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부동산/재개발/재건축/수용
건물 진입 통로로 쓰이는 사유지의 인도 청구에서 통행자의 점유와 소유자의 사용·수익권 제한을 판단하는 기준
핵심정리
건물 차량이 공로로 나가려면 지나야 하는 사유지 통로의 인도 청구에서, 대법원은 그런 사정만으로 건물 부지로 볼 수 없고 배타적 점유를 심리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원심판결 중 피고 46을 제외한 피고들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다251470 판결(토지인도)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46을 제외한 피고들(별지 피고들 명단 순번 1 내지 45, 47 내지 52 기재 피고들)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으며, 상고이유서를 내지 않은 피고 46의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점유 판단과 사용·수익권 제한 판단을 모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환송된 부분에서 피고들이 통로 부분을 인도하고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는지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고, 부산지방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되었습니다.
하급심
- 부산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3나46906 판결: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통로 부분 8㎡와 32㎡의 인도와 부당이득 반환을 명했으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했습니다.
- 부산지방법원 2023. 3. 9. 선고 2022가단335677 판결: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원고가 항소했습니다.
쟁점
빌라의 구분소유자들이 건물 주차장과 공로 사이를 오가는 통로로 다른 사람 소유의 토지를 쓰고 있을 때, 구분소유자들이 그 토지를 점유한다고 보아 토지 소유자에게 인도하라고 명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민법 제192조, 제213조). 또 토지 소유자의 부친이 오래전부터 그 토지를 도로로 쓰게 두었고 소유자 자신도 건축허가 때 도로 사용에 동의한 경우, 소유자의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가 신의성실의 원칙(민법 제2조)에 따라 제한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원고의 부친은 1961. 1. 11.경과 1963. 5. 31. 부산 부산진구의 토지 3필지를 취득했습니다. 원고의 부친은 1963. 5. 31. 토지 일부를 이 사건 제2토지(43㎡)로 분할했고, 1965. 12. 14. 다른 토지 일부를 79㎡로 분할했습니다. 그 뒤 1997. 8. 5. 그 토지 중 일부가 다시 분할되어 이 사건 제1토지(9㎡)가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 두 토지는 분할 전 토지들의 중간에 있는 남북으로 좁고 긴 땅으로 북쪽 끝이 공로에 접하고, 면적 합계 52㎡는 분할 전 토지들 전체 면적의 약 0.6%입니다. 원고의 부친은 나머지 토지를 여러 필지로 분할해 제3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했습니다.
- 부산진구청장의 사실조회 회신에 따르면 건물이 신축되기 전 통로 부분의 실제 사용현황은 너비 3m, 길이 14.2m의 막다른 도로였습니다.
- 원고는 1991. 9. 15.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으로 두 토지를 취득했고, 2002. 2.경 건축주가 건축허가를 신청할 때 도로로 사용해도 이의가 없다는 도로(대지) 사용동의서를 인감증명서와 함께 부산진구청장에게 제출했습니다. 부산진구청장은 현장조사 뒤 건물의 건축허가를 내주었습니다.
- 1963년경부터 원고가 건물의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인도와 부당이득 반환을 구한 2021년경까지, 원고의 부친이나 원고가 통로 사용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용료를 청구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습니다.
- 현재 통로 부분은 건물 입주자 중 차량 소유자들이 주차장과 공로 사이를 오가는 데 쓰지만, 일반 공중의 통행이나 사용에 제한이 없고 입주자와 무관한 사람들이 주차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원고는 건물의 구분소유자인 피고들을 상대로 통로 부분의 인도와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 1963. 5. 31.원고의 부친이 토지 일부를 이 사건 제2토지로 분할
- 1991. 9. 15.원고가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으로 취득
- 2002. 2.경원고가 도로(대지) 사용동의서 제출
- 제1심원고 청구 받아들이지 않음
- 원심통로 부분 인도와 부당이득 반환 명함
- 대법원피고 46 제외 피고들 패소 부분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건물의 구분소유자들은 건물의 대지 전체를 공동으로 점유한다는 법리를 들면서, 다음과 같은 전제에서 판단했습니다.
