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 행정심판/행정소송
공단과 맺은 지원사업 계약에 정한 환불 요구 절차 없이 지원금을 곧바로 환수할 수 있을까요?
핵심정리
공단이 지원사업 계약의 제재기준에 정한 환불 요구 없이 곧바로 지원금 환수를 통지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공법상 계약도 문언의 의미가 명확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해석해야 한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두41816 판결(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환불 요구 없이 한 환수통지가 유효하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을 공법상 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원고에게 환수금 채무가 있는지는 환송 후 부산고등법원이 다시 심리·판단해야 하므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하급심
- 부산고등법원 2024. 5. 1. 선고 (울산)2023누11128 판결: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 울산지방법원 2023. 10. 12. 선고 2023구합6032 판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쟁점
해외취업알선기관인 원고와 공단인 피고가 맺은 지원사업 계약에는, 운영기관이 구직자로부터 직업소개비용이나 보증금을 받으면 먼저 경고와 환불 요구를 하고 문제가 계속될 때 지원금을 환수하도록 한 제재기준이 들어 있었습니다. 피고가 환불 요구 없이 곧바로 지원금 환수를 통지한 것이 계약에 따른 것인지, 곧 공법상 계약(행정기본법 제27조)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는 민간 해외취업알선기관이 해외구인정보를 제공하여 취업이 성사된 경우 구직자를 대신하여 취업알선수수료를 지원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원고는 국외 유료직업소개사업 등을 하는 법인으로, 피고의 2021년도 사업공고에 따라 운영기관으로 선정되어 2021. 3. 8. 피고와 사업계약을 체결했습니다.
- 사업공고의 제재기준은 운영기관이 취업지원 대상자로부터 취업알선 명목의 직업소개비용 및 보증금(계약금)을 징수한 경우 「1차 경고 및 환불 요구 후 문제 지속 시 지원금 환수 및 2년 간 사업 참여배제」의 조치를 하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 원고는 2021년경 해외취업이 완료된 취업지원 대상자 29명에 대한 지원금을 신청하여 합계 7,200만 원을 지급받았습니다.
- 피고는 2022. 6. 13. 원고가 위 취업자들로부터 취업확정 전 선금을 수취했다는 이유로 지원금을 환수한다고 통지했습니다. 피고는 그 통지 전에 원고에게 선금의 환불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 원고는 위 사업계약에 기한 지원금 환수 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습니다.
- 2021. 3. 8.원고와 피고가 2021년 민간 해외취업알선 지원 사업계약 체결
- 2021년경원고가 취업자 29명에 대한 지원금 합계 7,200만 원을 지급받음
- 2022. 6. 13.피고가 환불 요구 없이 지원금 환수통지
- 2023. 10. 12.제1심, 원고 청구 기각
- 2024. 5. 1.원심, 원고 항소 기각
- 2024. 12. 12.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일부 고치거나 추가하여 인용하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원심은 제재기준의 환불금은 취업알선을 위한 실비성 비용 중 일부를 미리 지급받은 것이어서 취업이 완료된 구직자에게는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 원고에 대한 사업정지 처분 취소소송과 집행정지 결정의 경과로 피고가 환수통지를 한 2022. 6. 13. 무렵에는 선금을 지급한 구직자들 전원의 취업절차가 완료된 이후였으므로, 환불 요구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환수조치를 한 것은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모두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결론이 같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공법상 계약의 해석 방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공법상 계약에 있어서도 계약당사자 사이에 어떠한 계약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
특히 당사자 일방이 주장하는 계약의 내용이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 문언의 내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 계약서에 표현된 당사자의 의사가 명백한데도 합리적인 근거 없이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은 의사해석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판단했습니다.
- 제재기준은 「1차 경고 및 환불 요구」를 한 후 문제가 지속되는 경우에 지원금 환수 및 사업 참여배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한 것으로 그 의미가 명확하고, 취업절차가 완료된 이후 등 일정한 경우에 환불 요구 없이 곧바로 환수할 수 있다고 정한 바가 없습니다.
- 제재기준은 사업공고로 대외적으로 표시되었고, 「이 계약에 명시되지 아니한 사항은 사전공고 및 당사자가 협의하여 정한다.」라고 한 사업계약 제11조에 따라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습니다.
- 제재조치의 단계적 적용은 최초 적발 때 운영기관에 스스로 시정할 기회를 주는 취지이고, 구직자 보호의 필요성뿐 아니라 환수와 참여배제 조치가 운영기관에 미치는 영향과 부담의 정도 등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취업이 완료되어 실비성 비용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문언과 달리 곧바로 환수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운영기관에 예측하지 못한 부담을 지워 법적 불안정을 가져오고 공평의 원칙에도 반할 여지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제재기준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하여 판단한 원심의 해석이 사업공고와 사업계약의 문언 및 당사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한다고 보았고, 환불 요구 없이 한 환수통지가 유효하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에 공법상 계약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다238540 판결: 서면으로 작성한 계약내용을 문언에 따라 해석하는 방법과 명시되지 않은 내용을 함부로 추가할 수 없다는 법리의 근거로 참조했습니다.
-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다264420 판결: 위 판결과 함께 서면 계약의 해석 방법에 관한 법리의 근거로 참조했습니다.
관련 법령
- 행정기본법 제27조: 공법상 계약에 관한 조문으로, 대법원은 이 사건 사업계약을 공법상 계약으로 보고 그 해석 방법을 판단했습니다.
- 민법 제105조: 판례공보에 실린 이 판결의 참조조문에 행정기본법 제27조와 함께 적힌 조문입니다. 대법원은 판결 이유에서 대법원 2016다238540 판결 등을 참조하여 서면 계약의 문언 해석 법리를 공법상 계약에도 적용했습니다.
실무상 의미
-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사업공고와 계약서에 적힌 제재기준의 단계를 확인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업계약 제11조를 통해 사업공고의 제재기준이 계약 내용으로 편입되었습니다.
- 환수통지를 받았다면 계약에 정한 사전 절차(이 사건에서는 1차 경고 및 환불 요구)를 거쳤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에게 중대한 책임을 부과하는 계약 내용은 문언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이 판결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것으로, 원고의 환수금 채무가 존재하는지에 관한 결론은 환송 후 부산고등법원의 판단에 남아 있습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두41816 판결 [채무부존재확인] [공2025상,312]
- 원심: 부산고등법원 2024. 5. 1. 선고 (울산)2023누11128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