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행정심판/행정소송
감염병 확산기 지방자치단체장의 종교시설 집합금지처분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핵심정리
코로나19 확산기에 광주광역시장이 2주간 관내 종교시설의 집합을 금지한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은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하여 원심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집합금지처분취소청구의소)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그 결과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처분이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원심의 판단이 앞서 본 법리에 기초한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3명의 반대의견과 대법관 1명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하급심
- 광주고등법원 2022. 4. 14. 선고 2021누12328 판결: 원고들의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보았으나, 원고들만 항소한 사건이어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에 따라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광주지방법원 2021. 9. 2. 선고 2020구합14939 판결: 원고들의 소를 각하했습니다.
쟁점
감염병이 급속히 확산되던 시기에 지방자치단체장이 관내 종교시설 전체에 대하여 일정 기간 집합을 금지한 처분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법한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처분이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대법원은 헌법 제20조 제1항의 종교의 자유와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에 따른 예방 조치의 재량을 함께 놓고 판단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들은 광주광역시에 있는 교회와 그 대표자인 목사이고, 피고는 광주광역시장입니다.
- 광주광역시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020. 7. 4.경 96명에서 2020. 8. 27.경 345명에 이르렀습니다. 2020. 8. 26., 8. 27. 이틀간의 확진자 중 30명이 특정 교회에서 발생했고, 이들은 2020. 8. 15. 광화문 집회와 관련된 확진자였습니다.
- 2020. 8. 23.부터 종교시설은 출입명부 관리, 마스크 착용, 좌석 간격 유지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조건으로 50인 미만의 대면 예배만 할 수 있었습니다. 피고는 여기에 수요일·주일 예배를 제외한 소모임·단체식사 등의 활동을 금지하는 조치를 더했습니다.
- 피고는 2020. 8. 27.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유지하면서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확대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취지로 발표했습니다. 같은 날 구 감염병예방법 제49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2020. 8. 27. 12:00부터 9. 10. 12:00까지 관내 종교시설에 대한 집합금지를 명했습니다.
- 같은 날 고시로 오락실, 워터파크, 공연장, 실내체육시설, 목욕탕·사우나(지하), 멀티방·DVD방(지하)도 집합금지 대상이 되었고, 학원은 10인 이상 집합금지로 바뀌었습니다. 식당, 결혼식장, 영화관 등은 집합제한 조치가 유지되었습니다.
- 원고들은 처분이 비례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자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처분의 취소를 구했습니다.
- 2020. 8. 22.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고시(종교시설 50인 미만 예배 등)
- 2020. 8. 26.광주광역시 하루 39명 확진
- 2020. 8. 27.관내 종교시설 집합금지처분(9. 10. 12:00까지)
- 제1심소 각하
- 원심항소기각
- 대법원상고기각(전원합의체 판결)
원심의 판단
원심은 집합금지 기간이 끝났더라도 피고가 처분에서 채택한 기준을 반복·적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을 들어 처분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을 인정하고 본안을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처분 당시 광주광역시의 확진자 수와 증가 속도, 특정 교회의 집단감염, 광화문 집회 참석자 222명 중 29명과 연락이 닿지 않았던 사정 등을 들어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정부의 거리두기 실행방안은 사정변경에 따라 변경이 가능하고, 시·도지사는 관할 지역의 여건을 감안하여 정부 조치보다 강화된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처분이 자기구속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처분을 주민에게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원고들의 종교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거나 과도하게 침해하여 그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제1심은 소를 각하했으나 원심은 본안에 들어가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보았고, 원고들만 항소했으므로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감염병 예방 조치의 위법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행위의 자유와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는 신앙의 자유와는 달리 절대적 자유는 아니지만, 이를 제한할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의 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행정청이 전문적인 위험예측에 관한 판단에 기초하여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여러 종류의 조치 중에서 필요한 조치를 선택한 데에 비례의 원칙 위반 등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감염병의 특성과 확산 추이,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의 개발 여부, 예방 조치를 통해 제한 또는 금지되는 행위로 인한 감염병의 전파가능성 등 객관적 사정을 기초로, 해당 예방 조치가 행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절한 수단인지, 그러한 행정목적을 달성하는 데 해당 예방 