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자동차 회사 공장에서 일한 협력업체 근로자는 모두 그 회사의 파견근로자로 볼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자동차 회사 공장에서 일한 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해 대법원은 계약 명칭에 구애되지 않고 지휘·명령, 사업 편입 등 근로관계의 실질로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하여, 부두 수송 업무를 한 근로자 부분만 파기환송하고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2다224290, 224306 판결(근로자지위확인등청구의소·근로자지위확인등)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수출차 부두 수송 업무를 한 원고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므로, 이 원고가 피고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되어,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 원고들 등의 청구를 기각한 부분과 생산관리, 보전, 수출차 출고(부두 수송 제외) 업무를 한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한 부분은 원심 결론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한 부분에 관하여 원심의 일부 설시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으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2. 2. 16. 선고 2020나2008393, 2008409 판결: 항소심에서 확장·감축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 중 원고들에 대한 부분을 변경하고, 사내협력업체 소속 원고 12명에게 고용의 의사표시와 금원 지급을 명하되(그중 원고 3명은 나머지 청구 기각)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6. 선고 2016가합524550, 2016가합553442(병합) 판결
쟁점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계약을 맺은 사내협력업체 또는 재하도급을 받은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의 공장 안에서 일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도급계약들이 실질적으로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자신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쟁점은 원고들과 피고의 관계가 파견법 제2조 제1호의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소속 회사와 맡은 업무에 따라 어떻게 판단하는지입니다.
사실관계
- 피고는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생산관리업무, 보전업무, 수출용 차량의 출고업무를 사내협력업체들에 도급했습니다.
- 피고는 일부 부품의 서열·불출 공정(생산 순서에 맞게 부품을 배열하여 생산라인에 공급하는 작업)을 부품생산업체나 통합물류전문회사에 맡겼고, 이 회사들은 그 공정을 2차 부품물류회사에 재하도급했습니다.
- 원고들은 계쟁기간 동안 사내협력업체 또는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으로 피고의 공장 안에서 생산관리업무, 보전업무, 수출용 차량 출고업무 가운데 하나를 담당했습니다(계쟁기간은 대략 2006년부터 2014년경까지).
-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생산관리업무에서는 피고 정규직 근로자로 구성된 직영조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로 구성된 하청조가 같은 팀을 이루었고, 정규직 조장이 하청조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했습니다.
- 부두 수송 업무를 한 원고는 2007. 1. 3. 사내협력업체에 채용되었고, 계쟁기간인 2007. 1. 3.부터 2009. 1. 3.까지 수출선적장 밖 야적장에 주차된 차량을 부두로 이동시키는 업무를 했습니다.
-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그 회사 자체 작업장과 피고 사업장에서 번갈아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사내협력업체 소속 원고 12명이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피고의 지휘·명령에 따라 생산관리, 보전, 수출용 차량 출고 업무에 종사했으므로 피고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보았고, 부두 수송 업무를 한 원고도 여기에 포함했습니다. 수출용 차량 출고업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수출용 차량 출고업무 담당 근로자들이 직접생산공정 담당자들과 장소적, 시간적으로 구분된 상태에서 작업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위 출고업무 자체가 수출용 차량의 최종 완성을 위하여서는 생산공정의 진행과 밀접하게 연동되어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므로, 실질적으로는 생산라인 직접생산공정 담당 근로자들과 공동작업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 원고들에 대해서는 피고가 투입·배치 인원을 일방적으로 정하거나 변경권한을 행사했다고 볼 수 없고, 2차 부품물류회사들이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었다는 등의 이유로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근로자파견의 판단 기준과 부두 수송 업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부두 수송 업무는 생산공정 및 수출선적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공정과는 시간적, 장소적으로 떨어져 있고 야적장의 규모가 상당히 방대하여, 부두 수송 업무의 작업속도 및 작업물량은 생산공정과 수출선적장의 시간당 생산차량대수(UPH)에 밀접하게 연동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원고들이 소속된 회사와 맡은 업무에 따라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 원고들: 원심이 든 사정, 곧 피고 공장에서 근무한 것은 2차 부품물류회사가 구체적인 작업배치권을 행사한 결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근로자파견관계 성립을 부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생산관리, 보전, 수출차 출고(부두 수송 제외) 업무를 한 원고들: 협력업체가 피고가 정한 표준T/O, 표준M/H와 다르게 인력규모를 운영할 수 없었던 점, 피고가 제공한 작업표준서가 업무수행 전반에 관한 지시·감독으로 평가될 수 있는 점 등을 든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부두 수송 업무를 한 원고: 이 업무는 위 인용과 같이 다른 공정과 떨어져 있고, 담당 근로자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와 유기적, 기능적인 역할 분담을 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원심이 지휘·명령의 징표로 든 작업표준서 등은 수출선적장 내 PDI(인도 전 최종검사), 방청라인 작업에 관한 것이어서, 피고가 부두 수송 업무의 작업순서, 방법, 요령에 관하여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원심이 파견의 근거로 든 PDA와 수출물류통합관리시스템에 관해서는 이 원고의 계쟁기간이 PDA 시스템 도입 전이어서 당시 지휘·명령이나 업무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었는지 알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부두 수송 업무를 한 원고도 다른 수출차 출고업무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근로자파견관계에 있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그와 같이 판단한 데에 근로자파견의 판단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수 있다고 본 원심 판단에 대한 피고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고, 근무능률향상수당에 관한 원고 3명의 상고이유는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부두 수송 업무를 한 원고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나머지 원고들의 상고와 피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 원고가 피고와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를 계약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지휘·명령, 사업 편입 등의 요소로 판단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다14965 판결: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위 2013다14965 판결과 함께,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근로자파견의 정의 규정으로, 원고들이 소속 회사와 업무별로 이에 해당하는지가 판단 대상이 되었습니다.
-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제1항: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으로,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된 원고들이 피고에게 고용 의사표시를 구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도급이나 재하도급이라는 계약 명칭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 않고, 지휘·명령, 사업 편입, 인원 결정 권한, 업무의 구별과 전문성, 독립적 조직·설비 등 여러 요소로 근로관계의 실질을 판단합니다.
- 이 사건에서는 같은 공장, 같은 수출차 출고업무 안에서도 부두 수송 업무는 따로 판단되었습니다. 대법원이 작업표준서와 PDA 시스템이 그 업무와 계쟁기간에 관한 것인지를 따진 만큼, 자신이 맡은 업무와 기간에 관한 지시·감독 자료를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2차 부품물류회사 소속 원고들에 대해서는 그 회사가 구체적인 작업배치권을 행사하고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춘 점 등에 비추어 근로자파견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2다224290, 224306 판결 [근로자지위확인등청구의소·근로자지위확인등] [공2024하,977]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2. 2. 16. 선고 2020나2008393, 2008409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