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아동학대
부모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녹음한 담임교사 수업 중 발언의 증거능력
핵심정리
대법원은 부모가 자녀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녹음한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수업 중 발언을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로 보아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이를 유죄 증거로 삼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0도1538 판결(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이 피해아동의 부모가 녹음한 녹음파일, 녹취록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2항, 제4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고, 쟁점 공소사실 부분이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어 원심판결 전부를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은 유무죄를 직접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서울동부지방법원은 2025. 2. 12. 선고 2024노115 판결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9노424 판결: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여 쟁점 공소사실(14회 발언)을 유죄로 판단하고, 범죄일람표 순번 4, 9 발언 부분은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 서울동부지방법원 2018고단2633 판결: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피해아동의 부모가 아이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담임교사의 수업 중 발언을 녹음했고, 그 녹음파일과 녹취록이 아동학대 형사재판의 핵심 증거로 제출되었습니다. 30명의 학생이 듣는 수업 중 발언이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의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하는지, 해당한다면 같은 조 제2항과 제4조에 따라 증거로 쓸 수 없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초등학교 3학년 담임교사로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아동학대범죄의 신고의무자였습니다.
- 피해아동은 2018. 3. 14.경 당시 같은 해 3. 2. 자로 피고인이 담임을 맡은 반에 전학을 온 아동이었습니다.
- 피해아동의 부모는 피해아동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수업시간 중 교실에서 피고인이 한 발언을 녹음했습니다.
- 검사는 피고인이 2018. 3. 14.경부터 2018. 5. 8.경까지 피해아동에게 「학교 안 다니다 온 애 같아.」라는 말을 하는 등 총 16회에 걸쳐 정서적 학대행위를 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했습니다.
- 대법원이 판단한 쟁점 공소사실은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2회를 뺀 14회 발언 부분입니다.
- 피고인의 발언은 교실의 특정된 30명의 학생들을 상대로 한 것이었습니다.
- 2018. 3. 14.경~
2018. 5. 8.경 공소사실에 적힌 발언 기간 - 제1심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 원심녹음파일 등 증거능력 인정, 14회 부분 유죄
- 2024. 1. 11.대법원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30명 정도 상당수의 학생들을 상대로 발언했고 초등학교 교육은 공공적인 성격을 가지므로, 수업시간 중 교실에서 한 발언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의 「공개되지 아니한 대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해아동의 부모와 피해아동은 밀접한 인적 관련이 있고, 부모가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녹음에 이르렀으며 녹음 외에 별다른 수단이 없었고 아동학대 범죄의 사회적 해악이 중대하다는 사정을 들어,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제1심은 피고인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 40시간을 선고했고, 원심은 범죄일람표 순번 4, 9 발언 부분을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14회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통신비밀보호법이 금지하는 녹음의 대상인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이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일반 공중이 알 수 있도록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발언을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여기서 ‘공개되지 않았다.’는 것은 반드시 비밀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고 일반 공중에게 공개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며,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인지는 발언자의 의사와 기대, 대화의 내용과 목적, 상대방의 수, 장소의 성격과 규모, 출입의 통제 정도, 청중의 자격 제한 등 객관적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피해아동의 부모가 몰래 녹음한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은 ‘타인 간의 대화’에 해당한다. 피해아동의 부모는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의 상대방, 즉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한 당사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아동의 연령, 피해아동의 부모가 피해아동의 친권자, 법정대리인이라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부모는 피해아동과 별개의 인격체인 이상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이 부정된다고 보았습니다.
- 초등학교 교실은 출입이 통제되는 공간이고, 수업시간 중 학생이 아닌 제3자가 별다른 절차 없이 참석하여 담임교사의 발언을 청취하는 것은 상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제3자에 대한 공개를 의도하거나 감수하고 발언했다고 인정할 사정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의 발언은 특정된 30명의 학생들에게만 공개되었으므로, 대화자 내지 청취자가 다수였다는 사정만으로 공개된 대화로 평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대화 내용이 공적인 성격을 갖는지, 발언자가 공적 인물인지 등은 공개되지 않은 대화인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헌법의 사생활 및 통신의 불가침 규정과 통신비밀보호법의 취지에 비추어, 원심이 든 사정들을 이유로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2항, 제4조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원심판결 중 쟁점 공소사실 부분은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2. 8. 31. 선고 2020도1007 판결: 대법원은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의 의미와 그 판단 방법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부모의 녹음이 제1항이 금지하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의 녹음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었고, 제2항은 제4조와 함께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 대법원은 제14조 제2항과 함께 이 조문에 따라 위반 녹음으로 취득한 대화 내용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화가 공개되었는지는 발언자의 의사와 기대, 장소의 성격, 출입의 통제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며,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듣는 학생이 30명이었다는 사정만으로 수업 중 발언을 공개된 대화로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피해아동의 부모가 친권자, 법정대리인이라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피고인의 수업시간 중 발언에 대하여는 대화에 참여하지 않은 제3자라고 보았고, 아동학대 방지 목적이나 녹음 외에 별다른 유효적절한 수단이 없었다는 원심이 든 사정을 이유로 녹음파일 등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 환송 후 서울동부지방법원 2025. 2. 12. 선고 2024노115 판결은 녹음파일에 기초한 피고인의 법정진술과 피의자신문조서, 부모의 경찰 진술조서와 117신고상담 내용도 2차적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았고, 검사가 제출한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 11. 선고 2020도1538 판결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공2024상,446]
- 원심: 서울동부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9노424 판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