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회생/개인파산
파산 신청 후 급여를 전 배우자 명의 계좌로 받았다면 면책을 받을 수 없을까요?
핵심정리
파산 신청 후 급여를 전 배우자 명의 계좌로 받고 그중 상당액이 전 배우자의 다른 계좌로 이체되고 파산관재인의 소명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은 채무자에 대해, 대법원은 면책불허가사유와 재량면책에 관한 법리오해가 있다며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마6319 결정(면책)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채무자의 행위가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고 재량면책도 허용할 수 없다고 본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면책을 허가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환송 후 의정부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의정부지방법원 2023. 6. 8. 자 2023라60006 결정: 채무자의 면책을 허가하지 않은 제1심결정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쟁점
파산 및 면책을 신청한 채무자가 급여를 전 배우자 명의 계좌로 받고 그중 상당액이 전 배우자의 다른 계좌로 옮겨진 일이 문제 되었습니다. 이 행위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1호, 제650조 제1항 제1호의 재산 은닉 등 면책불허가사유와 제658조의 설명의무위반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는지, 해당하더라도 제564조 제2항의 재량면책을 허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 채무자는 2008. 2. 21. 전 배우자와 협의이혼 신고를 했습니다.
- 채무자는 2021. 5. 7. 파산 및 면책을 신청하여 2021. 11. 19. 파산선고를 받았습니다.
- 채무자는 2021. 6.경부터 2022. 6. 중순경까지 전 배우자가 근무하던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전 배우자 명의 계좌로 급여를 받았습니다. 전 배우자의 소개로 단기간 근무하다가 퇴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 파산선고 이전에 회사에서 이 계좌로 2021. 8. 15. 1,087,220원, 2021. 8. 20. 2,755,950원, 2021. 10. 15. 1,087,220원, 2021. 10. 20. 2,175,750원이 이체되었습니다. 이 계좌에서 전 배우자 명의 다른 은행 계좌로 2021. 8. 21. 220만 원, 2021. 10. 21. 200만 원이 이체되었습니다.
- 파산관재인은 계좌의 입출금 경위, 인출된 현금의 사용처 등에 관한 소명을 요구했으나, 채무자는 이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았습니다.
- 채무자는 1999년경부터 인쇄소를 운영하다가 2009년경 당시 운영하던 회사의 부도로 인한 보증채무로 경제적 파탄에 이르렀고, 이의신청을 한 채권자는 없었습니다.
- 2021. 5. 7.채무자 파산 및 면책 신청
- 2021. 6.경회사 근무 시작, 급여를 전 배우자 명의 계좌로 받음
- 2021. 11. 19.파산선고
- 제1심면책불허가
- 2023. 6. 8.원심, 제1심결정을 그대로 인용
- 2024. 5. 30.대법원, 원심결정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채무자가 회사 급여를 전 배우자 명의 계좌로 받고 급여 상당액이 전 배우자 명의 다른 은행 계좌로 이체된 사실, 파산관재인의 소명 요구에 채무자가 제대로 응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원심은 이 행위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1호, 제650조 제1항 제1호(재산의 은닉, 손괴 또는 불이익한 처분행위)와 같은 법 제564조 제1항 제1호, 제658조(설명의무위반 행위)에서 정한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고, 같은 법 제564조 제2항의 재량면책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에 따라 채무자의 면책을 허가하지 않은 제1심결정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의 처분과 파산관재인에 대한 설명의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채무자회생법 제382조 제1항, 제383조 제1항에 따르면, 채무자가 파산선고 당시에 가진 모든 재산은 파산재단에 속하되,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은 파산재단에 속하지 않는다. 따라서 채무자가 파산재단에 속하지 아니하는 재산을 임의로 처분하였다고 하더라도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1호, 제650조 제1항 제1호의 면책불허가사유인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을 은닉 또는 손괴하거나 채권자에게 불이익하게 처분을 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채무자회생법 제564조 제1항 제1호, 제658조, 제321조에서 면책불허가사유로 정하고 있는 설명의무위반죄의 대상이 되는 ‘파산에 관하여 필요한 설명’이란 파산관재인 등이 채무자에게 요청하는 모든 사항에 관한 설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안에서 기록상 드러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여 파산절차의 진행을 위하여 필수적인 내용에 관한 설명으로 한정되어야 한다.
