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IT
관리실 직원이 재생해 준 CCTV 영상을 보기만 해도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이 될까요?
핵심정리
대법원은 장례식장 관리실 직원이 재생해 준 CCTV 영상을 시청한 것도 영상 속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지득해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았다면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 무죄로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8. 23. 선고 2020도18397 판결(개인정보보호법위반)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관리실 직원이 재생해 준 CCTV 영상을 시청한 행위를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이 유죄인지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할 문제로 남았습니다.
하급심
- 춘천지방법원 2020. 12. 9. 선고 2019노869 판결: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 춘천지방법원 2019. 9. 26. 선고 2019고정89 판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후단은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것이라는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장례식장 관리실 직원이 CCTV 영상을 재생해 보여 주고 피고인이 이를 시청한 것이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관련 조문은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와 제71조 제5호입니다.
사실관계
-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9. 2. 27. 22:38경 신고자가 한 장례식장에서 현직 조합장이 도박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112신고를 했고, 경찰이 출동해 도박현장을 단속했습니다.
-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신고자가 도박 신고를 했는지 확인하려고 2019. 2. 28. 08:48경 장례식장 관리실에서 관리실 직원에게 전날 촬영된 CCTV 영상을 보여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 관리실 직원은 빈소 내부 CCTV에 2019. 2. 27. 22:33 전후로 촬영된 신고자의 모습 등이 담긴 영상을 재생하여 피고인이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관리실 직원이 잠시 다른 일을 하는 사이에 피고인이 직원 몰래 자신의 휴대전화기 동영상 기능으로 그 영상을 촬영했습니다.
- 검사는 관리실 직원이 개인정보가 담긴 영상을 권한 없이 피고인이 이용하도록 제공했고, 피고인이 신고 여부를 확인하려는 부정한 목적으로 이를 제공받았다고 보아 피고인을 기소했습니다.
- 2019. 2. 27. 2238경: 신고자가 장례식장 도박 112신고
- 2019. 2. 28. 0848경: 관리실에서 CCTV 영상 재생, 피고인 시청·촬영
- 제1심유죄, 벌금 100만 원
- 원심제1심판결 파기, 무죄
- 2024. 8. 23.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춘천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를 휴대전화기로 영상을 촬영한 행위와 영상을 시청한 행위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촬영은 관리실 직원 몰래 무단으로 한 것이어서 직원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로 볼 수 없다고 보았고, 시청에 관하여는 개인정보 보호법이 ‘제공’과 ‘열람’을 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인용문의 공소외 2는 관리실 직원입니다).
따라서 공소외 2가 CCTV 영상을 재생하여 피고인이 단순히 이를 시청한 행위는 ‘열람’에 해당할 뿐이고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이 사건 공소사실에 따르더라도 이를 ‘열람’ 행위라고 전제하고 있다).
원심은 개인정보는 신고자의 모습이 담긴 영상자료 그 자체를 의미하므로, 시청을 통해 신고자가 도박 장면을 목격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제1심은 피고인이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가 포함된 영상자료를 제공받았다고 보아 유죄로 인정했으나, 원심은 직권으로 제공 여부를 살펴 무죄를 선고했고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후단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후단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개인정보의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을 것을 요한다.
영상정보처리기기에 의하여 촬영된 개인의 초상, 신체의 모습과 위치정보 등과 관련한 영상의 형태로 존재하는 개인정보의 경우, 영상이 담긴 매체를 전달받는 등 영상 형태로 개인정보를 이전받는 것 외에도 이를 시청하는 등의 방식으로 영상에 포함된 특정하고 식별할 수 있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지득함으로써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은 경우에도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후단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관리실 직원이 이 사건 영상을 재생하여 피고인에게 볼 수 있도록 했고, 피고인이 이를 시청했습니다.
- 대법원은 이 시청이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후단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그런데도 원심은 시청 행위를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으므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단순 시청은 ‘열람’에 해당할 뿐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영상 형태의 개인정보는 매체를 전달받지 않고 시청하는 방식으로도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을 수 있다고 보아 원심의 시청 행위에 관한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검사의 사실오인 상고이유는 원심의 사실인정을 탓하는 취지여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법령
-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문으로, 관리실 직원이 영상을 재생해 보여 준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를 전제로 공소가 제기되었습니다.
-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를 위반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와 그 사정을 알면서도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를 처벌하는 조문(현행 제71조 제9호 참조)으로, 피고인에게 적용된 후단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의 의미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CCTV 영상은 파일이나 저장매체를 넘겨받지 않고 화면으로 시청만 한 경우에도, 영상 속 식별할 수 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를 지득해 지배·관리권을 이전받았다면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처벌하려면 그 사정을 알면서 영리 또는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받았다는 요건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 구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 제2호는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였고, 이 판결은 영상을 재생해 보여 주어 시청하게 한 것도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으므로, CCTV 영상을 처리하는 사람은 영상을 보여 달라는 요청에 응하기 전에 권한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이므로 피고인의 유죄 여부를 대법원이 정한 것은 아닙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8. 23. 선고 2020도18397 판결 [개인정보보호법위반] [공2024하,1605]
- 원심: 춘천지방법원 2020. 12. 9. 선고 2019노869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