세운 피고와 이 사건 노래가사지를 설치한 피고에 대한 부분, 이 사건 1 노래비를 세운 피고에 대한 그 노래비 부분을 파기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관련 법령

  • 구 저작권법 제35조의3(현행 제35조의5 참조): 2012. 3. 15. 시행된 공정이용 규정으로, 그 전에 완성된 노래비와 노래가사지의 이용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구 저작권법 제28조: 원심이 공정이용 법리 적용의 근거로 들었으나, 대법원은 요건이나 적용 범위가 달라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저작권법 제105조: 저작권신탁관리업이 저작권법에 근거하는 업이라는 판단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 신탁법 제2조: 신탁의 정의 조문으로, 저작재산권을 신탁하면 위탁자에게 이용허락 권한이 남지 않는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79조: 독립당사자참가소송의 근거 조문으로, 참가인 청구 부분을 파기하면서 원고 청구 부분도 함께 파기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2012. 3. 15. 이전에 노래가사를 새겨 완성한 노래비에는 그 뒤 노래비가 계속 있었더라도 공정이용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법률의 근거가 없는 이상 공공의 이익과 조화가 필요하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저작재산권 제한이 정당화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저작권을 신탁관리업자에게 신탁한 저작자로부터 받은 이용허락은 신탁 시기와 내용 등에 따라 효력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저작물을 이용하기 전에 신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파기된 부분의 손해배상 책임 유무와 손해액은 환송 후 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할 부분입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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