사회통념상 건물은 그 부지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므로 건물의 부지가 된 토지는 그 건물의 소유자가 점유하는 것으로 볼 것이고, 이 경우 건물의 소유자가 현실적으로 건물이나 그 부지를 점거하고 있지 아니하더라도 그 건물의 소유를 위하여 그 부지를 점유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심은 통로 부분이 도로로 이용되고 있고 이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건물에 차량이 출입할 수 없으므로 피고들이 통로 부분을 공동으로 점유·사용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도로(대지) 사용동의서는 건물 신축 공사로 인한 사용·수익상의 제한을 일시적으로 양해하는 취지에 불과해 보이고, 장기간 이의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무상 사용을 용인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제1심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원심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통로 부분 인도와 부당이득 반환을 명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통로 부분의 점유와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제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다른 사람 소유의 토지를 통행하더라도 그 통로에 대하여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고 있지 않다면 통행지 소유자가 통행자에 대하여 통로 부분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스스로 이 사건 각 토지 부분을 도로로 제공하여 인근 주민이나 일반 공중에게 통행권을 부여하는 등으로 망인의 이 사건 각 토지 부분에 대한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었고, 이러한 상태는 원고가 망인의 위 재산을 상속한 후 이 사건 건물 건축 시 앞서 본 도로(대지) 사용동의를 함으로써 계속 유지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대법원은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은 신의성실의 원칙상 기존 이용상태가 유지되는 한 소유자가 이를 수인해야 하는 결과일 뿐 사용·수익권 자체를 대세적·확정적으로 상실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또 이 제한 법리는 예외적인 법리이므로 신중하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고, 제한을 주장하는 사람이 그 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 건물의 부지는 건물의 존립에 필요한 범위 내의 토지이므로, 통로 부분을 도로로 이용하지 않고서는 건물 차량이 공로로 나아갈 수 없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통로 부분을 건물의 부지로 볼 수 없습니다. 원심은 피고들이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는지 심리하지 않은 채 점유사실을 인정했습니다.
- 통로 토지는 분할 전 토지들의 중간에 있는 좁고 긴 땅으로 그 면적 비율이 약 0.6%로 매우 낮고, 원고의 부친은 나머지 토지를 분할해 제3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했습니다.
- 건물 신축 전에도 통로 부분은 막다른 도로였던 것으로 보이고, 1963년경부터 2021년경까지 이의를 제기하거나 사용료를 청구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습니다.
- 원고는 상속 후 건축허가 과정에서 도로(대지) 사용동의서를 인감증명서와 함께 제출했습니다.
- 현재 통로 부분은 일반 공중의 통행이나 사용에 제한이 없고, 입주자와 무관한 사람들이 주차하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건물 부지 법리로 피고들의 점유를 인정한 조치에 심리미진과 점유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고, 원심이 원고의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도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피고 46을 제외한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이 피고들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피고 46의 상고는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안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3. 8. 19. 선고 2002다53469 판결: 통행지 소유자의 점유를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 점유가 없으면 통행자에게 통로 부분의 인도를 구할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84971 판결: 사실적 지배에 속하는 객관적 관계라고 하려면 적어도 타인의 간섭을 배제하는 면이 있어야 한다는 점유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9. 1. 24. 선고 2016다264556 전원합의체 판결: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어도 사정변경의 원칙에 따라 다시 행사할 수 있고, 제한 법리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4. 2. 15. 선고 2023다295442 판결: 사용·수익권 행사의 제한을 주장하는 사람이 그 제한 요건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법 제192조: 피고들이 통로 부분을 사실상 지배하여 점유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민법 제213조: 원고가 통로 부분의 인도를 구한 근거로, 피고들의 배타적 점유가 인정되어야 인도를 구할 수 있다는 판단과 연결되었습니다.
- 민법 제211조: 원고가 소유자로서 통로 부분을 사용·수익할 권리를 가진다는 근거입니다.
- 민법 제2조: 금반언이나 신뢰보호 등 신의성실의 원칙상 원고의 독점적·배타적 사용·수익권 행사가 제한되는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헌법 제23조 제3항: 사용·수익권 제한 법리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건물 차량이 다른 사람 소유의 통로를 지나야만 공로로 나갈 수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그 통로를 건물 부지로 보아 구분소유자들의 점유를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통로 인도 청구에서는 통행자가 타인의 간섭을 배제할 정도의 배타적인 점유를 하는지가 따로 심리됩니다.
- 토지를 도로로 제공한 종전 소유자의 행위와 상속인이 건축허가 과정에서 낸 도로(대지) 사용동의서는 상속인의 사용·수익권 행사 제한을 판단하는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동의서를 낼 때에는 그 문서가 뒤에 어떤 의미로 판단될 수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사용·수익권 제한 법리는 엄격하게 적용되고 제한을 주장하는 쪽이 증명책임을 지므로, 통행자는 토지 제공 경위, 이의 여부, 일반 공중의 이용 현황 같은 자료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은 파기환송된 것이어서 인도와 부당이득 반환 의무의 최종 결론은 환송 후 심리에 따라 정해집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다251470 판결 [토지인도] [공2025상,36]
- 원심: 부산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3나46906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