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명예훼손/모욕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경우 비방할 목적의 인정 여부
핵심정리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의 이름, 얼굴 사진, 직장명 등을 사전 확인절차 없이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주된 목적이 사적 제재에 가깝다고 보아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여 유죄로 본 원심판결이 정당하다며 피고인들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699 판결(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사이트에 피해자 5명의 신상정보가 게시되게 한 부분과 피고인 2의 인스타그램 게시 부분을 모두 유죄로 본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하급심
- 수원고등법원 2021. 12. 23. 선고 2020노70 판결: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피고인 1에게 벌금 1,000,000원의 선고를 유예하고 피고인 2에게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수원지방법원 2019고합425 판결: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어 사이트 게시 부분은 피고인들 모두 무죄로, 피고인 2의 인스타그램 게시 부분은 유죄로 보아 피고인 2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고,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알린다는 공익적 측면이 있는 신상정보 공개에도 비방할 목적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이 사건 사이트는 2018. 7.경 양육비채권자의 제보를 받아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여 양육비 지급을 촉구하려고 설립되었습니다. 사이트에는 공개 취지가 「양육비를 주지 않는 아빠들이 양육비를 주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 피고인 1은 제보를 받아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정보를 사이트 운영자에게 전달하고 항의를 처리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2018. 9.경부터 2018. 10.경까지 피해자 4명의 사진, 실명, 거주지, 업체명 등이 담긴 글이 게시되게 했습니다.
- 피고인 2는 전 배우자인 피해자를 제보했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8. 9. 6.경 이 피해자의 사진, 실명, 거주지 등이 담긴 글이 게시되게 했습니다. 이 피해자는 양육비 조정조서에 따른 지급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 피고인 2는 같은 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이트 게시 글의 링크 주소와 함께 글을 올리고, 전 배우자를 비하하는 표현을 덧붙인 글을 추가로 게시했습니다.
- 사이트 관계자들은 집행권원 등을 형식적으로 확인하는 것 외에 미지급 경위 등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매월 100만 원의 양육비 지급의무가 있었으나 법원에 감액 신청을 하고 감액된 30만 원을 지급하고 있던 피해자도 공개되었습니다.
- 사이트는 회원 가입 없이 누구나 열람할 수 있었고 하루 평균 방문자가 약 7~8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으며, 공개 후 다수의 양육비 미지급자가 양육비를 지급하기도 했습니다.
- 2018. 7.경양육비 미지급자 신상공개 사이트 설립
- 2018. 9. 6.경전 배우자 신상정보 게시, 피고인 2의 인스타그램 글 게시
- 2018. 9.경부터 2018. 10.경까지다른 피해자 4명의 신상정보 게시
- 제1심사이트 게시 부분 무죄, 인스타그램 게시 부분 유죄
- 원심사이트 게시 부분도 유죄
- 대법원 2024. 1. 4.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채택한 부분에 관하여, 사실관계에는 별다른 다툼이 없고 비방의 목적을 인정할 수 있는지의 법리적 판단이 주된 쟁점이라고 보아 다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사이트 운영의 주된 목적, 얼굴 사진과 세부적인 직장명까지 공개한 범위, 사전에 소명 기회를 주는 등의 확인·검증 절차가 없었던 점 등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 사이트 운영의 주된 목적은 ‘사적 압박을 통하여 양육비 지급을 신속하게 간접강제하기 위함’이라는 점에 대하여는 부인하기 어렵다.
제1심은 피해자들이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아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측면이 크고 주요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등의 이유로 사이트 게시 부분을 무죄로 보았으나, 원심은 이를 사실오인으로 보고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 2의 인스타그램 게시 부분은 제1심과 같이 유죄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의 관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사이트의 신상정보 공개는 특정된 개별 양육비채무자를 압박하여 양육비를 신속하게 지급하도록 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사적 제재 수단의 일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비방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 신상정보 공개가 양육비 미지급 문제라는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였다고 볼 수 있으나, 게시와 삭제가 양육비채권자 개인의 의사에 좌우되었고 양육비 지급이 확인되면 글을 삭제한 점 등에 비추어 주된 목적은 의무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려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은 사이트 관계자에게 법령이 정하는 엄격한 수준의 절차 보장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허용 범위의 한계를 판단할 때 개별 법령의 절차적 권리 보장 취지를 참조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2021. 1. 12. 개정된 양육비이행법의 명단 공개 제도(감치명령 불이행, 3개월 이상의 소명 기회, 양육비이행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등 채무불이행자 공개 제도와 비교하면, 객관적 기준이나 사전 확인절차 없이 양육비 지급 기회도 주지 않고 일률적으로 공개한 것은 양육비채무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도가 커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얼굴 사진,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는 공개 시 피해의 정도가 매우 큰 반면, 공론화 목적은 익명처리가 된 자료 제공이나 통계수치 제시로도 달성할 수 있어 공익적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급박한 사정도 엿보이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피해자들은 공적 인물이나 공직자와 같다고 보기 어렵고, 특정인의 양육비 미지급 사실 자체가 공적 관심 사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비방할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2의 인스타그램 게시 부분에 비방의 목적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도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0. 12. 10. 선고 2020도11471 판결: 비방할 목적은 드러낸 사실이 사회적 평가를 떨어트릴 만한 것인지와 별개의 구성요건이고 모든 구성요건의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5. 10. 14. 선고 2005도5068 판결: 비방할 목적의 의미와 판단 기준,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의 관계,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2022도4171 판결과 함께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4171 판결: 비방할 목적의 의미와 판단 기준,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의 관계,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판단하는 기준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2005도5068 판결과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실을 드러내 명예를 훼손한 행위를 처벌하는 조문으로,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적용 조문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형법 제30조: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전 배우자의 신상정보가 게시되게 한 부분에 공동정범으로 적용되었습니다.
-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1조의5: 양육비채무자 명단 공개의 요건과 절차를 정한 조문으로, 대법원이 사이트의 공개 방식과 비교하는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양육비 미지급처럼 공적 관심 사안과 관련된 사실이라도, 특정 개인을 압박해 지급을 받아내는 것이 주된 목적이면 비방할 목적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 대법원은 얼굴 사진, 구체적인 직장명, 전화번호 공개를 피해가 매우 큰 것으로 보았으므로, 양육비채권자는 양육비이행법의 명단 공개 제도 등 법이 정한 절차를 먼저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제보자도 사이트 관계자와 공모한 것으로 인정되었고, 개인 인스타그램에 비하 표현을 덧붙여 게시 글을 알린 행위도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699 판결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 [공2024상,397]
- 원심: 수원고등법원 2021. 12. 23. 선고 2020노70 판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