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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백리포트

형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기간제 근로자와 계약하면서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않으면 근로기준법 위반죄가 될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8.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0도16541 판결

핵심정리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세부 사항, 소정근로시간 등을 명시하지 않은 사건에서, 대법원은 기간제법에 과태료 규정이 있어도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과 벌칙 조항이 적용된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0도16541 판결(근로기준법위반)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로써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과 그 벌칙 조항이 기간제 근로계약에도 적용된다는 법리를 제시한 뒤, 이 법리와 관련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광주지방법원 2020. 11. 11. 선고 2019노1862 판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여 제1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19. 7. 12. 선고 2019고정82 판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을 명시하도록 하고, 제114조 제1호는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합니다. 한편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합니다) 제17조는 기간제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제24조 제2항 제2호는 이를 위반한 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조건을 명시하지 않은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의 벌칙이 적용되는지, 기간제법의 과태료만 문제 되는지가 다투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인은 사용자로서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피고인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세부 사항,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유급휴가에 관하여 명시하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각호의 사항을 명시한 서면도 교부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 피고인의 사업장은 고용위기 지원금 대상이었고, 그 조건에는 근로자가 해당 지역에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원심은 피고인이 전입한 지 3개월이 되지 않은 근로자에게 나중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자고 하면서 작성을 계속 미루었다고 인정했습니다.
  • 피고인은 근로자가 보건증 등 필요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15일 만에 퇴사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근로자는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게 주민등록등본과 보건증을 제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원심은 피고인이 근로조건에 관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근무시간을 변경했고, 근로자가 피고인의 사업장을 퇴직했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근로자검사기간제 계약, 근로조건 미명시사업장 퇴직근로기준법위반으로 기소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이 근로기준법 제17조를 상시 4인 이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의 사업장이 4인 이하라 하더라도 제17조가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또 근로자의 증언, 피고인이 지원금 조건 때문에 근로계약서 작성을 미룬 사정 등을 들어, 피고인이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데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기간제법 주장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보호대상인 근로자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제외하지 않은 점, 두 법의 서면명시 사항이 일부 다른 점, 기간제법이 근로기준법과 일부 중복되는 내용을 정한 것은 기간제근로자를 더 두텁게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되는 점을 종합하여, 근로자가 기간제근로자라 하여도 피고인에게는 여전히 근로기준법 제17조가 적용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고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과 그 벌칙 조항이 기간제 근로계약에도 적용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과 그 벌칙 조항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하고, 기간제법이 이와 거의 동일한 위반행위에 관하여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하여 위 근로기준법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그 이유로 다음 사정을 들었습니다.

  • 기간제근로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합니다(제2조 제1항 제1호).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적용 범위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한정하지 않고, 기간제법도 근로기준법 제17조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습니다.
  •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려는 근로자는 대부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려는 근로자보다 사용자에 대하여 열위에 있어 주요 근로조건을 사전에 명시할 필요성이 더 큽니다. 그런데도 명문의 근거 없이 더 강한 제재수단을 둔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배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과 기간제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기간제법의 근로조건 명시의무는 제정 이후 사실상 변함이 없는 반면, 근로기준법은 여러 차례 개정을 통해 서면으로 명시할 근로조건의 범위를 넓히고 주요 근로조건은 근로자의 요구가 없더라도 서면을 교부하도록 하는 등 명시의무를 강화했습니다(제17조 제2항). 대법원은 이를 기간제 또는 단시간 근로계약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않고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통일적으로 규율하도록 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과 그 벌칙 조항이 상시 4인 이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도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며 임금의 세부 사항,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유급휴가에 관하여 명시하지 않은 것이 근로기준법 위반죄를 구성하고 이를 명시하지 않은 데 불가피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의 판단에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나 책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원심과 결론은 같고, 대법원은 원심이 들지 않은 근로기준법의 개정 경과 등을 이유로 더하여 법리를 정리했습니다.

대법원은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법령

실무상 의미

  • 기간제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사용자도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에 따라 임금의 세부 사항,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을 명시하여야 합니다. 기간제법에 과태료 규정이 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의 벌칙 적용이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 이 사건 원심은 상시 4인 이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제17조가 적용된다고 보았고, 대법원은 그 전제에 선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원심은 피고인이 지원금 조건 때문에 근로계약서 작성을 미룬 사정 등을 들어 불가피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근로계약서 작성을 뒤로 미루는 사정이 있더라도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은 계약 체결 때 교부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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