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문의 메일 문의 blog

화백리포트

민사 · 소비자

은행에서 산 펀드로 손해를 입어 소송을 냈는데 청구 근거가 불분명하면 법원이 먼저 물어봐야 할까요?

김진오 대표변호사 · 김호윤 변호사 · 박정철 변호사 · 유태선 변호사2026. 10. 24.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1다300173 판결

핵심정리

은행이 판매한 펀드로 손해를 입은 투자자의 청구가 채무불이행책임만 구하는지 불법행위책임도 구하는지 불명료한데도 원심이 석명권 행사 없이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자,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이며 실제 사건과 관계없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1다300173 판결(손해배상청구)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대상고를 기각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원고의 청구원인에 불법행위책임 주장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피고 은행이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했는지와 손해배상책임이 있는지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 서울고등법원 2021. 11. 5. 선고 2021나2014814 판결: 원심에서 추가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고, 피고에게 원고(선정당사자)에게 112,725,000원, 선정자에게 76,590,000원과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하며 나머지 주위적 청구와 예비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8. 선고 2020가합3296 판결: 원고(선정당사자)가 이 판결에 항소했고, 원심은 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 청구에 관한 이 판결의 판단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고,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이유는 일부를 고치는 외에는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쟁점

은행에서 펀드 수익증권을 산 투자자가 손해를 입고 은행을 상대로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했는데, 그 주장이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만인지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도 포함하는지 분명하지 않았습니다. 민사소송법 제136조 제1항은 재판장이 소송관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하여 당사자에게 사실상 또는 법률상 사항에 대하여 질문할 수 있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법원이 당사자가 간과하였음이 분명하다고 인정되는 법률상 사항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법원이 당사자에게 확인하지 않고 불법행위책임 주장이 포함된 것으로 보아 판단해도 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 은행은 투자중개업 등을 하는 겸영금융투자업자로, 자산운용회사가 설정·운용하는 사모투자신탁 제15호 펀드와 제37호 펀드 등의 수익증권을 위탁판매했습니다.
  • 피고는 투자권유를 하여 2018. 12. 10. 선정자에게 제15호 펀드 수익증권 1억 원 상당을, 2019. 1. 9. 원고에게 제37호 펀드 수익증권 1억 5,000만 원 상당을 매도했습니다.
  • 자산운용회사는 펀드 재산을 외국 특수목적법인이 발행하는 사모사채에 투자했고, 그 발행대금은 운용업무를 맡은 운용회사가 미국 대출 플랫폼 등을 통해 소상공인 대출채권 등에 투자했습니다.
  • 운용회사의 대표가 2014년 무렵부터 미국 대출 플랫폼과 공모하여 대출실적 자료를 부풀리는 등으로 투자자산의 가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미국 연방캘리포니아중부지방법원의 2019. 4. 1. 자 관리명령으로 관련 회사들의 자산과 현금흐름이 동결되어 펀드의 상환금 및 수익금 지급이 모두 중단되었습니다.
  • 원고는 민법 제580조의 담보책임 또는 채무불이행책임, 민법 제572조·제574조의 담보책임을 선택적으로 주장하고, 예비적으로 착오를 이유로 매매계약을 취소하며 부당이득반환을 구했습니다.
자산운용회사피고 은행원고·선정자외국 특수목적법인펀드 수익증권 판매 위탁투자권유와 수익증권 매도펀드 재산으로 사모사채 매입
그림. 사건 관계(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1. 2018. 12. 10.피고가 선정자에게 제15호 펀드 수익증권 1억 원 상당 매도
  2. 2019. 1. 9.피고가 원고에게 제37호 펀드 수익증권 1억 5,000만 원 상당 매도
  3. 2019. 4. 1.미국 법원 관리명령으로 관련 회사들의 자산과 현금흐름 동결, 이후 펀드 상환금·수익금 지급 중단
  4. 2021. 11. 5.원심, 불법행위에 따른 피고의 손해배상책임 인정(일부 인용)
  5. 2024. 12. 12.대법원,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 파기환송, 원고 부대상고 기각
그림. 사건 경과(판결에 적힌 사실을 정리)

원심의 판단

원심 판결은 원고가 원심에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또는 구 자본시장법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주위적 청구로 추가했다고 적고, 피고가 투자중개업자로서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보았습니다. 그 사정으로 펀드의 위험등급이 1등급인데 투자제안서 등은 안정성을 강조할 뿐 위험성은 일반적인 고지 사항만 작은 글자로 적었던 점 등을 들었습니다. 손해액은 매수금액에서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뺀 미회수금액으로 보고, 원고가 「공격투자형」이 기재된 투자자정보확인서에 서명한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의 책임을 90% 정도로 제한했습니다.

