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소비자
항공마일리지에 약 10년의 유효기간을 둔 약관 조항의 불공정 약관 해당 여부
핵심정리
항공사들이 약관을 개정해 마일리지에 약 10년의 유효기간을 두고 적립 시부터 기간이 진행되게 한 데 대해, 대법원은 불공정 약관 조항으로 보기 어렵다는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1다308030 판결(마일리지지급)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심에서 항소한 원고들(원심 판결의 표시는 '원고 1 외 6인') 가운데 '원고 1 외 5인'이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이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과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 원심판결은 상고한 원고들에 대해서도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대법원은 불공정 약관 조항의 판단 기준을 제시한 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약관 조항을 무효로 보지 않은 것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나62103 판결: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했습니다.
-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7. 17. 선고 2019가단2760 판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항공사들이 2008년경 약관을 개정해 마일리지에 약 10년의 유효기간을 도입하면서, 유효기간을 탑승일이나 적립일부터 적용하고 유효기간의 중단사유는 두지 않았습니다. 이 약관 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제1호의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나 같은 조 제1항의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소멸시효를 법률행위로 단축할 수 있다는 민법 제184조도 판단에 쓰였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 항공사 두 곳은 각각 클럽 명칭으로 상용고객 우대제도의 일종인 항공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해 왔습니다. 원고들은 피고들 중 한 곳과 클럽 회원가입 계약을 맺고 항공운송서비스 등을 이용하면서 마일리지를 적립했습니다.
- 피고들은 2008년경 약관을 개정해, 개정 이후 적립한 마일리지는 약 10년간 유효하고 유효기간 내에 사용되지 않은 마일리지는 소멸되도록 했습니다. 개정 이전에 적립한 마일리지에는 유효기간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 피고들이나 제휴 항공사를 이용한 마일리지는 탑승일로부터, 제휴사를 이용한 마일리지는 회원 계좌에 적립된 날로부터 유효기간이 적용됩니다.
- 원고들은 보너스 항공권 구입에 최소 5,000 마일리지가 필요한데도 적립 시점을 기산일로 정하고, 추가 적립 시 이루어지는 채무의 승인 등 중단사유도 인정하지 않아 위 약관 조항이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 원고들은 피고들이 유효기간 10년 경과를 이유로 소멸시킨 마일리지의 지급을 구했고, 청구한 마일리지는 원고별로 560마일리지부터 13,505마일리지까지였습니다.
- 2008년경피고들이 마일리지에 약 10년 유효기간을 도입하는 약관 개정
- 2020. 7. 17.제1심, 원고들의 청구 기각
- 2021. 11. 25.원심, 원고들의 항소 모두 기각
- 2024. 11. 28.대법원, 원고들의 상고 모두 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 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고, 원고들이 항소심에서 강조한 기산일과 중단사유 문제에 관하여 추가로 판단했습니다. 원심은 마일리지가 계약상 인정되는 재산권으로서 민법이 인정하는 전형적인 재산권은 아니므로 그 정도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민법 제184조 제2항이 소멸시효 기간을 단축하거나 요건을 완화하는 합의는 인정하는 점, 일정한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더라도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민법에도 중단이 인정되지 않는 제척기간 제도가 있는 점 등을 들어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으로 인해 이 사건 약관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여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정할 수 없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불공정 약관 조항의 판단 기준과 이 사건 약관 조항의 효력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에 따라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이라는 이유로 무효라고 보기 위해서는, 그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여 형평에 어긋나는 약관 조항을 작성·사용함으로써 건전한 거래질서를 훼손하는 등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이 약관 조항의 무효 사유에 해당하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인지는 관계 법령이나 거래관행 등에 비추어 해당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발생시키는지, 고객이 사업자와 개별적으로 합의하였더라도 동일한 내용이 포함되었으리라고 할 수 있는지, 고객의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한 사업주의 정당한 이익이나 합리적 사유가 있는지, 사업자가 고객의 불이익을 상쇄하거나 최소화할 만한 합리적인 조치를 두어 고객의 이익도 충분히 배려하였는지 등을 다른 약관 조항 등 계약 전체의 내용, 계약을 통해 추구하고자 