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 성범죄
피해자가 피고인의 USB에서 복제하여 임의제출한 전자정보에 대한 피고인의 참여권 인정 여부
핵심정리
피해자들이 피고인 USB의 사진과 동영상 등을 자신들 USB에 복제해 경찰에 임의제출한 경우,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을 실질적 피압수자로 보아 참여권을 인정할 것은 아니라고 보고 무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3도3626 판결(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소지등)·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한 원심 판단을 잘못이라고 보았고, 피고인의 유무죄는 정하지 않았습니다. 유무죄는 환송 후 부산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하급심
- 부산고등법원 2023. 2. 15. 선고 (창원)2022노240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 2021고합175 판결: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쟁점
피해자들이 피고인 소유 USB에 저장된 전자정보 일부를 피해자들 소유 USB에 복제하여 경찰에 임의제출했는데, 원심에 따르면 수사기관은 그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원본 전자정보의 관리처분권자인 피고인을 실질적 피압수자로 보아 참여권을 보장했어야 하는지, 그렇지 않으면 그 전자정보와 이를 기초로 얻은 증거가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21조의 참여권과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 배제가 관련됩니다.
사실관계
- 공소사실은 피고인이 2013. 6. 22.경부터 2013. 12. 31.경까지 5회에 걸쳐 청소년인 피해자(여, 18세)와의 성교 장면 등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했다는 것입니다.
-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2014. 7. 22.경부터 2016. 5. 1.경까지 9회에 걸쳐 같은 피해자(여, 19세)의 신체 부위 등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했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2020. 11. 25. 위 음란물과 피해자 2명의 신체 부위를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소지했다는 부분도 있습니다.
- 피해자들은 피고인 소유의 원본 USB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 등 전자정보 중 일부를 임의로 선별, 복제하여 피해자들 소유의 제1, 2, 3 USB에 저장한 다음 경찰에 임의제출했습니다.
- 원본 USB는 수사기관에 임의제출되거나 압수된 바 없습니다. 경찰은 이후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여 피고인 소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외장하드,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습니다.
- 2013. 6. 22.경부터 2016. 5. 1.경까지촬영 혐의(공소사실)
- 2020. 11. 25.소지 혐의(공소사실)
- 제1심공소사실 모두 무죄
- 2023. 2. 15.원심, 제1심판결 유지
- 2024. 12. 24.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부산고등법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본 USB에 저장된 전자정보 전반에 관한 전속적 관리처분권이 피고인에게 유보되어 있었고, 피고인이 전자정보의 양도나 복제를 허락하거나 그 소유·관리를 포기한 사정도 없으므로, 제1, 2, 3 USB와 그 저장 전자정보의 압수·수색(임의제출)에서도 실질적 피압수자는 피고인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피고인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거나 압수한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 이 전자정보 등은 위법수집증거라고 판단했습니다. 나아가 피해자들의 진술과 압수·수색영장으로 확보한 피고인 소유 저장장치 등도 2차적 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복제 전자정보의 임의제출 과정에서 누구에게 참여권을 인정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전자정보가 제3자 소유·관리의 정보저장매체에 복제되어 임의제출되는 경우에 복제 전자정보와 원본 전자정보의 내용이 완전히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복제 전자정보 생성 경위와 지배관리 상태, 복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하게 된 경위, 원본 전자정보 임의제출이나 압수·수색 가능성 등 제반 사정과 전자정보 압수·수색에서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무분별한 탐색·복제·출력 등을 방지하려는 참여권의 의의 및 기능을 종합적으로 살펴, 원본 전자정보 임의제출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오직 원본 전자정보 관리처분권자의 참여를 배제할 목적으로 원본 전자정보 대신 복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하는 경우 등과 같이 복제 전자정보를 임의제출하는 사람에게만 참여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정보의 동일성을 들어 복제 전자정보 임의제출자 외에 원본 전자정보 관리처분권자를 실질적 피압수자로 평가하고 그에게 참여권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전자정보 등이 원본 USB로부터 유래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본 USB 소유·관리자이자 그 저장 전자정보의 관리처분권자인 피고인을 실질적 피압수자로 보아 피고인에게까지 참여의 기회를 부여해야만 그 임의제출이 적법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 사건의 사정과 관련 법리의 근거를 들어, 이 사건 전자정보 등의 임의제출 과정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의제출자인 피해자들에게 형사소송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참여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중 앞의 두 가지는 이 사건의 사정이고, 뒤의 두 가지는 관련 법리의 근거입니다.
- 피해자들이 임의제출한 제1, 2, 3 USB는 피해자들의 소유·관리에 속하는 정보저장매체로서 그 자체로는 피고인과 관련이 없습니다.
- 피고인이 소유·관리하는 정보저장매체는 원본 USB뿐인데, 원본 USB는 수사기관에 임의제출되거나 압수된 바 없어 원본 USB에 관하여 참여권이나 실질적 피압수자라는 지위를 상정하기 어렵습니다.
- 전자정보는 복제가 용이하고 원본과 독립하여 존재할 수 있으므로, 피의자의 정보저장매체 자체를 제출하는 것과 복제 전자정보를 제3자의 정보저장매체에 담아 제출하는 것은 참여권의 관점에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 실질적 피압수자인지는 압수·수색 당시 정보저장매체의 현실적 지배관리 상태 등 외형적·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복제 전자정보마다 원본과 그 관리처분권자를 일일이 특정하게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사의 현장성·적시성·밀행성에도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 전자정보 등을 위법수집증거로 보고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까지 부정하여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데에 복제 전자정보 압수·수색절차에서의 참여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점을 지적한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을 이유 있다고 보았고,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은 생략했습니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21도11170 판결: 참여권자로서의 실질적 피압수자에 해당하는지는 압수·수색 당시 정보저장매체의 현실적 지배관리 상태 등 외형적·객관적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헌법 제12조 제1항, 제3항: 이 판결의 참조조문으로 형사소송법 제118조, 제121조와 함께 들어 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121조: 압수·수색 과정의 당사자 참여에 관한 조문으로, 제1, 2, 3 USB 임의제출에서 누가 참여권자인지가 이 조문을 두고 문제 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위법수집증거 배제 조문으로, 원심이 이 전자정보 등과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정한 판단과 관련됩니다.
실무상 의미
- 피해자 등 제3자가 상대방 기기의 전자정보를 자기 저장매체에 복제해 제출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본 관리처분권자를 실질적 피압수자로 보아 참여권을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기준이 제시되었습니다. 다만 원본 임의제출이 충분히 가능함에도 오직 원본 관리처분권자의 참여를 배제할 목적으로 복제본을 제출하는 경우 등과 같이, 복제본 제출자에게만 참여의 기회를 주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가 될 수 있습니다.
- 대법원은 사인이 임의로 수집, 제출한 증거로서 위법한지 여부는 참여권 보장 문제와는 다른 측면에서 판단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참여권 문제와 별도로 복제 전자정보의 수집 경위가 위법한지는 따로 판단 대상이 됩니다.
- 이 판결은 증거능력에 관한 원심 판단만 잘못이라고 보았고 유무죄를 정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상고이유 판단도 생략했습니다. 환송 후 부산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2. 24. 선고 2023도3626 판결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성착취물소지등)·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 [공2025상,434]
- 원심: 부산고등법원 2023. 2. 15. 선고 (창원)2022노240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