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대여금/채권회수
돈을 빌린 뒤 원리금보다 많이 송금했는데 채권자가 곗돈으로 받은 것이라고 하면 누가 증명해야 할까요?
핵심정리
채무자가 차용금 원리금을 넘는 돈을 송금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채무 내용에 적합한 급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채무의 변제로 인정되고, 다른 채무에 충당했다는 점은 채권자가 주장·증명해야 한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8921 판결(대여금)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송금된 돈을 차용금채무의 변제로 볼 수 없다고 본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차용금채무가 모두 변제되었는지는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할 부분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급심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3나41056 판결: 피고의 변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피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 10. 18. 선고 2022가단136925 판결: 피고가 이 판결에 항소하여 제1심판결의 취소와 원고 청구의 기각을 구했습니다.
쟁점
돈을 빌린 사람이 차용 직후부터 변제기 다음 날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차용금 원리금을 넘는 돈을 채권자에게 송금했는데, 채권자는 그 돈이 자신이 운영하는 번호계와 관련된 계불입금채무의 변제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송금이 차용금채무의 변제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채무자가 어디까지 증명해야 하는지, 채권자가 다른 채무에 충당되었다고 다툴 때 누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민법 제460조와 변제충당에 관한 민법 제476조, 제477조가 관련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는 2019. 6. 3.부터 2019. 6. 19.까지 피고 또는 피고의 동생 계좌로 19,400,000원을, 2019. 10. 26. 피고의 동생 계좌로 19,200,000원을 송금하여 피고의 어머니(이하 주채무자라고 합니다)에게 대여했습니다(이율: 월 3%).
- 변제기는 각각 2020. 6. 18.과 2020. 10. 26.이고, 피고는 이 차용금채무를 연대보증했습니다. 차용증에는 부동문자로 「지급방법: 만기 상환 시 원리금 일괄 지급」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 피고 또는 피고의 동생 계좌에서 원고의 계좌로 2019. 6. 20.부터 2019. 11. 15.까지 21회에 걸쳐 약 46,950,000원이, 그 이후부터 2020. 10. 27.까지 70회에 걸쳐 약 106,800,000원이 송금되었습니다.
-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대여금 합계 38,600,000원과 2020. 10. 27.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했고, 피고는 주채무자가 위 송금으로 채무를 모두 변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 원고는 자신이 번호계(계금 20,000,000원, 월 불입금 1,000,000원)를 운영했는데 주채무자가 2019. 7. 15.경 2구좌를 가입하여 2020. 8. 15.경까지 계금 4,000만 원을 모두 수령해 갔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는 주채무자가 원고가 운영하는 다른 번호계(계금 50,000,000원, 월 불입금 3,000,000원)에도 가입했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진술했습니다.
- 2019. 6. 3.부터 2019. 6. 19.까지원고가 19,400,000원 대여
- 2019. 10. 26.원고가 19,200,000원 대여
- 2019. 6. 20.부터 2020. 10. 27.까지원고 계좌로 약 153,750,000원 송금
- 2023. 10. 18.제1심 판결, 피고 항소
- 2024. 6. 13.원심, 피고의 항소 기각
- 2024. 10. 8.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고쳐 쓰고 인용하면서, 변제에서 급여와 당해 채무 사이의 견련관계에 대한 증명책임은 채무자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주채무자가 원고가 운영하는 번호계의 계원으로 장기간 금전거래를 이어 온 점, 차용 직후부터 단기간에 모두 변제한 것이 되어 차용증의 변제기와 지급방법에 비추어 이례적인 점, 차용증 반환이나 영수증 작성을 요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송금된 돈이 차용금채무의 변제로 지급된 것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의 주장에 의하면 2019. 6. 18.자 대여금은 차용 후 2일 뒤부터 변제하기 시작하여 약 4개월 만에 모두 변제하였고, 2019. 10. 26.자 대여금은 차용 후 2일 뒤부터 변제하기 시작하여 약 1개월 만에 모두 변제한 것이 된다. 이는 위 각 차용증에서 변제기를 2020. 6. 18. 및 2020. 10. 26.로 정하고, 지급방법을 ‘만기 상환 시 원리금 일괄 지급’으로 정한 것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으로 보인다.
원심은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보아 결론을 같이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변제의 증명책임과 변제충당의 증명책임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변제에 관한 증명책임은 채무자에게 있다. 채무자는 채권자에게 급부한 점 및 그 급부가 특정 채무의 변제로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급부가 특정 채무의 변제로서 이루어졌는지는 급부와 채무의 구체적 내용, 당사자의 의사, 급부 당시의 상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한다. 채무자가 객관적으로 특정 채무의 내용에 적합한 급부를 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급부가 그 채무의 변제로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인정된다.
