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수사/형사절차
부모에게만 영장을 제시하고 압수한 미성년 자녀의 휴대전화는 증거로 쓸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경찰이 아버지에게만 영장을 제시하고 아버지를 통해 의사능력 있는 미성년 자녀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자녀에게 영장 제시와 참여 기회를 주지 않은 절차가 위법하다고 보았으나, 나머지 적법한 증거만으로도 유죄 인정에 충분하다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2도2071 판결(업무방해)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고,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 절차가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나머지 증거들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하기에 충분하여 그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급심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 21. 선고 2020노2657 판결: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8. 12. 선고 2019고단4207 판결: 피고인들에게 각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24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쟁점
경찰은 영장을 피고인들의 아버지에게만 제시했고, 아버지가 미성년자인 피고인들에게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이때 실제로 휴대전화를 쓰던 피고인들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고 전자정보의 탐색·복제·출력 과정에 참여할 기회도 주지 않은 압수·수색이 적법한지, 그 휴대전화에서 얻은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헌법 제12조 제3항, 구 형사소송법 제118조, 제121조, 제219조,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가 관련됩니다.
사실관계
- 경찰은 아버지가 2017. 3.경부터 2018. 3.경까지 고등학교 정기고사 출제 문제와 정답을 그 학교에 재학 중인 딸인 피고인들에게 유출하여 정기고사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사실을 수사했습니다.
- 경찰은 2018. 9. 4. 압수할 물건에 「참고인인 피고인들이 실제 사용·보관 중인 휴대전화」가 포함되고, 수색·검증할 장소가 학교 교장실과 교무실로 기재된 영장을 발부받았습니다.
- 경찰은 2018. 9. 5. 교장실에서 영장 집행에 착수하면서 아버지에게 영장을 제시했고, 아버지는 피고인들(각 16세)에게서 휴대전화 4대를 인도받아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 경찰은 아버지를 소지자·제출자로 보아 압수조서를 작성했고, 아버지는 전자정보 확인서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하고 서명했습니다.
- 경찰은 이 일련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피고인들에게 영장을 제시하거나 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 2018. 9. 4.피고인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할 물건에 포함한 영장 발부
- 2018. 9. 5.아버지에게 영장 제시, 아버지가 휴대전화 4대 제출
- 2020. 8. 12.제1심, 각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 2022. 1. 21.원심, 제1심판결 파기, 각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
- 2024. 12. 24.대법원 상고기각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들에게 영장이 제시되지 않았더라도 휴대전화 압수 과정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영장에 피고인들의 휴대전화가 압수할 물건으로 기재되어 있었던 점, 아버지가 영장을 제시받고 압수조서에 서명하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과 함께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아래 인용의 「공소외인」은 피고인들의 아버지입니다.
피고인들은 당시 고등학교 2학년생으로 어느 정도의 독자적인 판단능력은 갖추고 있었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들은 공소외인이 수사기관의 압수를 위해 자신들에게 휴대폰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 공소외인에게 점유를 이전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공소외인에게는 피고인들 소유의 휴대폰을 수사기관에 제출할 권한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참여권에 관하여도 원심은 피고인들이 영장 집행 당시 참고인 신분이었고, 설령 참여권이 보장되어야 했더라도 아버지가 참여 기회를 보장받았으며 피고인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서로 상대방이 치른 시험에 대해서까지 업무방해죄의 공동정범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형을 다시 정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미성년자에 대한 영장 제시와 참여권, 수사기관이 사인을 이용하여 한 압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이와 같은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절차 과정에서 처분을 받는 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의사능력이 있는 한 미성년자에게 영장이 반드시 제시되어야 하고, 그 친권자에 대한 영장제시로 이를 갈음할 수 없다. 