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경찰이 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보험업계 직원을 현장에 참여시켜도 될까요?
핵심정리
사법경찰관이 치과병원을 압수·수색하면서 생명보험협회 소속 치과위생사를 약 3시간 동안 전 과정에 참여시킨 사안에서, 대법원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법이 정한 사람 외의 제3자를 참여시킨 압수·수색은 위법하다고 보고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2. 16. 선고 2020모3326 결정(수사기관압수처분에대한재항고)
대법원은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치과위생사의 참여가 조력인 정도에 불과하다고 본 원심 판단에 강제처분 법정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유에서 이 사건 압수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으나, 주문은 파기환송이므로 준항고에 대한 결정은 환송 후 원심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하게 됩니다.
하급심
-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9. 29. 자 2020보7 결정: 대법원 결정에 따르면, 치과위생사의 참여를 문제 삼은 준항고 이유를 배척했습니다.
쟁점
사법경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면서 경찰공무원이 아닌 생명보험협회 소속 치과위생사를 참여시켰고, 치과위생사는 압수·수색 현장에서 압수 대상 문서 분류, 병원 PC 탐색 등을 했습니다. 수사기관이 형사소송법상 참여권자(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나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된 사람(주거주, 간수자, 이웃 사람 등) 외의 제3자를 압수·수색 현장에 참여시킬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관련 조문은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제121조, 제123조, 제219조입니다.
사실관계
- 사법경찰관은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사로부터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에 기하여 2020. 8. 5. 준항고인이 운영하는 치과병원을 수색했습니다.
- 사법경찰관은 경찰공무원 외에 생명보험협회 소속 치과위생사 1명을 참여시켰고, 치과위생사는 2020. 8. 5. 12:24경 약 6명의 경찰관들과 함께 병원에 진입하여 압수·수색 전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 병원 CCTV에는 치과위생사가 12:29경 사법경찰관이 소지한 서류를 열람하고, 12:30경 사법경찰관의 휴대전화로 책상 서랍과 내용물을 촬영하며, 12:40경과 13:19경 환자대기실 바닥에 펼쳐진 압수대상 문서를 직접 분류하는 장면이 녹화되었습니다.
- 치과위생사는 13:01경 압수 대상물을 사법경찰관들에게 보여주며 대화했고, 14:46경 서류뭉치를 사법경찰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 치과위생사는 15:00경 접수대 안쪽 간호사 PC를 탐색하고 진료기록부를 넘겨가며 사법경찰관과 대화했으며, 15:06경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 사법경찰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 사법경찰관은 병원에 보관된 청구외인 외 36명의 진료기록부와 업무용 수첩 등 유체물, 컴퓨터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압수했습니다.
- 2020. 8. 5. 1224경: 치과위생사가 경찰관들과 함께 병원 진입
- 2020. 8. 5. 1240경: 치과위생사가 압수대상 문서를 직접 분류
- 2020. 8. 5. 1500경: 치과위생사가 간호사 PC 탐색
- 2020. 9. 29.원심, 치과위생사 참여에 관한 준항고 이유 배척
- 2024. 12. 16.대법원, 원심결정 파기환송
원심의 판단
대법원 결정에 따르면, 원심은 치과위생사가 압수처분 당시 활발히 참여한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치과위생사가 주도적으로 영장을 집행하지 않았고, 적법한 수색업무 집행을 위한 「이행보조자나 조력인 정도의 역할을 수행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이 부분 준항고 이유를 배척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현장에 제3자를 참여시킬 수 있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단서는 “강제처분은 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며, 필요한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강제처분 법정주의를 취하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에 근거하지 아니한 수사기관의 강제처분은 허용될 수 없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강제채혈, 강제채뇨 등과 같이 강제처분이 법률상 의료인 아닌 자가 수행할 수 없는 의료행위를 수반하는 경우, 잠금장치 해제, 전자정보의 복호화나 중량 압수물의 운반과 같이 단순한 기술적, 사실적 보조가 필요한 경우, 압수·수색 후 환부 대상이 될 도품의 특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등 제한적 범위 내에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기관인 사법경찰관리의 엄격한 감시·감독하에 제3자의 집행 조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압수·수색 현장에 형사소송법상 참여권자나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된 사람 이외의 사람을 참여시킬 수는 없고, 참여가 허용된 사람 이외의 제3자를 임의로 참여케 하여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거나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한 것은 위법하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치과위생사의 참여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이 사건 압수처분이 법률상 의료기사인 치과위생사만이 할 수 있는 행위를 수반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치과위생사가 한 압수 대상물 분류, PC 탐색 등의 행위는 전자정보 복호화, 잠금장치 해제나 중량 압수물 운반과 같은 단순한 기술적, 사실적 보조에 그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압수된 유체물이나 전자정보가 치과위생사나 생명보험협회에 환부되어야 할 것으로 보기도 어렵고, 그 밖에 예외적인 경우라고 볼 특별한 사정도 찾을 수 없습니다.
- 치과위생사는 보험사기의 피해자인 개별 생명보험회사의 공동 이익 증진 등을 위해 설립된 생명보험협회의 사용인으로, 이들과 이해관계를 같이한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 치과위생사를 약 3시간 동안 압수·수색 전 과정에 참여케 한 행위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은 것으로 위법하고, 헌법 제12조의 적법절차 원칙과 헌법 제16조, 제17조의 주거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중요성에 비추어 위반의 정도도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치과위생사가 주도적으로 영장을 집행하지 않았고 조력인 정도의 역할에 불과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강제처분 법정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재판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나머지 재항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법령
-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단서의 강제처분 법정주의가 법에 근거 없는 제3자 참여를 허용할 수 없다고 본 판단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21조: 압수·수색영장 집행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권자를 검사, 피고인 또는 변호인으로 정한 조문으로, 참여가 허용된 사람의 범위를 정하는 기준이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23조: 주거주, 간수자, 이웃 사람 등 압수·수색에 참여하게 할 사람을 정한 조문으로, 치과위생사가 이에 해당하지 않는 제3자라는 판단의 전제가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219조: 법원의 압수·수색에 관한 규정을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 준용하는 조문으로, 사법경찰관의 영장 집행에도 위 참여 규정이 적용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 원칙에 비추어 이 사건 위반의 정도가 무겁다고 본 근거가 되었습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제한적인 예외가 아니면 형사소송법상 참여권자나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정된 사람 외의 제3자를 압수·수색 현장에 참여시킬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압수·수색을 받는 쪽에서는 현장에 들어온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자격으로 참여하는지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대법원은 강제처분이 법률상 의료인 아닌 자가 수행할 수 없는 의료행위를 수반하는 경우, 잠금장치 해제·전자정보 복호화·중량 압수물 운반 같은 단순한 기술적, 사실적 보조가 필요한 경우, 압수·수색 후 환부 대상이 될 도품의 특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등 제한적 범위 내에서, 사법경찰관리의 엄격한 감시·감독하에 제3자의 집행 조력이 정당화될 수 있는 예외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도 제3자가 현장에서 실제로 한 압수 대상물 분류, PC 탐색 등의 행위가 그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따졌습니다.
-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결정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병원 CCTV에 녹화된 압수·수색 당시의 장면들을 포함한 치과위생사의 참여 내용을 사실로 인정했습니다. 압수·수색 당시의 상황을 보여 주는 기록이 참여의 정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되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2. 16. 선고 2020모3326 결정 [수사기관압수처분에대한재항고] [공2025상,351]
- 원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0. 9. 29. 자 2020보7 결정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