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매매/분양계약
아파트 잔금일 직전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면 매수인은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아파트 매매계약 때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던 임차인이 잔금일 직전 이를 행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매수인의 잔금 지급 거절이 정당한지 심리해야 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다269139 판결(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은 원고의 잔금 지급 거절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보아 피고의 계약 해제 항변을 받아들였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처분문서의 해석, 매도인의 인도의무, 민법 제536조 제2항의 불안의 항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잔금 지급 거절이 정당한지, 피고의 해제권 행사가 유효한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합니다.
하급심
- 인천지방법원 2023. 7. 14. 선고 2022나53870 판결: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으며, 원심에서 확장한 원고의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 인천지방법원 2022. 1. 12. 선고 2021가단225691 판결: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습니다.
쟁점
매매계약서에 잔금일·인도일(2021. 4. 22.)과 별도로 「실제명도는 2021. 12. 6.로 한다.」는 특약이 있을 때, 매도인이 그날 아파트를 현실인도할 의무를 지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또 잔금일 직전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에 따른 갱신요구권을 행사한 경우, 먼저 잔금을 내야 하는 매수인이 민법 제536조 제2항에 따라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매수인)는 피고(매도인)로부터 임차인이 거주 중인 아파트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2021. 1. 13. 매매). 판시사항은 원고가 실거주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 계약서 제2조는 「매도인은 매매대금의 잔금 수령과 동시에 매수인에게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교부하고 등기절차에 협력하며, 위 부동산의 인도일은 2021. 4. 22.로 한다.」고 정했고, 특약사항으로 「실제명도는 2021. 12. 6.로 한다.」고 정했습니다.
- 임대차보증금 500,000,000원은 원고가 승계하는 조건이었고 임대 만기는 2021. 10. 19.였습니다. 임차인은 계약 무렵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고 아파트를 인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 임차인은 2021. 4. 19. 피고에게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여 2년 더 거주하겠다고 통보했고, 피고는 이를 원고에게 전달했습니다. 원고는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 피고는 2021. 5. 3. 소유권이전등기서류를 물품공탁하고 2021. 5. 10.까지 잔금을 지급하라고 최고한 뒤, 문자메시지·내용증명우편·답변서로 계약 해제의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 원고는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고, 원심에서 손해배상청구와 구상금청구를 추가했습니다.
- 2021. 1. 13.아파트 매매계약 체결
- 2021. 4. 19.임차인이 갱신요구권 행사를 통보
- 2021. 4. 22.잔금일, 잔금이 지급되지 않음
- 2021. 5. 3.매도인이 등기서류를 공탁하고 잔금 지급을 최고
- 원심계약 해제를 인정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
- 대법원원심판결 파기, 인천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계약서상 인도일과 잔금일이 모두 2021. 4. 22.이고 원고가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승계하여 기존 임대차에 따른 점유매개관계를 인수하기로 했으므로, 피고는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겨주면서 목적물반환청구권의 양도 등의 방법으로 아파트를 인도하면 된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명도 특약이 있다고 하여 원고의 잔금지급의무가 선이행의무가 되거나 피고가 2021. 12. 6.까지 아파트를 현실인도할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원고가 의무 없는 현실인도를 조건으로 잔금을 내겠다고 한 것은 적법한 이행제공이 될 수 없고, 해제 의사표시가 담긴 답변서가 2021. 5. 24. 원고에게 송달된 뒤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잔금이 지급되지 않아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했으나, 원심은 그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매매계약의 해석과 민법 제536조 제2항의 불안의 항변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민법 제536조 제2항에서 정한 ‘선이행의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란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계약 성립 후 상대방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 등과 같은 사정으로 상대방의 이행을 받을 수 없는 사정변경이 생기고 이로 말미암아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를 가리킨다.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않았지만 이행기에 이행될 것인지 여부가 현저히 불확실하게 된 경우에는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확실하게 될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이 사건 매매계약의 문언 해석상 쌍방이 피고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일은 2021. 12. 6.로 하되 임차인에 대한 이 사건 아파트의 반환청구권 양도에 의한 간접점유의 이전의무는 그보다 앞서 2021. 4. 22. 잔금 지급,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과 함께 이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고의 잔금 지급 거절이 정당한지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위 계약 해석은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는 매매계약의 성격, 계약 체결 당시 당사자 쌍방의 동기, 목적, 계약체결 경위, 부동산매매계약서 작성 관행, 사회일반의 상식과 거래의 통념에 부합한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피고의 현실인도의무보다 먼저 이행할 잔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습니다.
- 계약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한 임차인이 잔금 지급일 직전 이를 행사하여, 피고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이 생겼다고 볼 수 있고, 원고에게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정변경은 피고의 해제권 행사 시까지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고의 현실인도의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이행거절이 부당하고 피고의 해제 항변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에는 처분문서의 해석, 매매계약에서 매도인의 인도의무, 불안의 항변권에 관한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고의 잔금 지급 거절이 정당한지와 피고의 해제권 행사에 문제가 없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심리할 부분입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1. 3. 25. 선고 2018다275017 판결: 계약 해석에 관하여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계약의 동기와 경위, 거래 관행 등을 종합하여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93025 판결: 민법 제536조 제2항에서 선이행의무자가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의 의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상대방의 채무가 이행기에 이행될지 현저히 불확실해진 경우 선이행의무자도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0. 11. 28. 선고 2000다8533 판결: 매매계약이 완전한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536조: 제2항의 불안의 항변권에 따라 선이행의무자인 매수인이 잔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중심 쟁점이었습니다.
- 민법 제105조: 계약서의 인도일과 실제명도 특약을 당사자의 의사에 따라 해석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법 제543조: 매도인이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행사한 해제권이 유효한지 판단하는 데 관련되었습니다.
- 민법 제2조 제1항: 선이행의무를 그대로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임차인이 잔금일 직전 행사한 계약갱신요구권의 근거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이 사건처럼 계약서에 인도일과 별도로 「실제명도」일을 특약으로 정하면, 대법원은 현실인도는 그날 하고 간접점유 이전은 잔금·등기와 함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인도일과 명도일의 의미를 계약서에 구분해 적어 두면 해석 자료가 됩니다.
- 계약 당시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던 임차인이 잔금일 직전 이를 행사한 사정은 매도인의 현실인도의무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정변경으로 볼 수 있다고 대법원은 보았습니다. 다만 파기환송 사건이므로 잔금 지급 거절이 최종적으로 정당한지는 환송 후 심리에 달려 있습니다.
- 잔금 지급을 거절하면 상대방이 해제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임차인의 의사 표시 경위, 내용증명우편, 공탁과 최고의 시점 등이 사실관계로 다루어졌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3. 12. 7. 선고 2023다26913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 [공2024상,117]
- 원심: 인천지방법원 2023. 7. 14. 선고 2022나53870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