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행정심판/행정소송
동성 동반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킨 처분의 위법 여부
핵심정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동성 동반자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키고 보험료를 고지한 처분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전통지를 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와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을 인정하여 처분을 취소한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3두36800 전원합의체 판결(보험료부과처분취소)
대법원은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상고를 기각했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사전통지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에 관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의 실체적 하자에 관하여는 판단 기준을 제시한 뒤, 처분이 위법하다는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3. 2. 21. 선고 2022누32797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가 2020. 11. 23. 원고에 대하여 한 보험료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 서울행정법원 2022. 1. 7. 선고 2021구합55456 판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가 항소했습니다.
쟁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직장가입자의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로 등록했다가 「착오 처리」였다며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키고 지역가입자 보험료를 고지했습니다. 이 처분에 앞서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위반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또 공단이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1호의 배우자에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은 포함하면서 동성 동반자는 제외한 것이 헌법 제11조 제1항과 행정기본법 제9조의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와 직장가입자는 모두 남성으로 2013년부터 교제했고, 2017. 2.경부터 함께 생활하기로 합의하여 동거하던 중 2019. 5. 25. 양가 가족 등을 초대하여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 직장가입자는 2016. 3. 1. 자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가 되었고, 원고는 직장을 그만두면서 2018. 12. 1. 지역가입자가 되었습니다.
- 직장가입자는 2020. 2. 10. 공단 홈페이지로 피부양자 자격취득을 문의했고, 공단 직원은 2020. 2. 11. 자격취득이 가능하다고 답변하며 절차를 안내했습니다.
- 직장가입자는 2020. 2. 26. 사실혼 관계 인우보증서를 첨부하여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를 했고, 공단은 이를 수리하여 원고를 피부양자로 등록했습니다.
- 이 사실이 2020. 10. 23. 언론에 보도되자 공단 직원은 같은 날 직장가입자에게 「착오 처리」였다고 설명하고,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상실시키며 원고가 2020. 3. 5. 지역가입자 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 공단은 2020. 11. 23. 원고에게 8개월(2020. 3.~2020. 10.)분 건강보험료 등 합계 115,560원을 납입하라고 고지했고(이 사건 처분), 그에 앞서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았습니다.
- 2020. 2. 26.피부양자 자격취득 신고 수리, 피부양자로 등록
- 2020. 10. 23.언론 보도 후 피부양자 자격 소급 상실 처리
- 2020. 11. 23.8개월분 보험료 115,560원 납입 고지
- 제1심원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음
- 원심제1심판결 취소, 이 사건 처분 취소
- 대법원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처분이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사전통지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위반이라고 보았습니다. 실체에 관하여는 현행법령의 해석으로 원고와 직장가입자 사이에 사실혼 관계가 인정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실혼 배우자 집단과 동성결합 상대방 집단은 본질적으로 동일하고, 공단이 석명준비명령을 받고도 달리 취급할 합리적 이유를 주장·증명하지 않았다고 보아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차별대우는 평등의 원칙을 위반하는 자의적 차별로 인정된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원심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행정청의 행정행위가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반되는지를 판단하는 방법과 이 사건 차별의 이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행정청의 행정행위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대우에 해당하여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는지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행위의 근거가 된 법규의 의미와 목적을 통해 행정청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대우했는지, 즉 다른 대우를 받아 비교되는 두 집단 사이에 본질적인 동일성이 존재하는지를 확정해야 한다. 다음으로 그러한 차별대우가 확인되면 비례의 원칙에 따라 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심사하여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였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처럼 피고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을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이유는 그가 직장가입자의 동반자로서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였기 때문이지 이성 동반자이기 때문이 아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 등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공단이 자격관리 업무지침에 따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도 인우보증서 제출을 조건으로 피부양자에 포함하여 해석·적용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동성 동반자는 동거·부양·협조·정조의무를 바탕으로 부부공동생활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차이가 없고, 인우보증서도 제출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해도 피부양자의 숫자가 불합리하게 증가하거나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을 유의미하게 해친다고 볼 수 없고, 특별히 고려할 공익도 상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공단은 특수공익법인으로서 사인과 달리 차별처우의 위법성이 보다 폭넓게 인정될 수 있고, 이 사건 취급은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로서 정당화할 만한 사유를 찾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절차적 하자에 관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고, 이 사건 처분이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는 실체적 하자에 관하여 대법관 4인의 별개의견이 있었는데, 별개의견도 절차적 하자를 인정한 부분에는 동의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9. 9. 9. 선고 2018두48298 판결: 비교되는 두 집단의 본질적 동일성을 먼저 확정하고 비례의 원칙에 따라 정당성을 심사한다는 평등원칙 판단 방법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4. 4. 4. 선고 2022두56661 판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사인과 달리 차별처우의 위법성이 보다 폭넓게 인정될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2. 4. 선고 2020두41429 판결: 건강보험제도가 국가공동체가 국민에게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안전망이라는 점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1조 제1항: 공단의 자격관리 업무지침과 이에 따른 처분에도 적용되는 평등원칙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행정기본법 제9조: 행정청에 합리적 이유 없이 국민을 차별하지 않을 의무를 부과하는 조문으로, 내부준칙이나 확립된 행정관행을 통한 행정행위에도 평등원칙이 적용된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처분에 앞서 사전통지와 의견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절차적 하자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국민건강보험법 제5조 제2항 제1호: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를 피부양자로 정한 규정으로, 공단은 이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까지 포함하여 해석·적용해 왔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이 사건 처분이 공단의 자격변경 처리에 따라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내용을 포함하므로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에 따라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비슷한 고지를 받았다면 그 절차를 거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다수의견은 이 사건이 건강보험 피부양자 인정에 관한 것이고, 다른 사회보장제도는 각 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별도로 판단할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 동성 동반자도 피부양자로 인정받으려면 소득 및 재산요건 등 피부양자 요건을 갖추고 인우보증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7. 18. 선고 2023두36800 전원합의체 판결 [보험료부과처분취소] [공2024하,1372]
- 원심: 서울고등법원 2023. 2. 21. 선고 2022누32797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