한 이익의 내용과 그 사이의 균형, 거래관계의 실질적인 사정, 사업의 특성 등에 비추어 심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마일리지 및 마일리지의 유효기간 제도를 통해 얻는 이익에 상응하는 만큼 고객들의 이익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정황이 보이기도 하나, 이 사건에 제출된 주장 및 증명만으로는 그 이익의 불균형이 사적 자치의 한계를 일탈하여 약관 조항을 무효로 볼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이 사건 약관 조항을 불공정 약관 조항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항공마일리지는 재산적 가치가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우나, 약관으로 약정된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특수한 유형의 재산권이어서 민·상법상 채권의 소멸시효 규정이 당연히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민·상법이 채권에 부여하는 보호의 수준은 약관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게 설계되었는지를 판단하는 일응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 이 사건 약관 조항은 상인인 피고들이 부담하는 채무에 관한 것인데도 민사상 소멸시효에 준하는 10년의 유효기간을 정하고 있어, 소멸시효 규정을 적용했을 때보다 고객들을 현저히 불리한 지위에 두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소멸시효는 법률행위로 단축 또는 경감할 수 있다는 점(민법 제184조)도 들었습니다.
- 신용카드나 각종 멤버십 포인트, 전자형·모바일·온라인 상품권 등은 통상 5년 내지 그보다 단기의 유효기간을 두고, 유효기간 제도를 둔 외국 항공사들은 대부분 4년 이내로 정하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중단 정책을 둔 일부 외국 항공사도 대부분 3년 이내로 정하고 있어, 기산일과 중단사유 부분이 거래관행에 비추어 현저히 불리하거나 이례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 적립 시부터 기산하고 중단사유를 인정하지 않는 다소 경직된 운용과 매년 상당한 양의 마일리지가 소멸하는 점은 사용에 제약이 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라고 보았습니다. 한편 마일리지가 부채 계정에 계상되어 적정한 기간 내에 소진시킬 사업상 필요가 있고, 피고들이 소액 마일리지 사용처, 가족합산제도, 복합결제제도, 보너스 항공권 좌석현황 공개, 소멸시점 사전 안내 등을 제공한 사정도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약관 조항을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나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조항’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공정한 약관 조항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4. 13. 선고 2016다274904 판결: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무효라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20다278873 판결: 위 불공정 약관 조항의 무효 요건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함께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이 사건 약관 조항이 제1항의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여 공정성을 잃은 조항’이나 제2항 제1호의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인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었습니다.
- 민법 제184조: 대법원은 소멸시효를 법률행위로 단축 또는 경감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10년의 유효기간이 고객들을 현저히 불리한 지위에 두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을 뒷받침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항 제1호에 따라 공정성을 잃은 약관 조항으로 무효라고 보려면, 약관 조항이 고객에게 다소 불이익하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고 약관 작성자가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하여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이익을 주었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관계 법령과 거래관행, 사업자의 정당한 이익이나 합리적 사유, 고객의 불이익을 줄이는 조치 등이 계약 전체에 비추어 함께 심사됩니다.
- 대법원은 피고들이 얻는 이익에 상응하는 만큼 고객들의 이익이 충분히 보장되었다고 보기에는 미흡한 정황이 보인다고 하면서도, 이 사건에 제출된 주장 및 증명만으로는 무효로 볼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약관의 효력을 다투는 쪽은 이익의 불균형을 구체적으로 주장하고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 판결은 피고들이 제공한 소액 사용처, 가족합산제도, 복합결제제도, 소멸시점 사전 안내 등을 판단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마일리지를 가진 고객은 약관에 정한 유효기간과 기산일, 사업자가 안내하는 소멸시점과 사용 방안을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1. 28. 선고 2021다308030 판결 [마일리지지급] [공2025상,120]
- 원심: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나62103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