채권자에게 여러 채무를 부담하는 채무자의 급부가 동시에 여러 채무의 내용에 적합하나 그 채무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경우에는 변제충당이 문제 된다. 채무자가 그중 특정 채무의 변제로서 급부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채권자가 이를 수령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채무의 변제에 충당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채권자는 그 다른 채권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다른 채권에 변제충당하기로 하는 합의나 지정 또는 그 채권이 법정충당의 우선순위에 있었다는 사실을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주채무자가 송금으로 차용금채무를 변제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 주채무자는 차용금채무가 발생한 후 변제기 다음 날까지 원리금을 넘는 돈을 송금했고, 차용금을 받은 계좌에서 송금된 점 등에 비추어 지급 주체는 주채무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송금은 차용금채무의 내용에 적합한 급부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제로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 기한은 채무자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추정되고 채무자는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으므로 변제기 전 변제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며(민법 제153조), 송금액이 원리금을 넘는 이상 원고의 이자 관련 이익이 침해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 원심은 2019. 11. 15. 이후 2020. 10. 27.까지 약 106,800,000원을 더 지급했다는 피고의 주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2019. 11. 15.까지의 송금에 주로 주목하여 그 시기를 문제 삼았다고 지적했습니다.
- 변제에 차용증 반환이나 영수증 작성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고, 계좌 송금으로 지급 증거를 확보한 점, 송금이 매우 빈번하여 그때마다 영수증을 작성하기 번거로웠던 점 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주채무자의 송금이 번호계와 관련된 계불입금채무의 변제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주채무자의 급부가 차용금채무의 변제로서 이루어졌다는 점이 인정되고 원고가 그 급부를 수령한 이상, 그 급부가 계불입금채무에 변제충당된다는 요건사실을 주장·증명할 주체는 원고라고 보았습니다. 그와 같은 주장·증명이 있다고 보더라도 송금된 약 153,750,000원은 번호계와 관련하여 지급해야 할 돈을 훨씬 초과하고 차용금채무의 원리금을 합한 금액도 초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원고가 다른 채무에 충당되었다는 주장을 하는 것인지 그 취지를 분명하게 하고, 주채무자가 다른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지, 변제충당의 합의나 지정이 있었는지 등을 더 살펴보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도 차용금채무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본 원심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급부가 채무에 관하여 행하여졌는지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차용금채무가 모두 변제되었는지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1984. 6. 12. 선고 83다카2014 판결: 변제에 관한 증명책임은 채무자에게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다11072 판결: 채무자가 급부한 점과 그 급부가 특정 채무의 변제로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다14433 판결: 채권자가 다른 채무의 변제에 충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우 다른 채권의 존재와 충당의 합의나 지정 또는 법정충당의 우선순위를 채권자가 주장·증명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다251813 판결: 위 대법원 1999. 12. 10. 선고 99다14433 판결과 함께 변제충당에 관한 채권자의 주장·증명책임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460조: 주채무자의 송금이 차용금채무의 내용에 적합한 급부로서 변제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데 관련되었습니다.
- 민법 제476조: 원고가 송금액을 계불입금채무에 충당하려면 변제충당의 지정이 있었다는 사실 등을 주장·증명해야 한다는 판단에 관련되었습니다.
- 민법 제477조: 계불입금채무가 차용금채무보다 법정충당의 우선순위에 있다는 점을 원고가 주장·증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판단에 관련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변제에 차용증 반환이나 영수증 작성이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계좌 송금 기록이 지급 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고려되었습니다.
- 채권자와 계 같은 다른 거래가 함께 있더라도, 채무 내용에 적합한 급부로 인정된 돈을 채권자가 받고 다른 채무에 충당했다고 다투려면 다른 채권의 존재와 충당의 합의나 지정 또는 법정충당의 우선순위를 채권자가 주장·증명해야 합니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급부가 그 채무의 변제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대법원은 변제기 전 변제가 원칙적으로 허용되고, 이 사건처럼 송금액이 차용금채무 원리금을 넘어 채권자의 이자 관련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이상 변제기 전에 송금했다는 사실 때문에 변제가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파기환송 사건이므로 변제 여부의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원심의 판단에 따릅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8921 판결 [대여금] [공2024하,1773]
- 원심: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6. 13. 선고 2023나4105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