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주거지 압수·수색에 참여능력이 부족한 사람만 참여한 경우 압수·수색의 적법 여부
핵심정리
대법원은 주거지 압수·수색 참여자에게 절차의 의미를 이해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하고 수사기관이 이를 알 수 있었다면 집행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영장의 피의자인 피고인의 딸만 참여시킨 압수·수색의 증거로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0도11223 판결(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대법원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직권으로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볼 소지가 크다고 보았고, 원심 판단에 참여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마 보관 공소사실의 유무죄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인천지방법원 2020. 7. 23. 선고 2020노370 판결: 제1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 인천지방법원 2019고단6090 판결: 대마 보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딸을 피의자로 하는 영장을 받아 딸의 거주지인 아파트를 압수·수색했고, 이때 딸 한 사람만 참여시켰습니다. 딸은 정신과 입원치료를 반복해 받았고 성년후견이 개시된 상태였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23조 제2항, 제3항은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주거주 등이나 이웃 등을 참여하게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참여한 사람에게 절차를 이해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에도 이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수사기관은 2019. 3.경 피고인의 딸이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파악했고, 그 무렵 병원으로부터 딸의 진료기록 등을 제출받았습니다.
- 인천지방법원 판사는 2019. 5. 9. 딸을 피의자로 하는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같은 날 딸의 거주지인 아파트를 수색·검증장소로 하는 압수·수색·검증영장도 발부했습니다.
- 수사기관은 2019. 5. 28. 다른 혐의사실로 딸을 현행범 체포했고, 같은 날 딸과 함께 아파트로 가서 영장을 집행했습니다. 현장에는 딸만 참여했습니다.
- 수사기관은 아파트 안방 금고에서 대마 약 0.62g과 스포이드, 깔때기 등을 압수했습니다. 피고인은 2019. 5. 28.경 주거지 안방 금고에 대마 약 0.62g을 보관하였다는 공소사실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 딸(1994년생)은 2016. 12. 2.경부터 2019. 5. 24.경까지 정신병적 증세로 약 13회 입원치료를 받았습니다. 2017. 3. 29. 자 심리평가결과에서 「전체지능 57, 사회성숙연령 11세 수준」이라고 평가되었고, 2017. 9. 11.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받았습니다.
-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전에 확보한 병원기록에는 딸이 심한 공격성을 보이거나 대화가 어렵다는 등의 담당의 소견이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관련 진정사건의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에 따르면, 체포 당일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는 딸이 조서 내용을 충분히 알고 있는지 의심되어 요지를 재차 설명하였다는 사법경찰관의 기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 2019. 3.경수사기관이 딸의 필로폰 투약 혐의 파악
- 2019. 5. 9.딸에 대한 체포영장과 압수·수색·검증영장 발부
- 2019. 5. 28.딸 현행범 체포, 딸만 참여한 압수·수색에서 대마 압수
- 제1심대마 보관 공소사실 유죄, 나머지 공소사실 공소기각
- 2020. 7. 23.원심, 제1심의 판단 유지
- 2024. 10. 8.대법원,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대법원 판결에 따르면, 제1심은 이 사건 대마를 포함하여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와 압수조서 등을 유죄의 증거로 삼아 대마 보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원심은 이러한 제1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제1심은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공소를 기각했고, 원심은 이 부분 판단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주거지 압수·수색에 참여한 사람의 참여능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주거주 등 또는 이웃 등이 참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참여자에게 참여능력이 없거나 부족한 경우에는, 주거주 등이나 이웃 등의 참여 없이 이루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형사소송법 제123조 제2항, 제3항에서 정한 압수·수색절차의 적법요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러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도 위법하다.
따라서 피의자가 주거주 등인 주거지 등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경우 피의자에게 참여능력이 없다면 그 피의자만 참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123조 제3항에 따라 참여능력이 있는 이웃 등을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 이때 참여능력이 없는 피의자만이 참여하였다면 그 압수·수색은 형사소송법 제123조 제2항,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위법하다.
대법원이 말하는 참여능력은 「최소한 압수·수색절차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입니다. 대법원은 제123조 제2항, 제3항이 급속을 요하는 경우 통지 없이 집행할 수 있게 한 제121조, 제122조와 달리 예외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의자의 참여권과 책임자의 참여는 취지나 목적, 보호법익이 동일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참여 요건의 충족 여부는 「수사기관이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던 사정 등을 포함하여 압수·수색 당시를 기준으로 외형적으로 인식 가능한 사실상의 상태」를 살펴 판단한다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참여자에게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가 있으면, 수사기관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6조 제6항의 취지에 맞는 적법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볼 소지가 크다고 보았습니다.
- 딸의 반복 입원치료, 심리평가결과, 성년후견 개시 심판 등에 비추어 보면, 딸은 압수·수색 당시 주거주 등으로서 참여능력이 없거나 부족하였던 것으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 수사기관은 딸의 정신과 치료 내역이나 현행범 체포 당시의 사정 등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참여능력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거나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입니다.
-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딸만을 참여시켰고, 제123조 제3항에 따라 이웃 등을 참여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 그 결과 이 사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들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해당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어렵다고 볼 여지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위법한 압수·수색으로 수집된 증거를 근거로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에 형사소송법 제123조의 참여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은 쟁점 공소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습니다. 피고인만이 쟁점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므로, 공소기각된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은 분리·확정되었습니다.
관련 법령
- 형사소송법 제123조: 주거지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 주거주 등이나 이웃 등을 참여하게 하도록 정한 조문입니다. 대법원은 이 조문에 따라 참여자에게 참여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3조를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준용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21조: 피의자 등 당사자의 참여권을 정한 조문입니다. 대법원은 이 조문의 참여권이 제123조의 책임자 참여와 취지·보호법익이 다르다고 보아, 피의자가 주거주 등인 경우에도 제123조의 요건을 따로 따졌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조문입니다. 이 사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증거의 증거능력 판단과 관련되었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6조 제6항: 대법원은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가 있는 참여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이 조항의 취지에 맞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주거지 압수·수색에 주거주가 참여했더라도, 그 사람에게 압수·수색절차의 의미를 이해할 능력이 없거나 부족하면 참여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의자가 주거주 등인 경우 피의자에게 참여능력이 없다면 그 피의자만 참여하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수사기관은 형사소송법 제123조 제3항에 따라 참여능력이 있는 이웃 등을 함께 참여시켜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은 참여자와 관련하여 압수·수색절차의 적법요건이 갖추어졌는지는 수사기관이 인식하였거나 인식할 수 있었던 사정 등을 포함하여 압수·수색 당시를 기준으로 외형적으로 인식 가능한 사실상의 상태를 살펴 판단하여야 하고, 수사기관이 인식할 수 없었던 참여자의 내부적, 주관적 사정이나 참여자의 객관적 능력에 관한 법률적·사후적인 판단은 고려대상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당시 확보하고 있던 진료기록이나 체포 당시의 상황 같은 자료가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 이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입니다. 이 사건 피고인의 유무죄는 환송 후 원심의 심리를 거쳐 정해집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0도11223 판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공2024하,1783]
- 원심: 인천지방법원 2020. 7. 23. 선고 2020노370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