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영장 없이 압수된 휴대전화를 영장이 기각된 뒤 바로 돌려주지 않았다면 증거로 쓸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범행 중 또는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영장 없이 압수한 물건의 사후영장이 기각되면 수사기관은 즉시 반환해야 하고, 즉시 반환하지 않은 압수물은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대법원은 판단했습니다. 휴대전화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판결은 상고기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도10062 판결(공갈·사기·외국환거래법위반)
대법원은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환거래법위반 부분과 공갈·사기 부분을 모두 무죄로 본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에 따른 반환 의무와 '즉시 반환'의 의미에 관한 법리를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피고인의 휴대전화와 거기서 얻은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2. 선고 2022노3337 판결: 제1심판결 중 유죄부분(외국환거래법위반)을 파기하고 그 부분에 무죄를 선고했으며, 제1심판결 중 무죄부분(공갈·사기)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2. 13. 선고 2021고단5844 판결: 외국환거래법위반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하고, 공갈·사기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경찰이 범죄 장소에서 영장 없이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는데 사후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바로 반환하지 않고 있다가 새로 발부받은 사전 압수수색영장으로 다시 압수했고, 그 휴대전화에서 얻은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에 따라 영장 없이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한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도 함께 다루어졌습니다.
사실관계
- 검사는 피고인이 기획재정부장관에게 등록하지 않고 2020. 4. 21.경부터 2020. 10. 5.경까지 110회에 걸쳐 2,333,816,395원을 중국 계좌로 송금하는 외국환업무를 했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피고인을 기소했습니다. 검사는 이 송금 내역을 피고인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으로 얻은 위챗 대화내역 등을 기초로 특정했습니다.
- 사법경찰관은 2020. 10. 6. 피고인이 운영하던 환전소에서 전화금융사기조직의 인출책을 긴급체포하던 중, 피고인이 위챗 대화방 일부를 지우는 것을 보고 피고인의 휴대전화를 영장 없이 압수했습니다. 사법경찰관은 압수조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압수목록도 교부하지 않았습니다.
- 2020. 10. 8. 법원은 압수조서와 압수목록을 작성·교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후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같은 날 21:03 사법경찰관은 피고인에게 대전지방경찰청으로 와서 휴대전화를 반환받아 가라고 하면서 반환받더라도 다시 압수할 것이라고 말했고, 피고인의 우편 반환 요청은 거절했습니다.
- 피고인은 2020. 10. 12. 오전에 출석하기로 했으나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사법경찰관은 같은 날 사전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고, 2020. 10. 13. 영장이 발부되었습니다.
- 사법경찰관은 사전 압수수색영장의 유효기간 만료(2020. 10. 20.)를 앞둔 2020. 10. 19. 피고인의 환전소를 찾아가 휴대전화를 건네주고 곧바로 그 영장을 집행하여 휴대전화를 다시 반출했습니다.
- 2020. 10. 6.환전소에서 휴대전화를 영장 없이 압수
- 2020. 10. 8.사후 압수수색영장 청구 기각, 우편 반환 요청 거절
- 2020. 10. 13.사전 압수수색영장 발부
- 2020. 10. 19.휴대전화를 건네준 직후 다시 압수
- 원심외국환거래법위반 부분 무죄, 공갈·사기 부분 검사 항소 기각
- 2024. 10. 8.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범죄 장소에서 긴급압수한 뒤 사후영장이 기각된 경우에도 형사소송법 제217조 제3항을 준용하여 압수물을 즉시 반환해야 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원심은 사법경찰관이 즉시 반환이 곤란하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없는데도 직접 출석만 요구하면서 2020. 10. 8.부터 2020. 10. 19.까지 위법한 압수 상태를 유지했고, 2020. 10. 19.의 반환은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보아 휴대전화에서 얻은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
이 사건과 같이 수사기관이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고 증거를 긴급압수하고 그에 따른 사후압수영장이 기각되었음에도 즉시 압수물을 반환하지 아니하다가 그 사이에 사전압수영장을 발부받아 형식적으로 반환한 것 같은 외관을 만든 후 다시 압수하는 방식의 압수집행은, 헌법이나 형사소송법이 정하고 있는 적법절차원칙이나 영장주의를 잠탈하는 결과가 되어 허용되어서는 아니된다.
