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교통사고/보험/후유장애
생전 정신질환 진단이 없었던 피보험자의 자살과 보험약관 면책 예외사유의 심리 방법
핵심정리
생전 정신질환 진단·치료 기록이 없는 피보험자가 자살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주변인 진술 등 모든 자료로 의학적 견해를 확인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심리해야 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529 판결(보험금)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생전 진단·진료 기록과 의사의 진단서·소견서가 없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면책 예외사유를 부정한 것을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보험회사들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하여 판단합니다.
하급심
- 창원지방법원 2021. 11. 4. 선고 2020나57766 판결: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0. 6. 5. 선고 2019가단36369 판결: 원심과 결론을 달리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했고, 피고들이 항소했습니다. 인용 범위는 원심 판결 원문에 나오지 않습니다.
쟁점
보험약관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두면서,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는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정하고 있었습니다. 생전에 정신질환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없는 피보험자가 자살한 경우 이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법원이 어떤 자료로 이를 판단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상법 제659조 제1항, 제732조의2가 관련 조문입니다.
사실관계
- 피보험자는 회사에 근무하던 중 야근 후 2018. 2. 27. 00:09경 귀가하였다가 00:30경 자신의 집 안방 욕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원고 1은 피보험자의 남편이고 원고 2, 원고 3은 자녀들입니다.
- 피고들은 피보험자를 피보험자로 하여 사망보험금을 포함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회사들입니다. 약관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면책사유로 두고,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한다.」를 예외로 두었습니다.
- 피보험자는 사망 무렵 폭증한 업무량으로 연장근무가 잦았고, 당시 7세와 3세인 자녀를 양육하면서 2018. 1. 예정한 육아휴직을 연기했다가 재차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자 사망 전날인 2018. 2. 26. 육아휴직 신청을 철회했습니다.
- 피보험자는 자살에 이르기 전에 주요우울장애를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 근로복지공단 산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018. 11. 19. 피보험자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판단했습니다.
- 원고 1은 2018. 12. 17.부터 2018. 12. 28.까지 피고들에게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피고들은 자유로운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 2018. 2. 26.피보험자가 육아휴직 신청 철회
- 2018. 2. 27.피보험자 사망
- 2018. 11. 19.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업무상 재해로 판단
- 제1심원고들의 청구 인용
- 원심제1심 판결 취소, 원고들의 청구 모두 기각
- 2024. 5. 9.대법원이 원심판결 파기, 창원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보험자가 평소 건강했고 우울증이나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으로 진단이나 진료를 받은 적이 없으며, 사망 직전 정신질환이 있었다고 평가하는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의 심리학적 의견서는 생전의 피보험자를 직접 상담하여 얻은 자료를 기초로 한 것이 아니어서 의학적 소견과 동일시할 수 없고,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요건과 약관의 요건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므로 업무상 재해 인정을 이유로 바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망인은 자신의 생명을 끊는다는 것을 의식하고 그것을 목적으로 의도적으로 자기의 생명을 절단하는 행위를 하여 자살한 것으로 보이고, 정신질환이나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제1심은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했으나, 원심은 면책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자살 면책사유의 범위와 생전 진단이 없는 경우의 판단 방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경우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므로,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
사망한 사람이 생전에 주요우울장애 진단을 받았거나 관련된 치료를 받은 사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서는 사망한 사람의 나이와 성행, 그가 자살에 이를 때까지의 경위와 제반 정황, 사망한 사람이 남긴 말이나 기록, 주변인들의 진술 등 모든 자료를 토대로 사망한 사람의 정신적 심리상황 등에 대한 의학적 견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망한 사람의 주요우울장애 발병가능성 등을 비롯하여 그가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여지가 없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피보험자는 고유 업무 분야가 아닌 전산시스템 개발 업무도 함께 맡아 개통 지연으로 문책을 받는 등 상당한 업무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 직장동료나 남편에게 죽고 싶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고, 자살 직전 두 달 정도 피로, 집중력 감소, 수면장애 등 주요우울장애 환자의 증상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 사망이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습니다.
- 정신보건임상심리사가 작성한 심리학적 의견서에 주요우울장애가 의심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생전 정신질환 진단·진료가 없고 의사의 진단서나 소견서 등이 없다는 사정만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보고, 원심의 판단에 「보험계약 약관의 면책 예외사유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사망 전 상태를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와 유족 등 주변인의 진술을 토대로 의학적 견해를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주요우울장애 발병가능성 등을 심리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다5378 판결: 자살 면책사유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까지 포함하지 않아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1. 4. 28. 선고 2009다97772 판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를 나이와 성행, 정신질환의 진행경과, 자살의 동기와 경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위 종합 판단 법리와 함께, 주요우울장애로 자살하였다고 볼 만한 의학적 견해가 제출되면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상법 제659조 제1항: 피보험자 등의 고의로 생긴 보험사고에 대한 보험자 면책을 정한 조문으로, 이 사건에서는 피보험자의 자살이 고의에 의한 사고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 상법 제732조의2: 사망보험에서 중대한 과실로 생긴 사고에도 보험자가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고 정한 조문으로, 고의에 의하지 않은 사망이 보험사고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생전에 정신질환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않았더라도 남긴 말이나 기록, 주변인 진술 등 모든 자료로 의학적 견해를 확인하여 면책 예외사유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유족은 사망 전 업무 상황, 언행, 증상에 관한 자료를 모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 대법원은 업무상 재해 인정과 심리학적 의견서를 다른 사정과 함께 고려했을 뿐, 그 자체로 보험금 지급을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보험금 지급 여부는 환송 후 원심의 심리 결과에 따라 정해집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5. 9. 선고 2021다297529 판결 [보험금] [공2024하,888]
- 원심: 창원지방법원 2021. 11. 4. 선고 2020나5776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