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 임금체불/부당해고/산재
택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일 때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을 위한 소정근로시간의 확정
핵심정리
정액사납금제 택시회사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 무효라면, 대법원은 유효한 정함이 없으면 법원이 근로조건을 심리하거나 당사자 의사를 보충해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해야 한다고 보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해당 판결
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3다200314 판결(임금)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2010년 및 그 후의 피고의 소정근로시간 정함을 무효로 본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한 원심 판단은 잘못이라고 보았습니다.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이 있는지와 그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됩니다.
하급심
- 창원지방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나50127 판결: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1. 12. 16. 선고 2020가단35584 판결: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고, 원심은 제1심판결이 같은 결론으로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쟁점
택시회사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시행되기 하루 전 소정근로시간을 1일 3.5시간으로 정하는 임금협정을 체결하자, 택시운전근로자들이 그 소정근로시간이 무효라며 미지급 최저임금 등을 청구했습니다. 원심도 그 소정근로시간 정함을 무효로 보았으므로, 문제는 그 전에 적용되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문서가 제출되지 않은 경우 법원이 어떻게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해야 하는지였습니다. 대법원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소정근로시간을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한 구 근로기준법 제17조를, 2010년 전에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바 없다는 피고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본 사정의 하나로 들었습니다.
사실관계
- 피고는 1963년에 설립된 이래 택시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해 온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했습니다.
- 피고는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 피고 소재지에서 시행되기 하루 전인 2010. 6. 30. 노동조합과 소정근로시간을 1일 3.5시간으로 정하는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했습니다.
- 피고의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훨씬 전부터 격일제 근무형태와 정액사납금제 임금 지급방식을 유지해 왔습니다.
- 피고는 원심에서 2005년부터 2010년까지의 취업규칙, 단체협약서, 임금협정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받고도 2010년 임금협정서만 제출했습니다. 피고는 그 외의 문서들을 더 이상 보관하고 있지 않고 2010년 전에는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피고가 2010. 7. 15.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와 2017년에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모두 1일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조항이 있었습니다.
- 원고들은 원심에서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전에 피고와 같은 지역에 있는 택시회사가 격일제 택시운전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을 1일 12시간으로 정하고 있었다며, 피고도 소정근로시간을 1일 12시간으로 정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 2008. 3. 21.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개정(법률 제8964호)
- 2010. 6. 30.특례조항 시행 하루 전 1일 3.5시간 임금협정 체결
- 2010. 7. 15.1일 소정근로시간 조항을 둔 근로계약서 작성
- 2021. 12. 16.제1심, 원고들의 청구 기각
- 2022. 12. 15.원심, 원고들의 항소 모두 기각
- 2024. 12. 26.대법원, 원심판결 파기, 창원지방법원에 환송
원심의 판단
원심은 2010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부분과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모두 무효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2010년 전에 피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임금협정이나 단체협약에 관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는 등으로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할 수 없어 비교대상 임금도 산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면서 원고들이 항소심에서 내세운 1일 12시간 주장도 다음과 같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원고들은 실제 근로시간이 1일 8시간 또는 소정근로시간이 1일 12시간임을 전제로 하여 원고들에게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액에 미달됨을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실제 근로시간이 1일 8시간 또는 소정근로시간이 1일 12시간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과 소정근로시간의 확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이루어진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는, 합의를 체결한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주된 목적이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것이었는지와 아울러 단축된 소정근로시간과 택시운전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하여 양자 사이에 상당한 불일치가 있는지를 중심으로 규범적인 관점에서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의 의의와 기능 등을 고려하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유효한 정함이 없는 경우 법원은 최저임금 미달 여부 및 미달액 판단 등을 위해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의사를 보충하여 근로계약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 사정을 들어 원심이 소정근로시간을 더 심리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 구 근로기준법(2010. 5. 25. 법률 제103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소정근로시간을 서면으로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피고의 2010. 7. 15.자 근로계약서와 2017년 근로계약서도 1일 소정근로시간 조항을 두고 있었습니다.
- 2010년 임금협정서가 「근로시간」을 제목으로 한 제4조를 포함한 기존 임금협약 조항을 언급하고 있어, 기존 임금협약도 제4조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습니다. 피고가 2010년 이전에 소정근로시간을 전혀 정한 바 없다는 주장은 「선뜻 믿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격일제 근무형태, 정액사납금제 임금 지급방식, 사납금 액수 등을 감안하면 1일 3.5시간은 2010년 임금협정 체결 무렵 실제 근로시간과 현격한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2010년 임금협정은 기존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이었다고 충분히 추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명시적 조항이 없더라도 지급된 임금의 항목과 금액, 근무형태, 근로시간 등 여러 근로조건을 종합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도출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원고들의 근로조건을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도출하거나 사납금, 고정급, 실제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이 유사한 인근 격일제 택시회사의 소정근로시간을 참고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한 심리를 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2010년 및 그 후의 소정근로시간 정함을 무효로 본 부분은 수긍했습니다. 그러나 피고가 문서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거나 원고들의 증명이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최저임금 청구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되고,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고 증명을 촉구하는 등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심리하며, 그러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으면 당사자들의 의사를 보충하여 근로계약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한 다음 최저임금 미달액 등을 산정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원심 판단에는 소정근로시간의 심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창원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고들의 청구가 어느 범위에서 인용될지는 대법원이 정하지 않았습니다.
관련 판례
- 대법원 2024. 5. 30. 선고 2023다279402, 280563 판결: 정액사납금제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판단하는 기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다206138 판결: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유효한 정함이 없으면 법원이 당사자들의 의사를 보충하여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는 법리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관련 법령
- 최저임금법 제6조: 피고가 제5항 시행 하루 전 1일 3.5시간 임금협정을 체결한 것이 이 조항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탈법행위인지가 문제 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17조: 근로계약 체결 때 소정근로시간을 서면으로 명시할 의무를 정한 조항으로, 대법원이 2010년 전에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바 없다는 피고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본 사정의 하나입니다.
-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7조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조항으로, 대법원이 소정근로시간의 의의와 기능을 설명하면서 함께 들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136조: 원심이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고 증명을 촉구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심리했어야 한다는 판단과 관련된 조항입니다.
실무상 의미
- 대법원은 회사가 옛 문서를 보관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거나 근로자의 증명이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만으로 최저임금 청구를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근로계약서, 임금 항목과 금액, 근무형태, 사납금 액수 등 근로조건에 관한 자료가 소정근로시간 심리의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게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구 근로기준법 제17조, 피고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와 2010년 임금협정서의 기재, 피고가 1963년 설립 이래 택시운송사업을 해 온 사정에 비추어, 2010년 전에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바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선뜻 믿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은 근로조건이 유사한 인근 택시회사의 소정근로시간을 참고할 수 있다고 보았으나, 이 사건의 소정근로시간과 최저임금 미달액은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됩니다.
사건 표시
- 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3다200314 판결 [임금] [공2025상,387]
- 원심: 창원지방법원 2022. 12. 15. 선고 2022나50127 판결
- 판결 원문: 국가법령정보센터
이 글은 판결을 소개하는 일반 정보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판결과 법령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있으면 그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연결되지 않은 하급심 판결은 판결문을 따로 확인해 정리한 것입니다.
