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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민사 · IT

가입자가 통신사에 자기 개인정보의 가명처리를 멈춰 달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0.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4다210554 판결

핵심정리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 제공 회사에 통계·과학적 연구 등 목적의 가명처리 정지를 구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가명처리가 개인정보 보호법상 처리정지 요구 대상인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4다210554 판결(처리정지)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가명처리가 처리정지 요구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본 원심 판단에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1항 제1문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은 생략했고,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의 심리로 정해지게 됩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3. 12. 20. 선고 2023나2009236 판결: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한 제1심판결 부분은 정당하고 이 부분에 대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제1심판결 중 청구취지를 초과하여 모든 가명처리의 정지를 명한 부분은 처분권주의 위반이라고 보아 제1심판결을 변경했습니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에 대하여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2에 따른 가명정보의 처리를 위하여 「가명처리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 19. 선고 2021가합509722 판결: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였고, 원심판결은 제1심판결이 청구취지를 넘어 피고에게 원고들의 개인정보에 대한 모든 가명처리의 정지를 명했다고 보았습니다.

쟁점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1항 제1문은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 처리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자들이 서비스 제공 회사를 상대로 통계,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의 가명처리를 하지 말라고 요구했을 때, 같은 법 제2조 제1호의2에서 정한 가명처리가 처리정지 요구의 대상인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들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인 피고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입니다.
  • 피고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들로부터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및 제3자 제공에 관한 동의서를 받아 원고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한 개인정보처리자입니다.
  • 원고들 중 한 사람은 2020. 10. 19. 피고에게 향후 자신의 개인정보를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보존의 목적으로 가명처리하는 것에 대한 처리정지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 피고는 2020. 10. 30. 이 처리정지 요구를 거절하는 회신을 했습니다.
  • 원고들은 2021. 2. 8. 피고를 상대로 과학적 연구, 통계, 공익적 기록보존의 목적을 위하여 원고들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처리정지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원고들피고원고 중 한 사람서울중앙지방법원이동통신 이용계약,개인정보 수집 동의가명처리 정지요구(피고 거절)처리정지 청구 소 제기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20. 10. 19.원고 중 한 사람, 피고에게 가명처리 정지 요구 이메일
  2. 2020. 10. 30.피고, 처리정지 요구 거절 회신
  3. 2021. 2. 8.원고들, 처리정지 청구 소 제기
  4. 2023. 1. 19.제1심, 원고들 청구 인용
  5. 2023. 12. 20.원심, 제1심판결 변경, 가명처리 금지 판결
  6. 2025. 7. 18.대법원, 원심판결 파기환송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고들이 정지를 구한 가명처리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2 제1항에 따른 가명정보의 처리를 위한 사전 준비단계의 일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고, 가명처리하여 생성된 가명정보는 추가정보의 사용·결합 등에 의하여 정보주체에 대한 식별가능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 등을 들어 이러한 가명처리가 처리정지 요구의 대상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같은 법 제37조 제2항 제1호의 거절 사유(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이에 따른 결론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은 정보주체로서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1항에 따라 개인정보처리자인 피고에 대하여, ‘피고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2에 의하여 가명정보를 처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들(원고들)의 개인정보를 가명처리하는 것’의 정지를 요구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같은 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원고들의 처리정지 요구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소장 부본을 송달받음으로써 향후 원고들의 개인정보에 대하여, 같은 법 제28조의2에 따른 가명정보의 처리를 위하여, 가명처리를 하여서는 아니 될 의무가 있고, 피고가 이와 같은 의무의 존재 여부를 다투고 있어 임의의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이상 원고들로서는 이를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제1심도 원고들의 청구를 받아들였으나, 원심은 제1심판결 중 청구취지를 넘어 모든 가명처리의 정지를 명한 부분이 처분권주의에 위반된다고 보아 정지 대상을 제28조의2에 따른 가명정보의 처리를 위한 가명처리로 한정하는 내용으로 제1심판결을 변경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가명처리가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1항 제1문의 처리정지 요구 대상인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가명처리”는 그 개념적 정의에 의하더라도 개인정보에 대한 식별의 위험성을 낮추는 방법이므로, 정보주체에 대한 권리 또는 사생활 침해의 위험을 발생시킬 수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여러 유형의 개인정보 “처리”와는 구별된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데이터 관련 신산업 육성이 범국가적 과제로 대두되고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등 신기술을 활용한 데이터 이용이 필요한 상황에서 데이터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명정보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가명처리”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1항 제1문에서 처리정지 요구의 대상으로 정한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음 사정을 들었습니다.

  • 제37조 제1항 제1문은 처리정지의 대상이 개인정보에 대한 처리임을 전제로 하고, 2020. 2. 4. 개정 전 구법 제2조 제2호는 처리를 개인정보의 수집, 생성, 이용, 제공, 파기 등의 행위로 정의했습니다.
  • 2020. 2. 4. 개정된 구법은 제28조의2 제1항에서 가명정보의 활용범위를 정하고, 제2조 제1호의2에서 가명처리를 같은 조 제2호의 처리와 별도로 정의했습니다.
  • 같은 법 제3조 제7항은 가명처리를 익명처리에 준하는 개인정보 보호조치로 분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가명처리는 개인정보 자체를 삭제하거나 파쇄 또는 소각하는 개인정보의 파기와도 개념적으로 구분이 되는 행위라고 보았습니다.
  • 데이터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한 가명정보조항의 입법 취지도 함께 고려했습니다.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가명처리가 처리정지 요구의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 판단에 제37조 제1항 제1문의 적용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0. 2. 4. 법률 제169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2호: 처리정지 요구의 대상인 개인정보 처리의 정의로서, 대법원이 가명처리와 구별되는 처리 유형을 확인한 근거입니다.
  • 구 개인정보 보호법(2023. 3. 14. 법률 제1923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호 (다)목, 제1호의2: 가명정보와 가명처리를 정의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가명처리가 처리와 별도로 규정되었다고 보았습니다.
  • 개인정보 보호법 제3조 제7항: 대법원은 이 조문이 가명처리를 익명처리에 준하는 개인정보 보호조치로 분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개인정보 보호법 제37조 제1항: 정보주체의 처리정지 요구권을 정한 조문으로, 가명처리가 그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통계, 과학적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 목적의 가명처리에 대하여 정보주체가 제37조 제1항 제1문의 처리정지 요구로 그 정지를 구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가명처리는 그 조항의 처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이 판결이 판단한 대상은 가명처리라는 행위입니다. 수집·이용·제공 등 그 밖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정지 요구나 동의 철회는 이 판결이 다룬 쟁점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 파기환송 사건이므로 원고들의 청구에 대한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인해야 합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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