원심은 피고인이 제1심 제3회 공판기일에 한 자백은 증거로 쓸 수 있다고 보면서도, 이를 보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외국환거래법위반 부분에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제1심은 사법경찰관이 수차례 반환받아 갈 것을 요청했으나 피고인이 반환받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이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는데, 원심은 위와 같은 이유로 결론을 달리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에 따라 영장 없이 압수한 뒤 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경우의 반환 의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 규정에 따라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였다가 영장을 발부받지 못한 때에는 수사기관은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하여야 하고, 즉시 반환하지 아니한 압수물은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으며,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선언한 영장주의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
여기서 압수한 물건을 즉시 반환한다는 것은 수사기관이 압수한 물건을 곧바로 반환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장을 청구하였다가 기각되는 바로 그때에 압수물을 돌려주기 위한 절차에 착수하여 그 절차를 지연하거나 불필요하게 수사기관의 점유를 계속하는 등으로 지체함이 없이 적극적으로 압수 이전의 상태로 회복시켜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사건에서는 원심이 든 다음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았습니다.
- 피고인은 이미 서울에 도착했고 일과 어린 자녀 때문에 대전에 가기 어렵다는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 우편 반환을 요청했으나, 사법경찰관은 이를 거절하고 직접 출석하여 수령할 것을 계속 요구했습니다.
- 사법경찰관은 반환받더라도 다시 압수되어 가져갈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고, 원심은 이를 들어 사법경찰관이 정당한 이유 없이 「반환을 불필요하게 지체하였다고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사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휴대전화를 「형식적으로 반환한 외관을 만든 후 다시 압수하는 것은 적법절차의 원칙이나 영장주의를 잠탈하는 것으로 허용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그러므로 휴대전화 압수의 위법성이 사전 압수수색영장 집행으로 「희석·단절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휴대전화와 거기서 얻은 증거들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것은 정당하고,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의 예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공갈·사기 부분에 대해서도 원심의 판단에 미필적 고의, 공모관계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아 검사의 상고이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고, 외국환거래법위반 부분과 공갈·사기 부분을 모두 무죄로 본 원심판결이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9. 12. 24. 선고 2009도11401 판결: 영장을 발부받지 못하고도 즉시 반환하지 않은 압수물은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증거 동의를 하더라도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와 이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쓸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3항: 사법경찰관이 범죄 장소에서 휴대전화를 영장 없이 압수한 근거 조문이자, 사후에 지체 없이 영장을 받아야 하는 의무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휴대전화 증거와 그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판단하는 데 관련된 조문입니다.
-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하더라도 즉시 반환하지 않은 압수물은 증거로 쓸 수 없다고 본 부분과 관련된 조문입니다.
실무상 의미
- 범죄 장소에서 영장 없이 압수된 물건에 대해 사후영장이 기각되면, 수사기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각되는 바로 그때 반환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는 기준이 대법원 판결로 제시되었습니다.
- 압수당한 사람이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우편 반환을 요청했는데도 직접 출석만 요구하고 다시 압수하겠다고 말한 사정 등은 반환을 불필요하게 지체했는지 판단하는 데 고려되었습니다.
- 압수물을 형식적으로 건네준 직후 다른 영장으로 다시 압수하더라도 앞선 압수의 위법성이 희석·단절되었다고 보지 않은 사례이므로, 압수물 반환 과정의 날짜와 대화 내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증거능력을 다툴 때 쓸모가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도10062 판결 [공갈·사기·외국환거래법위반] [공2024하,1804]
-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6. 12. 선고 2022노3337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