투자중개업자는 자산운용회사와 같은 집합투자업자가 제공한 투자설명서의 내용을 숙지하고, 그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집합투자업자로부터 정확한 설명을 들어 그 내용을 스스로 명확하게 이해한 다음, 투자자에게 그 투자신탁의 운용방법이나 투자계획 및 그로 인한 수익과 위험을 투자자가 정확하고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야 하고, 단지 집합투자업자로부터 제공받은 판매보조자료의 내용이 정확하고 충분하다고 믿고 그것에 의존하여 투자신탁에 관하여 설명하였다는 점만으로는 투자자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은 원심에서 추가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했고, 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 청구에 관한 판단은 제1심판결 이유를 그대로 인용했으며,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고치는 외에는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원의 석명 또는 지적의무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당사자의 주장이 법률상의 관점에서 보아 모순이나 불명료한 점이 있는 경우 법원은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여 당사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어야 하고, 만일 이를 게을리한 경우에는 석명 또는 지적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위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청구취지나 청구원인의 법적 근거에 따라 요건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이 달라지는 중대한 법률적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
원심으로서는 원고가 투자자보호의무 등 위반과 관련하여 불법행위책임 주장도 하는 것인지에 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여 그 주장의 취지를 명확히 한 다음 그에 맞는 요건사실에 관한 주장·증명을 할 수 있게 하고 피고에게도 분명해진 청구원인에 대하여 충분하게 반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어야 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고 주장의 법적 근거가 불명료했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는 2020. 12. 24. 자와 2021. 7. 30. 자 준비서면에서 「매도인의 채무불이행책임」이라는 제목 아래 피고의 투자자보호의무 등 위반을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2021. 9. 24. 자 준비서면에서는 별개 제목으로 「사기의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하며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에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인용했습니다.
  • 피고는 2021. 10. 28. 자 준비서면에서 원고가 불법행위 주장을 하는 것으로도 보인다며 부인하면서도, 2021. 8. 12. 자와 2021. 9. 29. 자 준비서면에서는 원고의 주장을 채무불이행책임 주장으로 이해하고 반박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도 불법행위책임 주장이 포함되어 있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한 상태에서 방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 원고가 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과 착오 취소 등 여러 다양한 주장을 펼치는 상황에서, 명시적인 언급이 없는 불법행위책임 주장에 관하여 피고에게 적절한 방어의 기회가 제공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충분한 공격과 방어의 기회가 제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의 청구원인에 불법행위책임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선해」하여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석명 또는 지적의무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투자권유 과정에서 설명의무 등을 위반한 경우 투자자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손해배상과 구 자본시장법 제48조 제1항에 따른 손해배상을 선택적으로 청구할 수 있으므로, 환송 후 원심은 구체적인 청구원인과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고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원고의 부대상고에 관하여는 담보책임·채무불이행책임과 착오 취소 주장을 배척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불법행위책임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는 이상, 이와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는 담보책임 등 청구와 성질상 선택적 병합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예비적 청구 중 피고 패소 부분에 대응하는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으며,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대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2765 판결: 당사자 주장이 법률상 관점에서 모순되거나 불명료하면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해야 하고, 법적 근거에 따라 증명책임이 달라지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는 법리의 근거로 대법원 2021다271725 판결과 함께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다271725 판결: 대법원 2009다42765 판결과 함께, 당사자 주장이 법률상 관점에서 불명료하면 법원이 석명권을 행사해야 하고 법적 근거에 따라 증명책임이 달라지는 경우라면 더욱 그러하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0다259100 판결: 선택적 청구 중 하나를 일부 인용한 원심판결에 원고와 피고가 모두 상고 또는 부대상고를 하였고 피고의 상고가 이유 있어 파기할 때, 나머지 청구 중 피고 패소 부분에 대응하는 부분까지 함께 파기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4. 8. 1. 선고 2023다318154 판결: 위 파기 범위 법리가 성질상 선택적 관계인 예비적 병합에도 적용된다는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민사소송법 제136조: 법원의 석명권과 법률상 사항에 관한 의견진술 기회 부여를 정한 조문으로, 원심의 잘못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민법 제390조: 원고가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주장의 법적 근거로 구성한 채무불이행책임 조문입니다.
  • 민법 제750조: 원심이 원고의 청구원인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고 피고의 책임을 인정한 불법행위책임 조문입니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7조: 원심 판결이 원고의 주장으로 정리한 금융투자업자의 설명의무 조문입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석명권을 행사하지 않은 채 원고의 청구원인에 이 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포함되어 있다고 선해한 것을 잘못으로 보았습니다.
  •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48조: 대법원은 이 조 제1항의 손해배상을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과 선택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고, 원심은 이 조를 참조하여 손해액을 미회수금액으로 산정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손해배상을 구할 때는 채무불이행책임인지 불법행위책임인지, 구 자본시장법에 따른 책임인지를 준비서면 제목과 본문에서 분명하게 적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법적 근거에 따라 증명책임이 달라지는 사항을 중대한 법률적 사항으로 보았습니다.
  • 청구원인을 여러 개 내세울수록 각 주장이 어떤 법적 근거에 따른 것인지 정리할 필요가 큽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고가 여러 다양한 주장을 펼친 사정을 피고의 방어 기회가 부족했다고 본 이유의 하나로 들었습니다.
  • 이 판결은 피고 은행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 여부에 관하여 결론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피고의 책임 유무와 범위는 환송 후 서울고등법원에서 다시 심리하게 됩니다.

사건 표시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목록으로

개인정보처리방침
{{TE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