대법원은 또 사기파산죄의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은 그 이익에 관한 단순한 인식으로는 부족하고 ‘자기 또는 타인의 이익 추구에 대한 적극적 의욕’에 이르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채무자의 회사에 대한 급여채권의 일부 또는 전부는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민사집행법 시행령 제3조에 의한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합니다. 급여가 계좌에 입금되면 그 예금은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지만, 원래의 압류금지 취지는 참작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그러므로 채무자가 파산선고 전에 받은 급여 중 상당액을 전 배우자 명의 다른 계좌로 송금했더라도 파산재단에 속하는 재산의 은닉, 손괴 또는 불이익한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당시 채무자에게 미성년 자녀(2004년생)가 있었던 점, 전 배우자의 소개로 회사에서 단기간 근무하다가 퇴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익 추구를 적극적으로 의욕하거나 채권자를 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이러한 사정 아래에서 파산관재인이 요구한 추가 소명은 ‘파산절차의 진행을 위하여 필수적인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채무자가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더라도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회사 부도로 인한 보증채무로 경제적 파탄에 이른 점,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는 행위가 있더라도 그 정도가 경미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가족들과의 재결합을 위하여 신청한 것으로 보이는 점, 이의신청을 한 채권자가 없는 점 등과 면책제도의 사회적·정책적 기능을 고려하면 재량면책을 허용할 상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든 사정만으로 채무자의 행위가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고 재량면책을 허용할 수 없다고 본 원심결정에 면책불허가사유와 재량면책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법령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4조: 제1항 제1호는 파산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면책불허가사유로 정하고, 제2항은 그런 사유가 있어도 상당하면 면책을 허가하는 재량면책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0조: 원심이 적용한 재산 은닉 등 사기파산죄 조항으로, 대법원은 이 조항의 목적 요건을 적극적 의욕으로 해석했습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83조: 압류할 수 없는 재산은 파산재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압류금지 급여의 처분이 은닉 등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데 쓰였습니다.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58조: 설명의무위반죄 조항으로, 파산관재인의 소명 요구가 파산절차 진행에 필수적인 내용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 민사집행법 제246조: 급여채권 중 압류금지 부분을 정한 조항으로, 민사집행법 시행령 제3조의 월 185만 원과 함께 채무자 급여의 압류금지 여부 판단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채무자의 급여채권 일부 또는 전부가 압류금지채권이고, 급여가 계좌에 입금된 예금은 압류금지채권이 아니지만 원래의 압류금지 취지가 참작될 여지가 있다는 사정을 고려하여, 채무자가 파산선고 전에 받은 급여 중 상당액을 전 배우자 명의 다른 은행 계좌로 송금했더라도 재산 은닉 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계좌에 입금된 예금 자체는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판단했습니다.
- 파산관재인의 설명 요구가 모두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파산절차 진행에 필수적인 내용으로 한정됩니다. 이 사건에서도 소명을 하지 못한 점이 원심에서 면책불허가사유(설명의무위반)의 근거가 되었으므로, 소명 요구에는 성실히 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면책불허가사유가 문제 되더라도 법원은 파산에 이른 경위, 행위의 정도, 재기 의욕, 채권자의 이의신청 유무 등과 면책제도의 사회적·정책적 기능을 고려하여 재량면책을 할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5. 30. 자 2023마6319 결정 [면책] [공2024하,997]
- 원심: 의정부지방법원 2023. 6. 8. 자 2023라60006 결정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