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IT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돈을 주고 사들인 개인정보는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것일까요?
핵심정리
정보주체의 동의가 없음을 알면서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개인정보를 유상으로 매입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의 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한 원심 결론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19도3402 판결(개인정보보호법위반(일부예비적죄명: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피고인들이 개인정보 판매자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를 무죄로 본 원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제2예비적 공소사실(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에 관하여 대법원은 원심이 든 이유는 잘못이라고 보았으나, 무죄 결론은 정당하므로 그 잘못이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2. 14. 선고 2018노678 판결: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이 다른 피고인 등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다른 피고인으로부터 그 사정을 알고 제공받은 행위는 유죄로 인정하여 피고인 1에게 징역 1년 6월, 피고인 2에게 징역 1년, 피고인 3에게 징역 10월(각 집행유예)을 선고하고, 개인정보 판매자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1. 25. 선고 2017고단6249 판결: 피고인들이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에 관한 주위적 공소사실은 무죄로, 예비적 공소사실(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은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텔레마케팅 업자들이 개인정보 판매자로부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유통되는 개인정보를 돈을 주고 사들였습니다. 이 행위가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1호, 제72조 제2호 전단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한 것인지, 또는 같은 호 후단의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 1은 텔레마케팅 등의 방법으로 인터넷서비스 가입자를 유치하는 업체의 운영자로, 판매자 등으로부터 메신저나 이메일로 엑셀파일에 담긴 개인정보를 제공받아 오토콜 시스템으로 영업에 사용했습니다.
- 피고인 2는 2016. 7.경부터 텔레마케팅 중간매집 총판 영업을 하는 업체를, 피고인 3은 텔레마케팅 업체를 운영했습니다.
-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텔레마케팅 업무 등을 위해 개인정보 판매자 등으로부터 대량의 개인정보를 그 출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수회에 걸쳐 유상으로 매입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 피고인 1은 피고인 2에게 개인정보를 건당 50원의 대가로, 피고인 2는 피고인 3 등에게 건당 50원 또는 100원의 대가로 제공했습니다.
- 검사는 판매자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를 처음에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1호 위반으로 기소했습니다. 이어 제1심에서 공소장변경으로 제72조 제2호 위반을 예비적으로 추가했고, 원심에서 정보통신망법 위반을 제1예비적으로 추가했습니다. 그 결과 제72조 제2호 위반은 제2예비적 공소사실이 되었습니다.
- 2013. 1.경부터 2017. 7.경 사이피고인 1이 판매자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음(공소사실)
- 2018. 1. 25.제1심, 제72조 제2호 예비적 공소사실 유죄
- 2019. 2. 14.원심, 제1심판결 파기, 이 부분 무죄
- 2024. 6. 17.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를, 행위자가 정보주체로부터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처리 동의를 받으면서 그 과정에서 정보주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정한 행위를 한 경우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았습니다. 피고인들은 판매자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았을 뿐 정보주체들로부터 취득하거나 동의를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 행위자가 정보주체로부터 그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또는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은 사실 자체가 없는 경우에는 위 조항에 의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1심은 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으나, 원심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의 해석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 전단에서 규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이란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기 위하여 사용하는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3263 판결 등 참조). 그중 개인정보 취득 과정에서 사용하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에는 정보주체나 개인정보 보유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는 물론 해킹과 같이 정보주체 등의 의사결정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도 포함된다.
한편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가 전단과 후단에서 ‘취득한 자’와 ‘제공받은 자’를 구별하여 정하고 있으므로 개인정보가 정보주체의 동의 등에 기하지 아니한 채 유통되고 있는 사정을 알면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만으로는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 전단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하여 개인정보를 취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이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하여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개인정보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 후단에 해당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전단과 후단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들이 판매자 등으로부터 대량의 개인정보를 출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수회에 걸쳐 유상으로 매입한 사실만으로는, 위계 등 부정한 방법으로 판매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거나 해킹 등 그 자체로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매입한 개인정보가 그 전 단계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된 것이라는 사정을 피고인들이 알았다고도 보기 어려워 후단도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제72조 제2호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은 단순히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얻는 것과 구별되는 행위여야 하고, 피고인들이 정보주체의 동의가 없음을 알고 있었더라도 개인정보의 출처나 유통 경위를 알지 못했다면 그 사정을 구체적으로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정보주체로부터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동의를 받은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결론은 정당하므로 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위적 공소사실과 제1예비적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 판단에도 잘못이 없다고 보았고, 유죄 부분은 검사가 불복이유를 적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3263 판결: 대법원은 제72조 제2호 전단의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이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한 방법이라고 인정되는 일체의 행위를 말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1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조문으로, 제2예비적 공소사실의 금지 규정이었습니다.
-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2호: 부정하게 취득한 자(전단)와 그 사정을 알면서 영리 등 목적으로 제공받은 자(후단)를 처벌하는 조문으로, 대법원은 두 부분을 나누어 피고인들에게 모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수단이나 방법을 사용하여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그 처리에 관한 동의를 받았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으면 제72조 제2호 후단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다른 피고인 등에게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사정을 알고 다른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받은 행위는 원심에서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1호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되었습니다.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피고인 1과 피고인 2에게 추징을 선고했습니다.
- 이 판결은 2020. 2. 4. 개정 전 구 개인정보 보호법에 관한 것이므로, 그 뒤의 행위는 현행 조문을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19도3402 판결 [개인정보보호법위반(일부예비적죄명: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공2024하,1143]
-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2. 14. 선고 2018노67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