또한 의사능력이 있는 미성년자나 그 변호인에게 압수·수색영장 집행 절차에 참여할 기회가 보장되어야 하고, 그 친권자에게 참여의 기회가 보장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압수·수색이 적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의 지시·요청에 따라 사인(私人)이 자기 외의 제3자가 지배·관리하는 물건을 취거하여 수사기관에 전달하는 등으로 수사기관이 직접 하였다면 강제처분인 압수·수색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이러한 사인의 행위가 오로지 자기의 이익이나 목적 추구를 위해 이루어진 것이라거나 수사기관이 해당 물건의 실제 점유자가 제3자임을 미처 인식·예견하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수사기관이 사인을 이용하여 강제처분을 하였다고 보아,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하는 영장의 제시, 참여권의 보장 등 절차의 준수를 요구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구현하고자 하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압수·수색 절차가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 아버지는 경찰로부터 영장을 제시받고 그 지시에 따라 피고인들에게서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제출했다고 보이고, 경찰이 실제 점유자가 피고인들임을 인식·예견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경찰이 아버지를 이용하여 강제처분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들은 제출 당시 휴대전화를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고 있었다고 보이므로, 경찰은 영장 집행에 참여할 능력이 충분했다고 보이는 피고인들에게 영장을 제시했어야 하고, 아버지가 친권자의 지위에서 영장을 제시받았더라도 달리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경찰의 압수·수색은 피고인들의 범죄 혐의사실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한 것에도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에게 탐색·복제·출력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보장했어야 하고, 친권자인 아버지에게 참여 기회를 준 사정만으로 적법하게 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 이러한 절차 위반은 영장주의 원칙을 위반하고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휴대전화의 전자정보나 이에 기초하여 수집한 증거들은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압수·수색 절차가 적법하고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사인을 이용한 강제처분, 영장의 제시, 참여권,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의 예외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증거능력이 인정되는 나머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만으로도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무죄 부분 제외)을 유죄로 인정하기에 충분하므로 그 잘못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제1심의 국민참여재판 관련 절차에 관하여는 원심이 든 이유 일부가 적절하지 않다고 보면서도 결론은 정당하다고 보았고, 검사의 상고이유와 그 밖의 상고이유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피고인들과 검사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도12400 판결: 처분을 받는 자가 여러 명이면 모두에게 개별적으로 영장을 제시해야 하고, 관리책임자에게 제시했더라도 물건을 소지한 다른 사람에게는 따로 제시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2도13611 판결: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와 이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예외적인 경우에만 쓸 수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위 2012도13611 판결과 함께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과 그 예외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제3항: 압수·수색을 할 때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원칙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 구 형사소송법 제118조: 처분을 받는 자에게 영장을 제시해야 한다는 규정으로, 경찰이 피고인들에게 영장을 제시하지 않아 이 조문을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 구 형사소송법 제121조: 피압수자 측의 참여권 규정으로, 경찰이 피고인들에게 전자정보 탐색·복제·출력 과정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지 않은 점이 위법하다고 본 근거입니다.
- 구 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18조, 제121조와 함께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 절차에 영장 제시와 참여권 보장을 요구하는 근거로 쓰였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휴대전화의 전자정보와 이에 기초한 증거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본 근거입니다.
실무상 의미
- 압수·수색에서 처분을 받는 자가 의사능력 있는 미성년자라면, 예를 들어 미성년 자녀가 현실적으로 지배·관리하는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자녀에게 영장을 제시해야 하고 친권자에게 제시한 것으로 갈음할 수 없습니다.
- 수사기관의 지시·요청에 따라 부모 등 다른 사람이 실제 점유자가 지배·관리하는 물건을 가져와 수사기관에 전달하는 등으로, 수사기관이 직접 하였다면 압수·수색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그 사람이 오로지 자기 이익이나 목적을 위해 그렇게 했거나 수사기관이 실제 점유자를 인식·예견하지 못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수사기관이 그 사람을 이용하여 강제처분을 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영장 제시와 참여권 보장 등 절차를 지켜야 합니다.
- 절차 위반으로 일부 증거의 증거능력이 부정되더라도, 이 사건처럼 적법하게 채택된 나머지 증거만으로 유죄가 인정되면 결론이 유지될 수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2도2071 판결 [업무방해] [공2025상,425]
- 원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 21. 선고 2020노2657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