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압수할 물건’에 휴대전화가 기재되지 않은 압수·수색영장으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를 압수할 수 있는지 여부
핵심정리
압수·수색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컴퓨터, USB 등만 적혀 있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가 적혀 있지 않으면,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영장으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를 압수할 수 없다고 보아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9. 25. 선고 2024모2020 결정(수사기관의압수에관한처분취소·변경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휴대전화가 영장에 기재된 정보처리장치 또는 정보저장매체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고, 이 사건 휴대전화 압수수색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준항고에 대한 결정은 환송 후 춘천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여 내리게 됩니다.
하급심
- 춘천지방법원 2024. 5. 28. 자 2024보1 결정: 이 사건 휴대전화가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기재된 정보처리장치 또는 정보저장매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준항고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수사기관이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과 USB, 외장하드 등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할 물건’으로 적은 압수·수색영장으로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을 때, 그 압수가 영장의 범위 안에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영장주의를 정한 헌법 제12조, 영장의 기재사항을 정한 형사소송법 제114조, 제219조, 압수·수색의 요건을 정한 형사소송법 제215조가 관련됩니다.
사실관계
- 사법경찰관은 준항고인에 대하여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하던 중 2024. 5. 22. 춘천지방법원 판사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 영장의 ‘압수할 물건’은 「정보처리장치(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등) 및 정보저장매체(USB, 외장하드 등)에 저장되어 있는 본건 범죄사실에 해당하는 회계, 회의 관련 전자정보」였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 사법경찰관은 2024. 5. 23. 이 영장으로 준항고인 소유의 휴대전화를 압수했습니다.
- 영장 청구서에는 휴대전화와 해당 사건의 관련성에 대한 기재가 없었고, 준항고인이 범행에 휴대전화를 이용했다는 등 관련성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었습니다.
- 준항고인의 변호인은 2024. 5. 23. 휴대전화 압수수색의 취소를 구하는 준항고를 제기했습니다.
- 원심은 2024. 5. 28. 준항고를 기각했고, 준항고인이 재항고했습니다.
- 2024. 5. 22.압수·수색영장 발부
- 2024. 5. 23.휴대전화 압수, 준항고 제기
- 2024. 5. 28.원심, 준항고 기각
- 2024. 9. 25.대법원, 원심결정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인 춘천지방법원은 이 사건 휴대전화가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기재된 정보처리장치 또는 정보저장매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2024. 5. 28. 준항고를 기각했습니다. 원심결정 원문은 확인되지 않아, 대법원 결정이 전하는 원심 판단만 소개합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의 해석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법관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면서 ‘압수할 물건’을 특정하기 위하여 기재한 문언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함부로 피압수자 등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확장해석 또는 유추해석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압수할 물건’에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영장으로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휴대전화 압수수색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휴대전화는 정보처리장치나 정보저장매체의 특성이 있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통신매체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통신의 비밀이나 사생활에 관한 방대한 정보가 집적되어 있어 컴퓨터나 USB 등과 비교하면 압수·수색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의 정도가 크게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는 정보처리장치와 정보저장매체에 저장된 전자정보만 기재되어 있을 뿐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는 기재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 열거된 컴퓨터, 노트북, 태블릿, USB, 외장하드 등에 휴대전화가 포함된다고 해석하면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압수·수색의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어 일반영장금지 원칙에 위배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영장 청구서에 휴대전화를 기재하지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영장 청구서에 휴대전화와 해당 사건의 관련성에 대한 기재가 없고 관련성을 인정할 자료도 없으므로, 영장담당판사가 휴대전화와 해당 사건의 관련성을 심사하여 영장을 발부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휴대전화를 영장에 기재된 정보처리장치 또는 정보저장매체에 해당한다고 보아 준항고를 기각한 데에 「영장주의 및 적법절차의 원칙, 압수·수색영장에서의 압수할 물건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도763 판결: 대법원은 영장의 ‘압수할 물건’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피압수자 등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이나 유추해석을 할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이 판결을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적법절차와 영장주의를 정한 조문으로, ‘압수할 물건’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14조: 영장에 압수할 물건과 압수수색의 사유를 기재하도록 한 조문으로, 휴대전화를 압수하려면 ‘압수할 물건’에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가 포함되어야 한다는 원칙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5조: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영장으로 압수할 수 있도록 정한 조문으로, 휴대전화와 사건의 관련성이 심사되지 않았다는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4조와 함께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영장에도 압수할 물건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근거로 쓰였습니다.
실무상 의미
- 휴대전화를 압수당했다면 영장의 ‘압수할 물건’에 휴대전화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자정보가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재되어 있지 않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영장으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를 압수할 수 없다는 것이 이 결정의 기준입니다.
- 이 사건에서는 변호인이 압수 당일 준항고를 제기하여 압수수색의 취소를 구했습니다. 수사기관의 압수에 다툴 사정이 있으면 이 사건처럼 준항고로 취소를 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대법원은 영장 청구서에 휴대전화와 사건의 관련성 기재와 자료가 없다는 점, 휴대전화를 기재하지 못할 불가피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도 함께 들었습니다. 영장에 휴대전화가 빠졌다는 사정 하나로 모든 사건의 결론이 같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9. 25. 자 2024모2020 결정 [수사기관의압수에관한처분취소·변경기각결정에대한재항고] [공2024하,1719]
- 원심: 춘천지방법원 2024. 5. 28. 자 2024보1 결정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