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행정심판/행정소송
감리 부실로 부실공사 우려가 생기면 발주청은 벌점을 반드시 부과해야 할까요?
핵심정리
감리 부실로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발주청이 벌점을 부과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의 벌점부과처분이 부과 여부에 관한 한 재량이 인정되지 않는 기속행위라고 보았고, 벌점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기각한 원심 결론이 유지되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3두54242 판결(벌점부과처분취소)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원고들의 벌점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모두 기각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벌점부과처분을 재량행위로 보고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으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3. 8. 30. 선고 2022누66936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22. 10. 21. 선고 2022구합57718 판결: 원심 판결 원문에 따르면 원심과 결론을 달리하였고, 피고가 항소했습니다.
쟁점
발주청이 처음에는 벌점 없이 주의 조치만 했다가, 서울특별시 감사위원회가 벌점부과 조치 부적정을 이유로 벌점부과를 다시 요구하자 벌점을 부과한 사건입니다.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이 정한 벌점부과처분이 행정청이 부과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재량행위인지, 요건이 갖추어지면 반드시 부과해야 하는 기속행위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이 판단에는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21조의4 제1항, 제2항의 개정 경위가 함께 검토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 회사는 건설엔지니어링 및 감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 2는 원고 회사에 소속되어 감리업무 등을 수행한 건설기술인입니다. 피고는 서울특별시가 도시철도의 건설·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한 공법인입니다.
- 원고 회사는 2018. 5. 14. 다른 사업자 등과 공동수급체를 결성하여 피고와 지하철 1~4호선 내진보강공사 및 방음벽 교체공사에 관한 건설사업관리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원고 2를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으로 지정했습니다. 원고들은 2018. 5. 16.부터 2021. 2. 10.까지 용역을 수행했습니다.
- 서울특별시 감사위원회는 감사에서 원고들이 기존 철근의 간섭 등을 확인하지 않고 설계내용을 임의로 변경하고 임의로 시공하여 기존 철근콘크리트 벽체의 단면손실 및 손상 등을 초래하였다는 사실(이 사건 임의변경)을 발견했습니다. 감사위원회는 2019. 2. 25. 피고에게 원고들에게 벌점을 부과하도록 요구했습니다.
- 피고는 2021. 1. 13. 원고들에게 벌점을 부과하지 않고 주의 조치(선행조치)만 했습니다.
- 감사위원회는 2021. 1. 14.부터 감사결과 처분요구 이행실태 감사를 실시하고, 벌점부과 조치 부적정을 이유로 피고에게 원고들에 대한 벌점부과를 다시 요구했습니다.
- 피고는 사전통지, 의견청취 절차 등을 거쳐 2022. 1. 12. 이 사건 임의변경에 관하여 원고 회사에 0.55점, 원고 2에게 1점의 벌점을 부과했습니다(이 사건 처분).
- 2018. 5. 14.건설사업관리용역 계약 체결
- 2019. 2. 25.감사위원회, 피고에게 벌점 부과 요구
- 2021. 1. 13.피고, 벌점 없이 주의 조치
- 2022. 1. 12.피고, 원고들에게 벌점 부과
- 원심제1심판결 취소, 원고들 청구 모두 기각
- 대법원상고 모두 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들이 공사감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아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본 피고의 판단이 합리적이라고 보아 처분사유를 인정했습니다. 신뢰보호의 원칙에 관하여는 선행조치를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도, 원고들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행위를 하였다거나 신뢰 그 자체를 넘어서는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그 판단 과정에서 벌점 부과 여부에 피고의 재량이 있다고 다음과 같이 보았고, 비례원칙 위반 주장도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로 심사하여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 등 관계규정의 문언 내용과 체계, 벌점 부과의 목적과 특성 등을 고려할 때 공사감리를 불성실하게 하여 부실공사가 발생할 우려가 있더라도 벌점을 부과할지 여부 등에 대해 발주청인 피고에게 재량이 있다고 보이는 점
제1심판결은 원심과 결론을 달리했고, 원심은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에 따른 벌점부과처분이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기속행위의 경우 법원은 사실인정과 관련 법규의 해석·적용을 통하여 일정한 결론을 독자적으로 도출한 후 그 결론에 비추어 행정청의 판단이 위법한지를 심사한다. 재량행위의 경우 법원은 행정청의 공익판단에 관한 재량의 여지를 감안하여 일정한 결론을 독자적으로 도출하지는 않고 행정청의 판단에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한다.
이와 같은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 제2항의 형식이나 체계, 문언과 개정 경위 및 내용, 건설공사 부실 방지의 중요성 및 부실공사에 대한 제재 필요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은 ‘부실공사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행정청이 벌점을 의무적으로 부과하여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에서 규정한 벌점부과처분은 부과 여부에 관한 한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지 않는 기속행위이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벌점 부과 여부에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21조의4 제1항은 「부실벌점을 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으나, 2001. 1. 16. 법률 제6369호로 개정되면서 「부실벌점을 주어야 한다」로 바뀌었습니다.
- 같은 조 제2항도 같은 개정으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에서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로 바뀌었습니다.
- 개정 이유는 「앞으로는 이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도록 함으로써 건설공사 및 설계 등 용역업무의 부실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함」이었습니다.
- 이 내용은 2013. 5. 22. 법률이 전부 개정되어 제명이 건설기술 진흥법으로 바뀐 뒤에도 제53조 제1항, 제2항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 대법원은 여기에 건설공사 부실 방지의 중요성 및 부실공사에 대한 제재 필요성 등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사건 처분을 벌점부과 여부에 관하여도 재량행위로 보아 비례의 원칙 위반에 따른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여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지 않다고 인정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 임의변경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상고이유와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을 다투는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이로써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7두18321 판결: 어느 행정행위가 기속행위인지 재량행위인지는 처분의 근거 규정의 형식이나 체계 또는 문언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두19239 전원합의체 판결: 위 2007두18321 판결과 함께 기속행위와 재량행위를 근거 규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구별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1. 2. 9. 선고 98두17593 판결: 아래 2018두41907 판결과 함께, 기속행위와 재량행위의 사법심사가 다른 모습으로 이루어지고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는 법령 해석의 잘못, 사실오인, 비례·평등 원칙 위반 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9. 12. 13. 선고 2018두41907 판결: 위 98두17593 판결과 함께, 기속행위와 재량행위의 사법심사가 다른 모습으로 이루어지고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는 법령 해석의 잘못, 사실오인, 비례·평등 원칙 위반 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건설기술관리법 제21조의4: 2001. 1. 16. 개정으로 「줄 수 있다」가 「주어야 한다」로 바뀐 경위가 벌점부과처분을 기속행위로 해석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이 사건 벌점 부과의 근거 조문으로, 대법원은 제1항의 벌점부과처분을 부과 여부에 관한 한 기속행위로 해석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이 판결에 따르면 건설기술 진흥법 제53조 제1항의 벌점은 부실공사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부과 여부에 관하여 행정청의 재량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벌점 부과를 다투는 쪽은 감리나 공사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않아 부실공사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합니다.
- 대법원은 「부과 여부에 관한 한」 기속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벌점의 크기에 관하여는 이 판결이 따로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 이 사건에서는 발주청이 처음에 벌점 없이 주의 조치만 했다가 감사 요구에 따라 벌점을 부과했는데도 신뢰보호의 원칙 위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선행조치를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점과 그로 인한 이익 침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았고, 대법원도 이 판단을 수긍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3두54242 판결 [벌점부과처분취소] [공2024상,857]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3. 8. 30. 선고 2022누6693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