조치보다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덜 제한되도록 하는 합리적인 대안은 없는지, 행정청이 해당 예방 조치를 선택함에 있어서 다양한 공익과 사익의 요소들을 고려하였는지, 나아가 예방 조치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과 이에 따라 제한될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이 정당하고 객관적으로 비교·형량 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처분이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여 원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처분은 밀폐, 밀접, 밀집된 상황에서 비말에 의한 전파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것이고, 대면 예배라는 집합 자체의 금지는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 50인 미만 제한과 소모임 금지 조치가 시행 중인데도 특정 교회에서 한 사람의 확진자로부터 30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광주광역시의 실시간 감염재생산지수는 2020. 8. 26. 1.99, 처분일 1.66이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가 기존 조치만으로는 확산을 막기에 역부족이고, 확진자가 발생한 일부 교회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같은 정도로 행정목적을 달성하면서 덜 제한하는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면서, 처분보다 덜 침해적이지만 동일하게 효과적인 수단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은 처분으로 원고들의 종교의 자유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보면서도, 제한이 일시적이고 한시적인 점과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던 팬데믹 상황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그 자유가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보다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가 물리적 거리 확보 가능성과 집합에 전형적으로 수반되는 행위의 방역상 위험성을 기준으로 시설을 분류한 것은 합리성이 인정되고, 종교시설을 비말 발생이 많거나 체류시간이 비교적 긴 시설들과 함께 집합금지 대상으로 분류한 판단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들이 받은 행정명령서가 「관내 교회」의 책임방역관리자에게 교부하는 양식이었더라도, 처분은 관내 종교시설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임이 문언상 분명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고 비례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았으며, 처분의 사전 고지에 관한 상고이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관 김선수, 대법관 이동원, 대법관 김상환은 피고가 기존의 인원제한, 거리두기 등 조치의 강도를 높이는 대안을 우선 고려하지 않은 채 대면 예배를 전면 금지했고 식당이나 결혼식장 등과 종교시설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했으므로 처분이 위법하다는 반대의견을 냈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0. 1. 14. 선고 2009두11843 판결: 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의 법령과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하되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로 판단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97. 9. 26. 선고 96누10096 판결: 행정목적 달성 수단은 유효·적절하고 최소한의 침해를 가져와야 하며 침해가 공익을 능가해서는 안 된다는 비례의 원칙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09두20366 판결: 처분 당시의 상황을 사후적·회고적 시각으로 보아 덜 침해적인 대안이 있었을 것이라는 이유로 가볍게 위법성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7. 10. 29. 선고 2005두14417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상 평등원칙은 합리적 근거 없는 차별을 금지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20조 제1항: 원고들이 침해를 주장한 종교의 자유, 그중 종교적 행위의 자유와 종교적 집회·결사의 자유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헌법 제37조 제2항: 종교적 행위와 집회의 자유를 제한할 때 지켜야 할 과잉금지원칙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헌법 제36조 제3항: 질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보호의무를 뒷받침하여 예방 조치 재량을 판단하는 기준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 헌법 제11조 제1항: 종교시설을 다른 시설과 달리 취급했는지를 따지는 평등의 원칙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구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집합금지처분의 근거 조항이고, 예방 조치의 유형·범위·강도를 행정청의 선택에 맡기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처분 당시 기대할 수 있었던 최선의 조치나 덜 침해적인 대안이 있었을 것이라는 사후적 시각만으로 위법성을 판단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감염병 예방 조치를 다툴 때에는 처분 당시의 확산 추이 등 객관적 사정을 기준으로 같은 효과를 내면서 덜 제한적인 수단이 무엇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 집합금지 기간이 끝난 처분이라도 같은 기준이 반복·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의 사정이 있으면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제1심은 소를 각하했으나 원심과 대법원은 본안을 판단했습니다.
- 이 판결은 2020. 8. 당시 광주광역시의 확진자 증가와 집단감염 상황을 전제로 한 판단이고, 보충의견도 다수의견이 이 사건의 구체적 상황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감염병의 단계나 처분의 내용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2두43528 전원합의체 판결 [집합금지처분취소청구의소] [공2024하,1344]
- 원심: 광주고등법원 2022. 4. 14. 선고 2021누1232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