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매매/분양계약
무효인 매매계약으로 낸 대금을 돌려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진행할까요?
핵심정리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무효라고 주장한 토지 매매계약의 대금 반환청구에서, 대법원은 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금 지급 때부터 진행한다고 보아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다302920 판결(부당이득금)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정비기반시설 설치비용이 확정되기 전까지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다고 보아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한 원심 판단을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청구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는지에 관하여 대법원은 「소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라고 보았을 뿐이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3. 10. 25. 선고 2022나2038664 판결: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 일부를 취소하고 피고에게 2,887,771,5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으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2. 9. 7. 선고 2021가합25858 판결: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가 패소했습니다(원심 판결 원문은 「제1심에서 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가」라고 적고 있습니다).
쟁점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인 원고는 지방자치단체인 피고로부터 사업구역 내 토지를 사들이고 대금을 모두 지급한 뒤, 그 토지가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5조 제2항에 따라 무상으로 양도받아야 할 정비기반시설이므로 매매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했습니다. 피고는 소멸시효 완성을 항변했고, 민법 제166조 제1항과 지방재정법 제82조에 따른 소멸시효가 대금을 지급한 때부터 진행하는지,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이 확정될 때까지 진행하지 않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는 2009. 4. 21. 설립인가를 받은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고, 2013. 4. 11.경 사업구역 내 국공유재산을 착공 전까지 매수하여 소유권 이전을 마쳐야 한다는 조건으로 사업시행인가를 받았습니다.
- 원고는 2015. 8. 20. 피고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당일 계약보증금 417,419,820원을, 2015. 10. 16. 매매잔금 3,756,778,400원을 각각 지급했습니다.
- 매매 목적물 가운데 피고가 설치한 공용주차장의 부지인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은 2,887,771,500원입니다.
- 정비사업은 2020. 11. 3. 준공인가를 받았고, 원고는 2021. 3. 26. 총회에서 해산을 결의했습니다.
- 원고는 2021. 8. 27. 이 사건 소를 제기했습니다.
- 2015. 8. 20.매매계약 체결, 계약보증금 지급
- 2015. 10. 16.매매잔금 지급
- 2020. 11. 3.정비사업 준공인가
- 2021. 8. 27.원고 소 제기
- 원심시효 항변 배척, 2,887,771,500원 지급 명령
- 대법원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토지가 무상양도 대상이고, 매매계약 중 이 사건 토지 부분은 원고가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에 상당하는 범위에서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소멸시효에 관하여는 무상양도의 대상과 범위가 설치비용이 확정된 뒤에 결정된다는 이유로, 원고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를 준공인가 내지 준공인가통지 시로 보아 피고의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새로이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에 소요된 설치비용이 확정되기 전까지 원고로서는 이 사건 매매계약 중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부분이 무효로 되는지와 무효 범위를 알 수 없어 권리 행사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고 이는 기한 미도래나 조건 불성취와 같은 법률상 장애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심에서는 피고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으나, 원심은 위와 같이 판단하여 이 사건 토지의 매매대금 2,887,771,500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매매계약 무효를 원인으로 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및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7630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매매계약의 무효를 원인으로 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매대금을 지급한 때에 성립하고 그 성립과 동시에 권리를 행사할 수 있으므로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이와 달리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다고 보아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한 원심판결에는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고가 주장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2015. 8. 20. 계약보증금 417,419,820원을, 2015. 10. 16. 매매잔금 3,756,778,400원을 지급했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청구권은 각 돈을 지급한 때에 성립하였고 그와 동시에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 지방재정법 제82조 제2항에서 정한 소멸시효기간은 5년인데, 원고는 대금지급일부터 5년이 지난 2021. 8. 27.에서야 소를 제기했습니다.
- 달리 권리행사에 기간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과 같은 법률상의 장애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이 확정되기 전까지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제1, 2 상고이유만 판단하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92. 3. 31. 선고 91다32053 전원합의체 판결: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경우는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권리의 존부나 행사 가능성을 사실상 알지 못한 사정은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같은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76307 판결: 위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고, 원심도 같은 판결을 인용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이 법리를 잘못 적용했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66조 제1항: 소멸시효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는 조문으로, 이 사건 기산점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민법 제741조: 원고가 매매계약 무효를 이유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근거 조문입니다.
- 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5조 제2항: 원고가 이 사건 토지를 무상양도 대상이라고 주장한 근거이고, 원심은 이 조문에 따라 새로 설치한 정비기반시설의 설치비용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법률상 장애 상태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지방재정법 제82조: 대법원은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소멸시효기간 5년을 기준으로 원고의 소 제기가 대금지급일부터 5년이 지난 뒤였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매매계약이 무효라는 이유로 대금 반환을 구하는 권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금을 지급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므로, 시효기간은 대금 지급일부터 계산해 두어야 합니다.
- 대법원은 권리가 있는지 알지 못했거나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더라도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므로, 무효 사유를 뒤늦게 알았다는 사정은 시효 진행을 막는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지방자치단체인 피고에 대한 매매대금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에 지방재정법 제82조 제2항의 5년 소멸시효기간을 적용했으므로, 정비사업 준공을 기다리는 동안 이 기간이 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다302920 판결 [부당이득금] [공2024하,1169]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3. 10. 25. 선고 2022나2038664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